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골에서 춘향아씨와 허브향에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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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에 갔습니다.
난생처음 어하 둥둥 내사랑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내사랑이라고
노래한 사랑가를 따라서 전라북도 남원으로...
남원땅에 가서 춘향이와 몽룡이가 데이트하다 들킨 광한루에서 번갯불에 콩도
한 번 제대로 볶아 먹지도 못한 채 차창(차마간산)으로 눈팅만 하고 차는 바쁘다고
무조건 내 달렸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남원 '허브축제'가 열리는 운봉읍 용산리 ...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남원땅 예쁜이 춘향이가 여러분을 안내할게요"
이렇게 상큼한 춘향아씨가 우릴 안내 해 준다네요 헉헉대며 왔으니
숨 한번 돌리고 어디 따라 가 볼까요?
허브향이 은은하게 날아듭니다 눈이 부신 5월에 ...
이렇게 깜찍하게 예쁜 공주인형도 모두가 허브꽃으로 만들었다네요.
허브나라에 왔습니다.
제3회 남원허브축제라네요
초등학교 친구들은 허브체험교실에도 참여하여
다양한 만들기도 해 보고.
5월도 중순으로 기우니 덥네요 허브나라에 가는 길은 후덥지근하고갑갑합니다.
멀리서 왔는지 엄마들은 그만 나뭇그늘 아래에 퍼질러 앉았습니다.
별별 허브꽃들이 다 있군요
오감만족 "허브향에 풍덩!"그래야겠습니다
허브향이 나는 고운 꽃잎 동동 띄운 물에 풍덩하고 싶습니다...
산토끼를 닮은 소녀에게서도 노란 허브향이 날아 듭니다.
호객행위를 하는 월매아짐의 앞치마에서도 허브향이 솔솔 나네요
방자 아저씨도 허브향이 나는 나물로 만난 산채비빔밥을 준비하고...
허브향에 이끌려 멀리서 달려 온 거제도아지매들이
허브향을 맛있게 먹습니다
아 어쩜 이렇게도 맛있을수가...
참동이 '허브잎술' 쌀막걸리를 단숨에 두잔이나 마셨지요
'아마도 내 사랑이야 천하일색의 내 사랑 ,만고절색의 내 사랑,사랑이로구나
내사랑이로다섬마 둥둥 내 사랑이야 사랑애자로 놀아보자..."
허브향에 취해서 '사랑가'가 절로 나옵니다
멀리로 바래봉이 보입니다
철쭉 축제가 같은 기간에 열려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듭니다.
바래봉을 한 참 바라보고 돌아 내려 오다 이번에는 허브향은 나지 않지만
도토리묵을 시식 해 보니 뒷맛이 개운하고 좋아
두모 샀습니다
"아저씨, 도토리묵에도 허브향이 나는 꽃잎 올려주세요 "
"그럴까요"
하동의 지리산에서 따 만든 도토리묵 정말 맛있었습니다.
한모 3,000에 두모 샀습니다
원래 두모 살때는 1,000깎는 센스가 있어야 하는데
살짝 건망증이 생겨 방자네 삼촌한테 돈 고스란히 다 주고 사서 들고 다닌다고
고생 좀 했지요.
방귀대장 뿡뿡이의 방귀에도 허브향이 살그머니 번져나던 허브나라...
춘향이 외삼촌은 허브향기가 번져나는 초를 만들어 촛불 밝혀 놓았더군요
밤이 내리면 그 운치는 말이 필요없겠죠
누가 이런 허브나라를 건국했는지요?
건국이념에도 허브향이 짙게 베여나겠지요?
춘향이 외삼촌 허브향기나는 초 ..넘 멋져요. 반했어요.
춘향이네 이웃 할배는 지금 전기공사중입니다.
밤에도 불 밝히려면 환한 낮에 손 봐 둬야 한다고...
에고 이쁜 우리 춘향아씨, 능력도 대단하셔라
언제 야무지게 돈 벌어 모아 '춘향허브마을' 세우셨을꼬.
참하고 야무지셔라.
궁노루 ...이름도 넘 이뻐여
사향노루 ? 그기에도 허브향이 나나요?
별별 향기나는 제품이 다 모였군요
모두가 허브향을 날리면서 폼을 내요.
이렇게 예쁜 허브향이 나는 비누 처음 봤어요
그저 바라만 봐도 빙그레 웃음이 나던 허브비누 ...
