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어제 승현이랑 심야 영화를 보러가서 선택한 영화
[일주일에 3시간, 목요일 10시부터 11시까지...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솔직히 예고편 편집을 너무 슬프게 만들어서 엄청 끌렸었다
정말 영화를 보면 눈알이 쏙 빠질 정도로 울어버릴 줄 알았다
[희정씨..내 얼굴 까먹으면 안됩니더이..] 강동원의 이 대사가 같은 경상도 사투리권인 내게..
어찌나 절박하고 슬프고 애절하게 들렸던지. 그냥 예고편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났다.
아마.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고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그 대사가 가장 슬프게 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중간중간 주인공의 딱한 처지에 눈물 한 두줄기를 보태는 것이 전부.
어쨌든. 초반부터 무거운 극의 분위기 덕분에 번개처럼 가슴을 찌르는 슬픔은 없었던것 같다.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는지 보고 나온 뒤 내 반응은 예상밖으로 무덤덤..
그저 인상깊게 남은 장면은 뭐랄까..
마지막 윤수가 사형 집행전에 [애국가를 불러도 무서워요]라고 말하며 절규하던 장면..
희정을 만나는 목요일이 제일 좋다고, 목요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하던..
처음으로 살고 싶어졌다고 말하며 행복해하던 윤수..
그런 윤수가 동료들과 사이좋게 식사를 하던 도중에 내려진 사형집행명령..
실제로 사형수들이 그렇게 집행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교도관이 두명씩이나 가서 "면회다"라고 말하고 데리고 나온다.
글쎄. 영화와는 상관없이 그 장면이 참 마음에 걸렸다.
사형수는 언제나 죽음을 준비하고 있어야 하지만. 언제 죽을지는 모른다.
사람인 이상 마냥 죽을날만을 준비하고 살수는 없을텐데. 그렇게 갑작스럽게.
최후의 만찬..맘편히 끝내지도 못했는데..갑자기 밥먹다 말고 죽으라 가자니..
특히 밥먹을 땐 개도 안 건드는데 그 교도소 참 매정한것 같다. -_-
음...그리고 형 집행전에 희정에게 [사랑합니더! 누나!]라고 소리쳤던 장면과..
희정이 찍어다 준 사진 밑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 적힌 마지막 장면.
아! 귀여운 [솔직히...김밥이 너무 짜요] 한마디ㅋㅋ
그렇게. 그 정도의 인상밖에 못 받고 온줄 알았는데..
밤새도록 이 영화가 남긴 기나긴 여운에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윤수가 마지막으로 두려워하며 울부짖던 것이 너무나 실감이 났기에.
승현이도 이 영화 생각이 계속 났던지 새벽내내 나에게 문자를 쏴댔다.
"누나..내가 만약에 윤수같이 사형수여서..사행집행하러 가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봤어."
"그래. 넌 아마 미쳐서 데굴데굴 구르고 난리법석을 떨지 않겠니.."
"구르기만 하겠어? 나 아마 똥까지 질질 싸면서 갈지도 몰라ㅠ_ㅠ"
"그니깐 죄 짓지 말고 살어. 난 니 얼굴 9시 뉴스에서 보고 싶지 않으니까"
결국. 법 지키면서 올바르게 살자는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