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우린 그때 이미 통키타 가수가 되어 있었다.
* 우리의 대학 시절 *
안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에 입학한 친구들은 모두 25명이다.
그때는 암울한 유신 헌법, 군사 독재 시절 이었다.
유신 헌법 철회하라 !,
군사 독재 정권 물러나라!
등교 할려고 하면 정문에 경찰과 군인들이 바리케이트를 쳐서 못들어 가게 한다.
이러면 또
도청이나 중앙통까지 어깨동무해서 대열지어 노래 부르며 행진한다.
대모하다가 붙잡혀 구속되는 친구,
수배령이 내려 이친구 저친구 하숙방과 자치방을 피해 다니는 친구,
감옥에서 갓 석방되어 나온 친구,
병원에 입원한 친구,
고향에 가버린 친구,
나의 하숙집 옆방 철학과 친구는
앞산에 잡혀 가고,,,
그리고 삼주 후
전기 고문으로 다리를 절룩 거리며 나타났다.
항상 이들을 위해 막걸리와 생고구마로 배를 채웠다.
우린 갈길을 잃었고 젊음과 패기를 이기지 못해
어느덧 통키타에 우리의 아픔을 달래었다.
휴강하면 대구 인근의 유원지나 팔공산,
시내 구석진 음악 다방을 전전하며
서울중정 애들과 대구수사진 애들,
그들과 우린 부지런히 숨바꼭질을 했다.
고향에도 못가고, 하숙방에도 못가고, 학교에도 못갔다.
공포와 두려움과 절망속에,,,
한편은
젊음의 용기와 패기속에,,,,
낭만을 찾아 학창 시절을 보냈다.
우리의 앞날이 불안하고
우리 나라의 장래가 걱정 되었다.
희미한 가로등 아래서
다 떠러진 악보를 돌아가며 외웠다.
아침이슬, 하얀나비, 그건너, 고래사냥, 울어라 열풍아 ,,,,,
금지곡은 쏟아지고,
읽어야 할 키타 코-드는 늘어만 갔다.
그때 우린 이미 통키타 가수가 되고 있었다.
그때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살고 있을까?
그리운 동무들아
보고파라 !
보고파라 !
벌써 30여년의 세월이 지나 가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