산삼인가요?
액자속 할배는 이미 스타라고 하더라구요
TV에 여러차례 방송 탄 적이 있는 ...
춘향이네 이웃에 사는 할배 ,
산양산삼재배자라네요
산삼에 대해 많은 설명도 해 주셨는데
팔아드리지는 못했어요
남원골 춘향아씨, 요즘 허브축제로 무지 바빠요
돈제대로 벌어야 몽룡이한테 시집가죠 .
혼수가 장난이 아니잖아요
요즘 몽룡이는 행정고시 준비하잖아요
서울에서 ...
사랑의 향기에 취합니다
허브향기에 풍덩 빠지면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날아갑니다
그 상쾌함이란..
몽룡이 군대친구들도 잠깐 외출하여 허브나라에 왔습니다
혹시 향단이가 눈에 뛸까 찾아보지만
향단이도 요즘 바쁩니다
전북대학에서 허브향을 공부하고 있어요.
거제도아지매들이 나풀나풀 허브나라로 날아왔지요
허~~브~~ 하고 포즈를 잡네요...
조롱박 속의 허브박나물 비빔밥 , 얼마나 맛있을지 상상이나 가세요?
너무 예뻐 차마하니 먹을수도 없어요.
허브꽃이 피어나는 언덕 위, 그곳에는 풍차가 돌아갑니다
남원의 향기가 솔솔 불어오는 언덕위에는
춘향,몽룡,월매,방자,향단이의 알콩한 사랑이야기가 천만년을 이어가겠죠
풍차가 도는 언덕에서...
남원은 온통 허브나라입니다
들에도,언덕위에도...
허브나라에 왔으니 흔적 남겨야죠
쪼그리고 앉은 앤 보이나요?
이제 남원을 떠나갑니다
다음 목적지인 함안의 여산 정여창고택을 찾아 가는 길에 네비게이션을 믿을 수가 없어
낯선 마을에
내려서 길을 묻습니다
행여나 길 모르면 여자한테 물으면 꼼꼼하게 잘 가르쳐 준다는 남편의 말이
생각이 났던 겁니다.이백면 요산리 에서
목이 말라 가져 간 물통으로 차거운 수돗물을 두통이나 받았는데
지리산 자락의 물이라서 그런지 시원하고 맑아서
마음을 다 행궈주는 기분이었습니다.
다음 목적지의 위치를 그 집에 사는 젊은 여자한테 물었더니
가 보지 않은 곳이라며 10여분 가면 될것이라는데
믿어도 될지 ...
착하게는 생겼지만 장확도는 어쩐지 ?
조용한 시골집에는 강아지가 집을 대신 봐 주고
어르신들은
마을을 비워 두고 모두가 허브 축제를 보러 남원에 가셨는지 ...
기와집 몇채가 보이는 시골마을에 들어 서서
우리가 가려는 목적지인 줄 잘못 알았던 ..
덕택에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며
정겨운 시골마을길을 걸어 보게 된 뜻밖의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차에 올라 앉자 눈이 스르르 감겨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산청휴게소였습니다
여산 정여창고택에는 언제 가느냐고 물었더니 벌써 다녀 왔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금방 둘러 보고 오는 길이라며
뭐 거짓말이어도 상관 없습니다
다음에 또 가면 되는 것
이 태원의 '솔개' 를 따라 부르며 산청휴게소에 내려
허브나라에서 산 도토리묵을 먹었습니다
도토리묵에서도 허브향이 나더군요
지리산 도토리묵 맛 특별하였습니다.
휴게소 앞에는 바람이 쌩쌩 불어 노란 티셔츠를 입은 아저씨가 파는
스카프가 춤바람이 나서 날아가려고 안달이었습니다
장윤정이도 신나게 노래하고...
(옮긴 사진)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너무 아쉽습니다.
남원이 눈에 밟히는 걸 어쩌나요
다시 가 봐야겠습니다.
가서 1,000원 주고 멋진 옷 빌려 입고 춘향이가 되어
사진 한번 찍어도 좋겠습니다.
오작교도 걸어 보고 광한루에도 올라가 보고 싶습니다
요천로를 따라 걷다가 바람 부는 남원사거리를 지나
동림로를 걸어가며 남원을 마음껏 느껴보고 싶습니다.
2010.5.16... 남원을 다녀온 ...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