산이이야기

소백산 , 하얀나라 그림동화

이바구아지매 2010. 2. 17. 10:11

 

28209

 

 2010년 2월14일 (일) 음력 정월 초 하루,   겨울에도 눈 구경을 거의 못하는 거제도아지매가  작정하고 눈 구경을 떠났습니다.

새해벽두부터 소백산으로 ~~~

 

 눈 구경도 쉽지 않더군요.  거제도에서 소백산이 소재한 영주까지 가는데 길에서 보낸 시간이 8시간이여 ,설 귀경길의  교통체증에 휘말려 안동에서 계획에도 없던 하룻밤을 샆 모텔 405호에서 평안하게 보내며  특별한 추억하나를 안동 월영교에 새기는 낭만도 곁들이고...

자고 일어나니 하얀세상이 펼쳐져 있었구요.

 

하얀세상을  찰칵찰칵 ... 디카 스케치가 시작되었지요.  아 참 이 곳에서  소백산으로 가는   길목인 영주시 풍기읍 죽령터널을 달리던 열차를 포착하였습니다.

 

너무 좋아서 특종이라도 잡은 듯 쿡 눌렀지요 ...어린시절 기차가 지나가던 기찻길옆 오막살이에 살았던 작은 기억하나로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을 보게되면 옛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어 눈물이 핑 돕니다. 기차가 지나 가는 길목의  그리움 하나...

 

 이런 날 우리처럼 소백산을 향해 달려 가는 차도 있었구요.

 

 심장이 쿵쿵 뛰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슴이 벅차서 어쩌지 못하는 하트모양의 심장이  눈을 향해 달려 가려고...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을 한 눈꽃 피운 나무도 무지  아름답습니다.

로키산맥의  풍경과 얼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백산 초입에  거의 도착한 모양입니다. 이정표를 보니 블로그에서 많이 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아이쿠 큰일났습니다. 눈길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차가 그만 눈밭위에  얹혀버렸습니다.   어쩌나요?

 발을 동동 구르며 도움을 청하자  소백산으로 오르려던 산님들이 달려와서 이렇게 차를 밀어 올려 주었지만  차는 더 이상 가기 싫다고 버티었습니다.

 

 이런  어쩌나요? 늦은 봄까지 이렇게 눈속에 갇혀 있어야 하나요???난감한 상황

에서 차는 버려야겠습니다. ㅎㅎ그까이것 뭣이라고... 차 필요하신분 그냥  가져가세요.

 

 난생처음 아이젠을 신발에 단단하게 채우고  소백산을 향해  발을 내디뎠습니다.

지난 번 소백산 산행에서 상고대가 너무 아름다워 아내에게  꼭  보여 주고 싶었다고  몇번이고 강조한 남표니...

 

 철없는 아내는 하얀 떡가루가 소복히 내려 앉은 세상이 신기하여 보고, 또 보고 ...

이렇게 아이처럼 신기해서 노닥거리다가 언제 소백산을 다녀 오나요.

 

 희방사를 향해 올라 가는 길에 ...소백산에 펼쳐진 하얀나라를 담아 가려고 카메라를 3대 가지고 왔지요.

소백산을 몽땅 담아 갈 용량으로는  부족하지는 않겠지요 ㅎㅎ

 

하얀나라에 데려 가 준 남표니 ...뒷모습이 매력적입니다.

똥배가 안 보이니 핸섬합니다 .이렇게 사랑을 표현 해 봅니다.

 

 눈 내린 밤 그 하얀세상이  얼마나 밝은데  야광나무가 또 빛을 내면 소백산의 밤은 어떤 빛깔일까요?

 

 하마트면 기상악화로 출발도 하지 못했을 ...출발전날 소백산 관리사무소에 전화로 확인까지 다 하고  왔지만 아직도 실감나지 않네요.

 

 안녕하세요  정월초하루부터 집안일 팽개치고 소백산에 왔습니다.  일하기 싫은 앤   살짝 도망을 쳐 하얀나라로~~~

 

 아버지와 아들... 이런 아름다운 풍경도 담아 보았네요

대구에서 온 멋진 가족  함께 산길을 오르고 또 오르고 ... 힘들어 하는 아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려면 이 보다 더 힘든 상황을 수 없이 만난다는

이야기를 구태여 하지 않아도 아들은 곧 알게 되겠지요.

 아들은 살아가는 동안 오늘을 가슴에 꼭꼭 넣어 두었다가  가끔씩 꺼내 보며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하겠지요.

 

 

 

 

 희방사로 가는 길은 입장료를 받아요.  두당 2,000원,  물론 희방사에서 그리 오래 머물 생각도 없는데  지나가지 않을 수 없는 곳인지...

 

 소백산에 오를 사람들.

 

 사박사박, 뽀드득뽀드득 , .. 어린시절 눈 내린 세상으로 달릴 때 발자국이 내던 소리들... 여전히 들어 보니 감동입니다.

 

 산불조심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소백산에 세워 둔 낙산사의 화재사진 등

 

 소백산이 아름다운 건 당신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참 아름다운 칭찬입니다  ...

 

 

 누가 걸어가도 참 아름다운 뒷모습입니다... 하얀세상의 신비로움에  덧칠되어...

 

 

 

 

 희방계곡앞에서 ...눈 속에 흘러 내리다가 얼어 붙은 계곡, 가만 들어보니  물소리가 나즉막히 돌돌 소리를 냅니다.

