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가슴으로 부는 하모니카

이바구아지매 2008. 6. 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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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어둠속에 어인 하모니카소리?

어디서, 누가, ...한밤에   파도소리에 뒤섞혀  들려 오는 하모니카 소리라니?

 그것도 애잔한 느낌이 젅해지는   '오빠생각'을 분다.

파도소리를 타고  어둠사이로 들려 오는 하모니카 소리는 분명 귀신이 부는?

가만 다시 귀 기울여 보니 ...이번에는' '은하수'' 가 들려 온다.  이건 분명  사람이 부는  하모니카 소리다.

 밤 9시가 넘은 시간  딸이랑 함께 해안도로를 따라 체육공원으로   운동을 갔다.

달리다가,걷다가, 체조를 하다가, 허리를 몇번이고 좌우로 돌리다가,배를 쭉 내밀다가...

 딸아이 앞에서   촐랑대는 엄마...

한시도  , 점잖게 못가는 습관에다 개구리소리, 찌르라미,,맹꽁이,,새소리까지

간섭하며 걷는다.

  하옇게 윤기나는 털 날리며 갈대행세를 하는 삘기(봄에는 배 가르고 하얀 속살 꺼내 먹는 잔디과 종류) 의 모습을 보고  넌 왜  어둠속에

오락가락하며 사람을 놀라게 하냐며 시비를 거니 나란히 걷던   딸아이가 눈치를 준다.

"참 엄마도,왜 바람결에 살랑대는 풀잎에다 시비를 걸어요 그러다가 언제 운동 끝내고 집에  가요

 바쁜 수험생을 잡고.내일부터는 엄마랑 운동하는 것

고려해야겠어요."

참 나  심심해서  그런건데 ...요즘 아이들이란 ...

"가만 귀기울여봐  이번엔 '아리랑 ' 을 불어  분명 귀신 아니지?"

"엄만  요즘 귀신이 어디 있어요걱정마세요 ?"

"그럼 어디서 나는 하모니카 소린지 보여야 할 거 아냐?

"여보세요?  하모니카 부는 연주자님, 귀신이 아니면 얼굴을 쏘옥 내밀어 봐요

 하모니카를  정말 잘 부세요 "

하고 소리치니

"하하하 저 귀신 아닙니다  저 사람이에요"

"그럼 어디 계세요?"

"숲속에 있어요 쑥쓰러워서 얼굴을 못내민다구요 하모니카 부는 실력도

형편없구요 배운 적이 없어 순엉터리에요"

"겸손해 마세요   조만간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콘서트 열어도 되겠는걸요!!!

 저번에 혹시' 전재덕하모니카 스토리'(시각장애인~마음으로 보는 세상) 

혹 보셨나요?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누구신데 제 하모니카 소리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 하하하 얼굴 내밀고 나오세요 저는요 아저씨의 하모니카소리를  아주 좋아하는 팬..."

여러번의 독촉으로  겨우  체육공원 숲에서 나와 불빛에 얼굴을 내미는 사람은 ...

"아니~ 아저씨였군요  반가워요   며칠전 여기서   거제도이야기 많이 들려

준 아지매잖아요"

"아하 그렇군요 정말  반갑습니다. 제 하모니카 소리를 좋게 들어주셔서 ...

누구신가 했죠"

"밤중에 하모니카 불면 뱀 나와요  농담이고  참 잘 부세요"

"하하하  저번에 아주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를 대우조선 직원들에게

 강연시간에 들려 주었더니

흥미있어 하며 제 강연이 훨씬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며 .모두가  좋아했어요."

" 그러셨군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혹시 밤에 하모니카를 부는 이유라도..."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멀리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을 땐 가끔씩 숲에

숨어서 하모니카를 불곤 하죠'

"참 아저씨 고향이 서울이라고 하셨죠 "

"네"

"언제부터 하모니카를 부셨어요?"

"고등학교때부터 아버지를 피해 살~짝 다락방에 쳐박혀서 ..기타도 배우고...

아쉽게도  아버지께서  공부하라고 화를 내며  기타를  탕탕 부셔버려 , 할 수 없이  용돈 모아 하모니카를  

사서 다락방에 숨겨 두고 몰래몰래  불다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하모니카를 불지

않고 존재마저 잊고 있었는데  두어달전 집에 가서  찾는게 있어  뒤지다가  우연히 어느

상자속에 하모니카가 들어 있는  것을 찾아 낸 겁니다.그 순간 숨이 딱 멈추는 기분이 들었고

어찌나 반가운지,  거제도에  내려 올 때 가져왔죠   요즘은 퇴근 후면  이곳에

숨어들어 불곤하는데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닙니다.

 다시 고등학생이 된 기분입니다"

"아저씨, 멋지다 정말 연주회 한번 하세요   사람들의 반응도 좋을 것 같아요"

"허허허 아주머니는  사람을 참  즐겁게 해 주시는군요 "

그런데  참 이상해요 이 하모니카를 불고 있으면 아버지가 생각나요 공부하여

 법대에 가야한다고 우기며 손에 들려있던  기타를  빼앗아 사정없이  부셔버리던 아버지가...   "

"그러셨구나 그래서 법대에는  진학하셨나요??"

"허허허 경영학과로  진학했지요 "

"아저씨, 지금 부는 하모니카 입으로 분게 아니라 가슴으로 부셨죠

사부곡으로 말입니다"

"허허허 조그만 아지매가 제 마음을 정확하게 꿰뚫어요 맞아요 가슴으로 불었어요.

눈물을 담아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