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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는 코로 맛볼 수 있습니다
향기는 만지거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향기는 혀로 맛볼 수도 없습니다
향기는 촉감 없이 눈을 감고 코로만 느껴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 해맑은 아침,
좋아하는 꽃향기에 취해보는 건 어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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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꽃 향기를 따라서....
-글/저녁노을-
토닥토닥 봄비가 내리더니
세상은 더 환해진 것 같습니다.
누런 황사띠 거두어 간 것처럼
꽃잎들은 더 환한 웃음을 웃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오전 내내 봄비가 내렸습니다.
오후가 되자 하나 둘 먹구름 사라지더니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녀석,
방과 후 학교에서 운영하는 컴퓨터교실을 다니더니
워드 3급 필기 시험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시험 장소인 상공회의소를 갈 때에는 선생님이 데려다 주었고,
시험이 끝나고 나면 내가 가서 집으로 데리고 와야 했습니다.
조금 일찍 나섰던 탓에 30-40분은 족히 기다려야 했기에
이맘때 쯤이면 아카시아가 피었겠지? 하는 생각으로
산자락을 따라 차를 몰고 한번 가 보았습니다.
이제 방긋방긋 미소를 머금은 어린 아이처럼 봉우리를 맺고 있었지만,
양지쪽에 앉은 나무 한 그루에는 나를 향해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쌩쌩 지나가는 차들의 행렬을 무시하고
혼자 아카시아가 전해 주는 그 향기에 흠쁙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코를 갖다대며, 가지끝을 휘 잡으면서.....
어릴 적, 아카시아 잎을 따면서
가위 바위 보를 해 이긴 사람이 계단 먼저 오르기도 하였고,
사춘기 때에는 나를 '좋아한다' '안 한다' 점을 치기도 했었고,
아카시아 잎을 다 따 내고 난 뒤 줄기를 가지고
예뻐지고 싶은 여린 마음에 머리에 감아서 퍼머를 하곤 했던
추억을 가득 담고 있는 아카시아였기에
그저 행복하기만 한 시간이었습니다.
▶ 함박웃음 웃는 아카시아꽃입니다
▶ 가위, 바위, 보 놀이입니다.
▶ 둘이서 벌칙으로 굴밤때리기를 하는 녀석들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추억은 과연 무엇일지가 궁금 해 집니다.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녀석들과 우린 사뭇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엄마의 추억을 함께 해 보았습니다.
특히, 아카시아 줄기로 머리를 감아 퍼머를 했다는 말에
우리아이들 정말 신기 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찰랑찰랑한 생머리를 감고 있다 보면
어느새 부글부글한 머리가 되어 있었던 추억 없으십니까?
사실, 약품으로 한 퍼머가 아니라 일시적인 머리의 변형이었지만 말입니다.
두 녀석 다 짧은 컷트 머리라 사진은 담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퍼머를 하면 안 된다나요?
머리를 감으면 다시 풀어진다고 해도 엄마 말을 믿지 못하는 아들입니다.
추억여행 한 번 떠나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그윽한 아카시아 향기 속으로 말입니다.
향기로운 것은 향기로 맡는
아름다운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글쓴이 : 저녁노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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