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들판의 가을걷이는 끝났습니다 벼들은
광속으로 들어가고...
늦가을의 빛깔
얼마전에 호들갑을 떨면서 심은 마늘
조를 베어 따더군요 조밥도 해 먹고 시장에 내다 팔거래요
열매 맺고 꽃 피우는 것들은 어찌 이리도 예쁜지
콩아콩아 너도 어서 익어서 도리깨질로 수월수월 까져야지
구절초?
명성황후가 맛사지한 팥, 다이어트에도
무지 좋대요 진짜예요,,검증 된 정보
유자...향이 좋아서 하나 집 안에
걸어 두어도 좋고
약이 된다는 무엇일까요?
알아 맞춰 보세요
밭에 엄청 많아요
아련한 추억속에 이쁜 모습으로
언덕베기에 선 감 ...고염나무
이렇게 예쁜 고염나무 보셨나요?
꼭 도토리 같이 예뻐요
씨만 가득한 아주 작은 감 고염나무
푸른 무,,,11월이면 무는 굵어서
배 맛 보다 더 단맛나는데
황순원의 소나기에 소년이 무를 손톱으로
돌려 까는 모습을 잘 묘사한 모습이
김장철만 되면 생각납니다
황순원님이 직접 밭에서 손톱으로 껍질을
돌려 까 본 경험으로 쓴 거짓없는 진솔한 표현
이런 무밭에 가면 나도 그리 해 봅니다
흙을 툴툴 털어내고 손에 묻은
흙은 옷에 비벼털고.
돌려 깐 무우를 한 입에 덥석 베어
옻나무 ...단풍이 곱게 드는 나무
옻이 오르면 고생합니다
망개나무...빨간 열매가 열립니다
치자나무...치자도 익어 가고
밭에 있는 연장들
낫,호미,꽃삽
가을뽕나무...누에를 안 키우니
그냥 저리 서 있네요
호박꽃이 밭에 지천이라
한 번 찍어 보고
들깨 단
이건 사촌동서 류엔이 지게 지고
밭에 가서 베어 와서 말리는 중
류엔은 아침부터 시엄니 옷, 남편 옷, 자기 옷까지
수돗가에서 일일히 손빨래 하고 있었는데
맑은 물이 나올때까지 비눗물을 빼고
마당에는 들깨,참깨도 햇살 가득 받아
잘 마르게 해 놓고 콩순이도 잘 돌보고
고추도 가위로 잘라서 잘 널어 말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시청에 공부하러 가지
않는다고 세탁기를 쓰면 좋을텐데...
마음이 짠하고
빨래하다 먼 가을 하늘 저멀리를 종종 볼테지
하노이의 가족들을 생각하며
에고 류엔
너 시집을 너무 멀리 왔나 보다
가족을 위해서 맘좋은 니가 이렇게 먼 나라로 시집가겠다고
했을 터
친정엄마랑 떠나올때
많이 울었다고 했지
가족을 잘 살게 해 주려고
류엔, 넌 무지 효녀구나
온 종일 집에 있으면 많이 심심할텐데...
그냥 마음이 짠 해지는 그런 날입니다.
울 어무이 날 이른 아침부터
불러서 가 보니 고춧대를 다
뽑아 달라고 하셔서 일찍부터 달려 갔습니다
넓은 밭의 고춧대를 몽땅 다 뽑고
풀나지 말라고 분무기로 약도 치고
어무이 기념 사진도 한 장 찍어 드렸습니다..
가을이 가고 있습니다
들판 가득했던 벼들도 다 사라지고
휑뎅그렁 하게 허수아비만 쓸쓸히 서 있더군요
풍요롭던 들판이 회색으로,우중충한 겨울의 삭막한 색깔로
가고 있습니다
10월도 이렇게 기차가 달리듯 스쳐 지나갑니다
일은 많이 했지만 떠나고 없어지는 모습에 마음이 좀 허허로워 옵니다
꽉차있다가 비어 버리는
꼭 열달동안 배속에 아기 안고 있다고 몸 풀고 난 뒤 허전함?
그런 것처럼
가을은 또 가는시간이고 다음 계절인 겨울에 자리를 물려 주려는가 봅니다
왜 이리 허허로운지... 나만 유독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