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가나가 처음 시도하는 산 오르기... 오늘 오를 산의 높이를 알아 보고.
마음의 다짐을 해 본다.
아이고 다리야, 할미 죽것다. 힘들다, 좀 쉬어 가자 차라리 밭을 메는게 훨씬 수월하것다. 휴~~
가나가, 할미보다 산도 훨씬 잘 타네 할미는 인자 다리도 고장이 났는지
시동이 잘 안 걸린다. 운동가자캐서 따라왔더마는 너무 힘들다.
다리도 고물이 다 되어서 작동이 안 된다 , 가나는 신형 엔진이라서 좋겠다.
할머니, 물 먹고 힘 내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르리 없건만,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ㅎㅎ 야무지게 살자, 두 발로 , 세상을 향해서... 발은 소중한 것이야
걸어서 걸어서 세상끝까지 갈 수도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가기도
하고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 세상에서 가장 착한 손...두 손이 만났다.
손도 숨을 쉰다 숲이 주는 맑은 공기를 만지며 좋아한다.
처음으로 와 본 산이에요. 엄마,아빠가 좋아서 주말만 되면 달려 가는 산이
정말 좋아요. 상큼하구요. 물맛도 무지 좋아요.
아이구 인자 내려가자 이건 운동이 아니고 고통이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못것겠다. 발뒤꿈치가 시큼시큼하고, 허리도 땡기고 숨도 가쁘고...
ㅎㅎ 그래도 다시 운동을 ...이번에는 허리돌려 균형잡기...요건 제법 재미있다. 허리가 날씬해지는거제? 참 재미있네 하하
이런 운동은 어때요? 할머니, 가나 따라 해 봐요. 재미있어요. 하늘
가까이로. 올라 가면 키도 커져요, 할머니, 키 커야죠 자 봐요
가나가 할머니보다 훨씬 커졌죠?
오랫만에 할머니와 손녀딸이 바다와 산이 펼쳐진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 갔다.
세상이야기를 하며, 할머니는 손녀딸이 숨차 않고 어리광도 부리지 않고
잘도 걸어가는 것이 신기하여 업어 주고 싶었지만 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아파서 할 수 없었다. 그 마음을 손녀딸이 헤아릴 수 있을까?
어머니의 모습,등이 굽고, 다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파서 날라 다니던 산길도
이제는 손사레를 살레살레 치신다.
훈장처럼 이마에 주름을 다신 어머니, 이제 지팡이에 기대는 횟수가 많다.
그렇지만 손녀딸의 어린시절속에 할머니의 모습을 남겨주려고 아픈 다리를
끌고 예까지 오셨다. 3시간째 힘들어 하며 걷던 어머니는 기어코 털석
주저 앉으셨다. 땀을 뻘뻘 흘리시며, 그래도 웃음은 잃지 않으시고
손녀딸의 앞에서 강한 할머니가 되고 싶으셨는데...
"할머니, 가나가 업고 갈까? 저번에 할머니가 나 업어 주었지
오늘은 내가 업어 줄게 자 업혀 나 할머니 업어볼테야..."
"아이고 우리가나가 할미를 업어 주겠다고???
됐어 말만 들어도 아픈 다리에 힘이 솟네 , 우리 강새이 고마워
할미 까까 사 줘야제"
산으로 간 우리는 도중하차했지만 할머니와 손녀는 추억의 사진을
찍었다. 가끔씩 꺼내 보며 오늘을 이야기 할 시간이 꼭 오겠지
산냄새를 맡으며 손도,대어 보고,발도 맞춰 본 ...숲속에서 있었던
즐거운 하루...(2008년6월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