아마도  봄이멀지 않은 듯

 

 

 하얀 동화나라

 

 

 하얀 동화나라

 

 

 마치 숲속에서 길을 잃고 마법의 과자로 만든  집으로 이끌려 가는 헨델과 그레텔이 되었다는 착각도 들더군요.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 용기를 주며 함께 걷는 풍경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저런 뒷태를 보니 영화 "러브 스토리"가 생각납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눈밭에서 딩굴던 장면과 눈 싸움을 하던  ... 아름답고 가슴시린

사랑이야기가 사박거리며 눈길을 함께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 ...

 

 소백산의 나무들

 

이런 멋진 삼각대가 다 있군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샀다네요.  나무가지에  찰싹 달라붙여  멋지게 사진 찍어 주는 지렁이, 넘 깜찍발상인 삼각대

6,000원이면 산다네요.

 

 우아 눈꽃이 활짝 ~~~처음엔 상고대인줄 알았어요.

 

 

 이런 아름다운 동화나라가 ~~

 

소백산에 오길 정말 잘했군요

 

 햇살에 빛나는 풍경,  말로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다는 ...

 

 자연이 빚어내는 e~~아름다운 세상.

 

 ㅎㅎ 오마샤리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남표니 ...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세상이 쫘악 펼쳐지는 곳 ., 소백산 천문대 가는 길

 

 연화봉에서 죽령쪽으로 가다보면 우뚝 서서 눈밭을 내려 다 보고 서 있는 천문대

 

 

 겨우내 천문대는 눈속에 갇혀 있다네요

그곳에 근무하는 분으로 날마다 보는 눈이 지긋지긋한지 얼어 붙기 전에 눈을 치운다고 하더군요

 

 삽살이는 좋아서 눈길을 깡충거리며 달리고...

 

 천문대 , 경주에 있는 첨성대 모양을 한 이곳에서 밤이면 하늘을  보고  기상변화를 관측한다네요

사람들이 모두 잠든 깊은 밤에 기상 관측을 하는 사람들이 소백산 꼭대기에 별과 함께 한다는  내용의 표지 판 내용에는낮에는 그분들이 피로를 풀고 푹 쉬도록 조용히 해 달라는 당부의 글도 있더군요.

눈길에  서 있던  부식차를 보니 사랑스런 스테파노아가씨가  목동의 양식을 싣고 멀고 힘든 죽령 고갯길을 달려 왔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후훗~~~~

 크리스마스트리라고 불러도 좋겠죠.

 

 

 이런  우리의 사랑을 확인해야 할 시간이 ㅎㅎ

 

 우아 저 여인은 하늘에서 막  내려 온 선녀?

 

 눈이내린 소백산을 보고  반해 버린 선녀가 그냥 눌러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 오겠지요 전설이 되어서...

 

 소백산 제1연화봉(1394m)

 

 

 연화봉에서 바라 본 소백산의 봉우리들 ...사진뒤에 멀리 보이는 비로봉까지는  가지 못하고...

 

 

소백산에서  눈꽃과자를  얼마나 많이 먹었던지 ... 소복소복 사박사박 입속에서 하얀 눈과자가 행복을 가득 씹게 해 주었지요 .

 

 

  살아가는 동안 잊지 못할겁니다. 오늘의 멋진 추억을 ~~

 

 

 눈이 되어버린 앤 ... 행복해요  . 눈 위에 "사랑" 이란 글자도 써 놓았는데...보이나요???

 

 하얀사랑을  만들어 본 날

 

 오마샤리프가 사랑한 그녀랑  소백산에서.

 

 

 연화봉을 머리에 이고도 하나도 무겁지 않은  힘센 그녀

 

 행복이 뚝뚝  소복소복  우리 이렇게 살아요

산골 소년과 소녀는 자라서  결혼하였고   지금까지도 함께 ~~ ㅎㅎ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이런 순간을 기억 해 내고 다시 힘든 순간을 이겨내야겠지요 후훗~~

 

 좋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

 

 풍기에서 오신 산님들의 "러브스토리"

 

 눈이 좋아서 먹고 딩굴고 무조건  달렸더니 그만 꽁꽁 얼어 붙어 얼음공주가 되어 버렸습니다.

 

 동심으로 돌아 간 남표니는 너무 좋아서 눈썰매를  타고 내려 옵니다.

 

 그렇게 좋아 할 줄은 몰랐는데 ...눈 썰매를 타고 내려 가는 기분 말이 필요 없습니다.

 

 얼음공주가 되었어도 꽁꽁 얼어 붙어도 눈 썰매를 탑니다.

야호~~ 재밋어요 눈, 먹어도 맛있고 , 딩굴어도 , 달려도 ...그 어떤 것도 좋아요 ...아 얼얼 합니다 .

 

 후후후 하산길의 희방사 장독대에서도  추억의 술래잡기를 하고 놀았어요.

 

 눈 속에 침묵하는 산사의 풍경도 잊지 못할겁니다.

 

 

 희방사 , 소백산이 품어 안은 아름다운 산사

 

 이제 소백산을 떠나렵니다.

소백산 눈길을  7시간 정도를 걸었습니다

햇살은   따사로워  어느 봄날같았고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상고대가 너무 아름다워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길에서 보낸 시간이 길어서 1박 2일이 되었지만  너무 좋았습니다

연화봉 가는 길에 남표니가 끓여 준  따끈한 라면 맛도 좋았고, 눈을 가득 모아 버너로 끓여 먹은  헤이즐넛 커피향을 맛 본  기억과

돌아 오는 길에 배가  너무  고파서 소백산 자락  아랫마을 풍기읍 순흥리에서 사 먹은 겨울사과 맛도 잊을 수가 없을 겁니다.

소백산으로 간 눈 산행,  한마디로 하얀나라의 그림 동화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