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바쁘게 뛰어 다니다 차를 타면 그냥 잠 들어 버린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그냥 스르르 잠들었고
창문에 머릴 부딪기도 하며 졸았다
얼마나 졸았을까? 퍼뜩 눈을 억지로 떠 보았다
햇살이 눈으로 확 쏠려 들고
건너편 창밖엔 강물과 바닷물이 함께 보태지는 지역인
연사깨에서 소오비 바다로 가고 있지 않나?
호수만큼이나 잔잔한 바다위에 오리가 두둥실 헤엄을 치고
갈매기가 날아 오르고 한 참 바라보다 눈 돌리니
내 앞쪽에 엉덩이를 보이고 선 낯 익은 뒤태
"류엔, 어디 가?"
"아 형님 공부하러 가요"
"어디로"
"음 음 "
"시청에?"
"네네네네네"
'형님은 어디가요?"
"난 병원 점심때가 다 되었네 밥 사 줄까?"
"아니아니아니요"
"시청에 같이 가 줄까?"
"아니아니아니"
"바다 예뻐?"
"네네네네"
"여기가 어딘지 알어?"
"고고고현"
"타고 가는 차는 무슨 차"
"버스버스 고현버스"
"류엔 정말 잘 하네 공부 열심히 하는 거야?"
"네네네네 열심히 해요 오빠한테 사랑해요"
"ㅎㅎㅎ 오빠를 사랑한다고? 열심히 한국어 공부 하겠단 말이지"
"네네네네"
"들깨도 잘 베고 지게도 잘 지고 하는 것 보면 지은에미 니 보다 더 형님이더라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나무랄데가 없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울 어무이는 류엔만큼 착하고 야무지고 똑똑한 아가씨 못 봤다고 늘상 칭찬이다
"류엔 시내구경 시켜 줄까? 영화 보러 갈래?"
"아니아니아니 공부해야해요"
아닌게 아니라 정말 야무지다
어른도 공경 할 줄 알고 밭에도 가고 눈쓸미도 있어 나 보다
농사일을 훨씬 잘해서 고모님은 나더러 배우란다
ㅋㅋ 이거 원 말로만 형님이지 형님 구실이 영 아니올씨다
늘 밝고 명랑한 류엔이 열심히 적응하는 모습 이 얼마나
이쁜지 ...보라색 티셔츠를 입고 청바지에 슬리퍼를 신은 것이 청순하고 이쁘다
하노이신부는 이렇게 열심히 적응해 간다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차에서 내려 손 흔들고 헤어져서 씩씩하게 시청으로
뛰어가는 류엔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 보았다
귀여운 동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