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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이야기

이바구아지매 2008. 4. 19. 14:02

 

오랫만에 충무김밥을 사 먹었다.

맨밥을 김에다 말았다. 씨락국,무김치, 오뎅볶음,오징어볶음이 반찬인

충무김밥 통영터미널에서 부산 가는 길에 ...4월10일

 

바깥세상은  온통 봄꽃들로 흐드러졌는데 병원안 풍경은 날마다 똑 같다.

구강외과 치료실, 이 곳은 입원 환자들의 치료를 해 주는 곳

 

부산대학병원c동 8층 간호사실, 밤 풍경 , 간호사들은 밤낮으로 열심히 환자들을 돌보느라

힘들어서 그런지 한결같이 날씬하고,단정하고 예뻤다.

 

부산대학병원 밤 풍경

 

친구들과 화상통화를 즐기는 귀염이

 

구강외과 수술을 한 귀염이는 현재 잇몸에다 교정틀을 씌우고

이는 특수한 치과재료로 묶어서 꼭 드라큐라이를 생각하면 비슷한 모습이다.

주치의는 김종렬교수님으로 이 분야에선 최고라신다

"넌 늘 웃으니 어떻게 미워할수가 있겠니?

그래 참 귀엽다 이뻐"

라시며 늘 위로해주시고

담당의 이주민선생님 늘 편안하고

"귀염아, 너 머리에서 냄새난다 안 감았지

ㅎㅎ 또 쉬야를 하는구나"

하며 편안한 농담으로 꼭 귀염이의 큰 오빠 같은 편안한 선생님

 

2804호 환자들이 맞을 영양제

 

에고 무서워  주사바늘을 보면 잔뜩 긴장하는 환자들

날마다 병실에선 이런 풍경이다

밤낮으로

 

그래도 식사시간은 즐겁다

간이 싱거워서 맛은 없지만 병실에서  그래도 제일 즐거운 식사시간

아침식사시간7시30

간식시간10시30분

점심12시30분

오후3시30분간식

6시30분 저녁식사

귀염이는 현재 미음으로 주사기를 통해 입속 어금니벽쪽으로

짜 넣어 식사를 하는데 통먹으려들지 않아

고통을 당하고 있다.

입안은 온통 헐어있고

꼼짝을 못하고 누워있는 자세로 벌써19일째다

귀염이는 살이 빠지고 나는 찌고

규칙적인 식사와 부족한 운동량으로 나는 몸무게가 2kg 늘었다.

여름도 다가오는데 병원에서 나가면 난 뚱땡이가 되어 있을까봐 거울보기가 무섭다.

 

창가의 초록이...누눈가가 창가에 갖다 놓고 키우는 초록이

귀염이가 병실에 오는날부터 이 창가에 있어 작은 화분에 쏘옥 올라오는 초록의 작은

생명을 귀염이의 회복으로 생각하며 창가에와서 살펴본다

가끔씩은 비를 맞게도 해 주고

 

9층 병실에서 내다 본 부산풍경

이곳은 토성동 멀리로 다리가 보인다

사진을 찍는 날은 비가 내렸고 보이는 다리는 부산송도다리다

새로만들어지고 있는데 아직 정확한 다리이름은 지어지지 않았다고

 

부산에 비가 내리고

 

ㅎㅎ 이 병실은 참 특별하다

남녀가 함께 입원해 있는 곳이다.

부산대학병원 유일? 아니 전국에서 유일한가? 입원실에 남녀가 함께인 곳

앉아 계시는 할아버지는 최현재할아버지 구강 천정을 수술하였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식사도 밥알하나 안 남기고 잘 드시며

밤낮으로 침대에서조차 운동을 하셨다.

할머니가 오시는걸 한 번도 못 보았다.

