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박나무,동백나무가 태초부터 지심도를 지키며 함께 살고 있었나 봅니다
온통 나무냄새, 바다냄새 ...
그만 섬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섬에는 시간도 더디 갈테고 느리게느리게 행동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듯 합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온다면 섬은 더욱 빛나겠지요
새들은 지저귀고 나무는 바다와 만나 바람을 일으켜 지심도를 더욱 지심도답게 만들어 줍니다
이곳에서 시계를 볼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냥 배 고프면 나물 뜯어 데쳐 무쳐서 밥 비벼 먹고 바다로 나가 조개잡고 미역 뜯으면 될테고
아주 똑똑하지 않아도 될것 같습니다.
섬이 되는데 무슨 지식이 필요할까요?
그냥 초록바람이 불어 좋습니다.
나무가 되고 섬의 흙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그 섬에 아이들이 있어 섬은 신이 납니다
오늘만 머물다가 갈 아이들이지만 아이들이 찾은 섬은 함께 즐거워 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터널 ...그 곳이 지심도입니다.
바다에서 딴 미역을 말리고 섬을 찾아 온 사람들이 흔적 가득 남긴 낙서판도 정겹고
이 집은 지난 여름에 와서 라면을 먹고 놀다 간 홍씨민박집이군요.
이 집 아지매는 부산에서 낚시를 왔다가 섬이 좋아서 그만 주저 앉아 섬이 되었다고 하였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습니다.
함석집이군요. 앞에 서 보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숲이 ... 숲은 동굴같은 모양을 하고도 아름답습니다.
지심도
숲속에 요정이 나타났군요.
폐교 ...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사라진 섬
누군가가 교실 안을 들여 다 보고 있군요
교실에는 피아노도 있고 아이들이 공부한 흔적이 그대로 멈추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외계의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듯한...
오늘이 일요일이니 내일 아침에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면서 이 교실로 들이닥칠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던 작은 학교
섬에 학교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보내 주세요
선생님을 보내주세요 .
운동장에 나와 공차기하고 놀 아이들이 필요합니다
섬이 늙지 않고 젊어지려면 아이들이 필요합니다.
그런 생각이 간절하게 듭니다. 섬에만 오면...
숲속에 요정들이 사는 집 같은 서너채의 집들 ...옹기종기 숲속에 들어앉은 집들도 행복해 보입니다.
포진지
탄약고 속으로 들어 가 봅니다
여름이면 으시시하고 찬 바람이 불어 나와 냉장고속 같습니다.
탄약고 속으로 들어가면 깜깜해서 앞,뒤가 분간이 안가는 으시시한 곳입니다.
갑자기 아우슈비츠의 독가스실 , 그 통곡의 벽이 생각납니다 가 보지 않았지만 닮았다는 생각이...
일제의 잔악함이 이곳 섬에서도 쥐도새도 모르게 자행되지 않았을까?이런 비극은 떠오르지 않았으면 ...
캄캄한 벽안으로 후레쉬를 터뜨려서 찍어 보니 이런 모습입니다.
탄약창고라? 글쎄 다른 용도로 쓰였다는 생각이 드니...무시무시하고 우리가 모르는 잔인함이 어둠속에 묻어난다는
으시시한 생각이 몰려 듭니다.
탄약고 앞의 옹달샘
마치 지옥으로 끌려 가는 감옥같은 곳 ... 일제의 강점기때 과연 이 곳은 순수하게 탄약고로만 사용되었을까요?
고립된 섬에서 꼭 밝혀지지 않은 일들이 잔인하게 일어났다는 생각이 환청처럼 이곳에만 오면 들려옵니다.
옹달샘을 들여 다 보는 Tom님
아빠와 딸이 걸어가는 풍경도 참 아름답습니다.
팔색조가 깃들은 곳
어느 작가의 아름다운 사랑이 이루어진 곳 ...
일본인들이 사랑을 맹세하러 몰려 떠나는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섬처럼
이곳에도
사랑을 맹세하러 오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날이 머지 않다는 생각이 들겠지요.
숲속에서 익어가는 산딸기도 단맛이 베어나고.
이제 전망대로 가 봐야겠습니다.
어린 가나도 지심도를 너무나 좋아합니다....가나가 자라면 이 섬에서 뛰어다니던
추억을 떠 올리며 썩 괜찮은 소녀로 자라겠지요....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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