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스크랩] 세복수초

이바구아지매 2007. 4. 5. 11:16

















아는 만큼 보인다 말들을 한다.

같은 산에 올랐는데도
어떤 이는 열 꽃을 만나고
어떤 이는 한 꽃을 만난다.
여행도 그러하다.

지금 내가 걷는 길의 이야기를
알지 못하면 그저 주마강산이다.

80년 초, 제주에  일 년여를 살면서도
4.3의 아픈 이야기를 몰랐었다.
55년 만에 복원된 아픔의 제주도 이야기

산으로 쫓겨 무장공비가 되어
돌멩이를 쌓아올린 진지에서
일본군이 버리고 간 녹슨 총을 들고
미군과 맞서다 쓰러져간 사람들

그 진지 안에 복수초가 피어있다.
환한 꽃등처럼...

엎드려 사진을 찍는 나를 발견한
노루 한 마리가 쏜살처럼 산으로 달아난다.
총을 겨누는 것으로 보였나보다.  

     < 섬진강 . 김인호 >    
출처 : 섬진강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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