혹시 이 할아버지 국문학자 한솔 최현배님의 동생?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말에 작은 구멍이 송송 뚫려서

"할아버지 환기통이 많이 필요하죠"

하고 하늘이 어머니가 농담을 하고

창가에 앉아 있는 청년은 야구선수로 올해 대학1학년이며

포수를 맡고 있는 등번호 12번선수

대학별 야구시합중 마스크가 벗겨지는 바람에 날아오는 야구공에

입을 맞아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정하늘 선수 만루 홈련입니다 "
"네네 역시 정하늘 선수입니다

옛날 이 승엽 선수를 보는 것 같죠 믿음직하죠 "

이런 날이 올것이라며 웃기니

"ㅎㅎ 아줌마도 참  그래야 하는데..."

하며 야구공을 손에서 만지작 거렸다.

왜 그러냐고 하니 손에서 공의 감각을 잃으면 안된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야구를 시작하였고 좋아서 했다니

훌륭한선수가 되기를 ...

 

 

부산대학병원엔 지금 한창 공사중이다

암센타를 짖고 있다.

영남권 암센터이다.

날로 암환자는 늘어나고 서울길은 멀고

이곳에도 암전문센터가 생기는것 바람직하다

 

바라보이는 첫 병상에 누워 있는 황미숙씨 아직 미혼이다

이쁘고 참한 직장여성으로  튀어 나온 턱을  바르게 깎는   수술을 했다

동생이 며칠동안 직장에 휴가를 쓰고 간병을 했는데 얼마나 이쁘고착한지

내가 조선소의 멋진 총각들 찾아 보고 중매 해 주겠다고 했다.

착하고 예쁜 동생 미라는 파라다이스 호텔에 근무한다.

환자복을 입고 앉아 있는 할머니는  현재 암에 걸려있다.

자신은 잘 모른다

본인도 죽음을 느끼는지 병원에 오실때 냉장고안의 모든것을 이웃에 주고 왔다며 왜 그렇게 아픈지 모르겠단다.

23살에 오누이를 두고 혼자되어 살림살이가 어려워져 자꾸만 높은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수도물 한통을 받기 위해 온종일을 기다려야 했다는 고달픈이야기와 물이 귀하여

한달에 한번 정도 옷을 빨았는데 옷을 빨랫줄에 널면 옷에서 이가 기어나와

다시 툴툴 털어서 햇볕에 말려서 소독을 하던 그 시절을 이야기하며

얼마나 우시는지...병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별별이야기를 다 만들어내는 이야기제조기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나의이야기,우리 이웃들의이야기가 드라마의 소재가 되므로

 

비 내리는 부산

 

 

 

구덕산에 봄꽃이 가득하다

 

아무리 바빠도 교통질서는 잘 지켰으면 좋겠다.

우리의 귀중한 목숨이 걸려있으니까

 

아직도 선거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한나라당 조영환 후보다.

참 낙선인사인것 같다.

 

 

시도때도 없이 친구들은 화상통화며 문자메세지를 보내니

귀염이는 누워서도 무지 바쁘다.

꼭 팬관리하는 연예인처럼

공부나 좀 하시지 ㅎㅎ

 

하늘아, 엄마의 반찬솜씨 정말 좋더라

김치를 담아서 한통 가져다 주신 어머니께 잘 먹고 오래오래 기억하겠다고 꼭

전해드려 알겠지? 그리고 너 만화 많이 보더라

그렇게도 재미있냐?

귀에 귀걸이도 하고

성격좋고 활발한 하늘아, 빨리 나아서 학교로 돌아가거라

 

담당간호사  예쁜 이상희님, 항상 고마워요.

아참 어제 새 환자가 다시 들어왔다

27살 오규홍님 아래윗턱을 깎아내고 이를 교정한다고

수술시간이 5시간 30분이나 걸렸는데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

쌍둥이 누나들은 아동문학가라던데

시간 내서 엠파스의 블로그 바오밥나무에 들어가봐야지

 

2804호에 입원 해 계시는 환자님들 하루빨리 훌훌 털고 일어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