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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이야기

이바구아지매 2007. 10. 14. 18:05

 부띠김선(하노이가 고향) 조선소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입원 중

자주색 줄무뉘 쉐타를 입은 여자는

부띠김선의 동향친구 조선소에서 함께

 일한다

 부띠김선  밝고 명랑한  젊은 주부로

나이는 서른한살 하노이에 여섯살 네살

아들형제를 부모님께 맡끼고 돈 벌러 왔다

 예쁘게 찍어 달라고 브이를 해 보이며

웃고... 나더러 언니라며 좋아하니

전화번호도 받고 맛있는 것도 갈라 먹었다

 이국땅에서 고향친구는 형제이상

둘은 좋아서 껴안고 서로의 손톱 발톱도

 깎아 주고 한글교본을 꺼내 공부도하고

가르쳐 주니 좋아서 ㅎㅎ 내일도

 만나기로 하고...

 머리맡에 두아들 사진을 붙여 놓고

미남아들이라고 하자 눈시울을 붉혔다

무지 보고 싶다고

 사진을 회사로 보내 주겠다니 회사주소를

모른다고 했다 회사이름만 알면 그까짓게

무슨 힘든일인가?사진 보내주겠다니

좋아서 입이 귀에 걸리고

 병문안 온 아이... 아이엄마가 자기 아이도

 한 장 찍어 달래서 웃는 모습을 담아 보고

 

 누구신가? 교통사고를 당하신 손이금여사

올해 여든세살인  친정엄마 이번에 사고를

당해 몸져 누워 이런 모습이다

참 곱고 예쁜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팍 늙으셨다 그래도 이렇게 폼 잡고...

 주무시는 할머니는 머리를 다쳤다나?

아픈 사람 같지를 않고 지금 주무신다

올해 여든세살 로 친구의 친정엄마라고?

 윤옥선씨 나이마흔여덟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서 몇달째 병원 생활을

했는데 앞으로도 몇 달 더 고생할거라고

고향이 삼성조선소 자리로 35년전에

조선소가 들어오면서 고향을 떠났단다

고향이름이 '와치부락,눈태마을' 이라

불렀다며 회상하기도 하며 고향이야기에

한 동안 그리움을 씹었다

 사랑하는 희선씨의 연인...조선소에

 근무하며 희선씨보다 두살 연하로 연인이

아프다며 옆에서 간병을 부러울정도로

잘 해 주고...

 ㅎㅎㅎ

 3층에서 청소하다 떨어져서 허리부터

 다리까지 깁스를 하고도 연인이랑

좋아서 이렇게 포즈를 잡아 주고

 윤덕악할머니랑 며느님

 

 부띠김선씨가 잠들었다

 사진을 예쁘게 찍어 달라며 고대기로

고대를 다하고...

 고대기를 앞에 두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포즈

 무지 예쁘다 예쁜 옷으로 갈아 입고

사진 찍고 싶다는 다정한 연인들

 오늘 병실 분위기가 무지 좋았다며

사랑의 브이를 그려주고...

 

 

 

온 종일 병원에 있었다

친정엄마가 교통사고를 당해서벌써

열흘가까이 병원에 입원중이라서 형제들이

병원을 내집 드나들듯 하고 있다

 

병실엔 교통사고를 당한사람,조선소에서 다친 사람들이

입원하고 있어 다들 표정은 밝은 편이라

웃고 떠들고 사진 찍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특히 부띠김선씨는 하노이에서 어린아들형제를

두고 와서 조선소에서 손가락을 다쳐 입원중으로

동향친구가 함께 있어 주어 내가 찾아가서 이야기도

 나누며 특별한 그들의 모습에 신기하여 이것저것

 물어보며 곁에 두고 보던 벳남의 한글교본을 함께 읽어보며 가르쳐 주기도 했다

 

오늘 사진중에 몇 장은 잘못하여 날려 먹었다

어린시절 이웃에 살던 아주 예쁜 언니가 엄마옆에서

간병을 해 주는 아름다운 모습이라 사진에 담았는데...

 

복잡한 시티촬영에 잡아주러 다니며 힘이 들어 몸이

피곤했지만  병실가족들이 모처럼 기분이  참 좋다고들 하니 나도 흐뭇했다

 

순진한 열여덟살 같은 아짐이 재미난 이야기도 해 주고

맛난 떡,과일,고구마,빵을 가져 다 함게 먹으며 사진도 찍어 주니 날마다 그렇게 해 주면 금방 나을거 같다며 고마워

해 주시고

 

"제 동생은 나이는 5학년에 다가가지만 하는 짓은

중고등학생 같아요 꼭 하는 모습이 소녀같지요?"

하는 언니의 말에

 

"꼭 그래 보이네 늙지도 않겠어 동화속의 나이 먹지

않는 어른같애"

 

"내 딸이지만 꼭 아이같아요 저래도 애가 다섯이나 됩니다"

"좋네요 이쁜 모습으로 살구만요 저래야 늙지 않아요"

 

참 이상하다 왜 사람들은 나더러 아이같다하고

철들지 않는다 하는지 그럼 어찌해야 철드는건지

나도 모르겠다 내가 정말로 아이같은 행동을 하고 다니나?

에라 모르겠다 철들지 않으면 안 든 대로 사는거지 뭐

 

내일은 또 병실에 찾아 가면 어떤 이야기로 즐겁게 해 줄까?

밤에 고민 해 봐야겠다

내일은 동화 한 편을 읽어 드릴까???

 

'백병원 2병동206호에서... 정형외과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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