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음력 ,칠월 열나흘

이바구아지매 2008. 8. 15. 04:25

오랫만에 활짝 웃었다 

젖이 내다  보이도록

 

아이는 바다를 먹는다

바다는 아이의 입안으로 쏘옥  빨려들어간다

 

 

 아침 하늘에 북새가 떴다

이런 날은 비가 온다고 했다

여름 하늘은 하루에 열두번도 더 변덕을 부리지만 더위에  지쳐 지나가는 소나기라도

뿌렸주면 좋겠다고 하늘을 올려 다 본다

 

한낮의 햇살은 용광로 같았다

그런 햇살도 밤이 되니 훌쩍 사라졌다

어둠이 내리자  우리는 좋다고 바다로 나간다 밤바다의 해풍은 끈적이긴 하지만

시원하고 참 좋다

바다에 가서 배도 보고

 

그물도 보고 

 

다시 또 배를 보고 

밤에는 배들도 휴식을 취한다

어부가 잠 자는 동안에 잠  없는  배는 밤 바다에서 노닥거린다

 

 

옆으로옆으로 가는 게  

집어드니 집게 발로 꼭 문다

어찌나 아픈지 그만 항복하고 던지다시피 놓아주었다

 

 밤 바다를 다 낚아  보려는 듯, 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바닷가에

가득하다 그들은 어둠도 낚아 올리고 ,파래도 ,미역도 낚는다

오랫동안 낚시 끝에는 갯지렁이 따 먹는 소리만 들린다

 

앞니빠진 개오지도 밤 바다를 무지 좋아한다

오늘도 밤바다를 기억하고 찾아왔다

바다저편 동네에 불빛이 가득하다고 좋아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양지암 등대불빛과 능포등대의 빨강등대,흰등대 그리고 진해만의 등대가

서로 교신을 하는것처럼 깜빡거림을 주고 받자 좋아서 손뼉치고

까르르 웃음을 멈출 줄 모른다

어둠속에 너울너울 춤추며 다가오는 파도는 방파제를 철썩철썩 때리고 또 부서지고

하얀 포말로 흩어지는 파도조각들

그 사이로 갯강구가 요리조리 숨바꼭질하고

달은 별과 함께 잠시 얼굴 내밀더니  달무리를 하다가 먹구름속으로 숨어들더니 이내 나오질 않는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젖히는걸 보니

비가 많이 내릴 모양이다

새파람이라는걸까?

번개가 번쩍번쩍인다

 

몽돌들은 파도가 왔다가면 곧 촤르르 하고 제몸을 깎으며 절규의  노래를 부른다

"몽돌의  노래는  정말 아름답다 " 누군가가 그랬다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중 으뜸은 몽돌의 노래라고...

 밤 바다는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오늘밤을 꼭 기억하라고 한다

음력 칠월 열나흩날의  달을...

곧 비가 가득 내릴것이며

바다는  거센파도와 비바람을 몰고 올것이라고

어서 집으로 가라고 재촉한다

바람이 서늘한 등대에서 어서 떠나라고

바람으로,파도로,구름빛깔로, 천둥번개로 우리를 마구 �는다

 

그러지 뭐 집으로 가자  어서 빨리 뛰어 !!!

어느새 발 뒤꿈치에  비가 매달려 온다.


몽돌의 노래,파도의 노래 ...파도소리를 들으시려면 음악을 끄시면 들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