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스크랩] 첫 눈꽃이 활짝 핀 북한(삼각)산

이바구아지매 2006. 12. 5. 12:11
여행지
북한(삼각)산 백운대
여행기간
2006. 11. 30. 목.
비용
 
나의 평가
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
나의 여행 스토리

어제 서울은 하루종일 부슬부슬 비가 내렸습니다.

산에 가면 혹시 눈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후배와 같이 산행을 나섰습니다.

백운대를 최단 코스로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에서 내리니 비가 제법 내리고 있습니다.

원효봉 너머로 바라보이는 백운대도 잔뜩 치푸려 있군요.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고 위안하며 본격적으로 길을 오릅니다.

날씨가 궂으니 등산객이 없어 산행길에 인적이 드뭅니다.

 
 
 
 

북한산성 계곡에는 아직도 당단풍나무가 마치 가을인양 착각하고 단풍을 뽐내고 있습니다.

계곡 연못의 낙엽 또한 제법 가을 운치를 자랑하고 있군요.

윤달이 낀 올해 가을은 이렇게 길고 질긴 면이 있습니다.

계곡길이 끝나고 마을이 나타날 무렵 비가 어느새 눈으로 변해 내리고 있습니다.

환호성이 절로 납니다.

후배와 서로를 축복해주며 발길을 재촉합니다.

산행 시간이 늦은 관계로 원효봉과 노적봉 사이길로 곧장 위문으로 올라가 백운대와 인수봉을 감상하고 노적봉 코스를 거쳐 용암문에서 다시 내려오는 원점 회귀 산행을 하기로 합니다.

평소에 오르던 코스의 반대 방향입니다.

 
 

함박눈은 아니나 이젠 제법 길과 나무에 눈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조금만 더 오면 눈꽃이 활짝 필텐데...

 
 
 
 

갑자기 눈이 함박눈으로 변합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보이는군요.

기온이 점점 떨어져 이젠 손이 얼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눈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영취봉이 아스라이 멀어져 보입니다.

 
 

한 눈에 바라보이던 노적봉도 어느새 운무에 휩싸이기 시작합니다.

눈꽃이 쌓이는건 좋으나 운무가 너무 짙어지면 주변 경치를 조망하기가 곤란해집니다.

은근히 걱정이 되는군요.

 
 
사라졌다가 나타나곤 하는 노적봉에 어느새 눈이 쌓이고 있군요.
 
 

눈꽃을 바라보며 산행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올해 북한(삼각)산에 쌓인 첫 눈꽃입니다.

 
 
 
 
같이 간 후배의 기념사진 한 장.

갑자기 눈발이 거세지며 기온도 급강합니다.

바람에 스치는 뺨이 얼얼하군요.

벤치에 앉아서 멋있는 포즈로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내쳐 그냥 올라가기로 합니다.

추위는 사람의 마음을 스산하게 만듭니다.

 
 
 
 
 

눈발이 거세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눈이 온 뒤 맑은 날 보는 눈꽃은 참으로 예쁘겠으나 이렇게 눈꽃이 만들어지는 곳에서는 막상 힘들다는 생각이 앞서게 되는군요.

 
 
 
 
 
 

눈보라를 헤치며 드디어 도착한 위문.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그 어느것도...

그저 눈보라만 세차게 몰아칠뿐...

세찬 눈보라와 짙은 운무, 거센 바람과 추위.

모든것을 삼켜버렸습니다.

사진을 찍어보려고 시도하였으나 포기하고 맙니다.

아쉬움과 서운함이 밀려옵니다.

방한복을 미처 준비해가지 못한 후배가 갑자기 사시나무떨듯 떨기 시작하는군요.

싸가지고 간 김밥과 컵라면을 포기하고 급히 하산하기로 합니다.

산을 우습게 보고 함부로 접근했다가는 이런 낭패를 보게 됩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올라갈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멋진 장면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눈이 없을 때 그냥 지나쳤던 곳인데 그 사이 눈이 쌓여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눈꽃이 생기는 과정을 힘겹게 지켜보았는데 어떠셨는지요?

후배가 몸 상태가 안좋아 막걸리도 못마시고 곧장 집으로 왔지만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즐거운 산행 하십시요.

출처 : 산내들바다
글쓴이 : 엄대장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