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를 그리거나 색깔옷을 입히거나...
어느 날 우연히 아주 우연히
제목부터 궁금하게, 솔깃하게 만드는 작은 책 한 권
만났어. 인터넷 서점에서 .
그런데 이 책,
시 詩집이야?
컬러링북이야?
이런 멋진 발상을 한 시인이 있었네
남자의 솔직한 마음을 담아 쓴 <남자시> ?
재미있고 신기해
난 지금까지 시라면 아무것도 몰랐어.
도대체 라면처럼 끓여서 호호 불며 읽는 건지,
군밤처럼 구워서 술술 읽는 건지, 전으로 부쳐서 야금야금 읽는 건지.
시의 깊고 넓은 은유의 바다는 늘 두렵고 난해하고 모호하고 .
어쩌다가 시와 맞닥뜨리기라도 할라치면
백 개 혹은 천 개의 거짓말풍선 같기도 했어.
혼자 중얼거리는 모노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느껴졌어 ,
하긴 본래부터 시는 독백의 장르였다지.
아무튼 < 남자시> 는 그렇게 만났어.
근데 근데 이건 달라도 너무 달랐어.
김용훈 시인이 쓴 감성 레시피가 솔솔 날아오르는
<남자시>파란 가을 하늘처럼 느낌부터 좋아
한 번 들어 볼래 ^^*
내게로 온 가을의 시집< 남자시>
이 책은 시를 읽는 재미에 색칠하는 재미 하나를 더한
그러니까 두 가지의 재미를 쏠쏠하게 경험하는 일석이조.
남자의 철벽 같은 가슴 속 마음을 보았어 마치 콘크리트 벽처럼 남자의 마음이란 오리무중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 하지만 그 남자가 울림을 주고 감동을 주잖아 남자의 속내를 읽었어. 남자의 진심을 읽었어.
그 남자에게 다가가고 싶었어.
그래 손 잡아 줄게
힘들어하지 마
네 곁에는 언제나 내가 있어
하면서 정성껏 색칠해 보았어.
시가 주는 매력이란 바로 이런거였구나.
그래 내마음도 보여줄게
그 남자의 그 여자가 되어 ...
두근두근 사랑이 시작되었어
설렘의 시작
밤도 낮도 , 현실도 비현실도 구분지을 필요 없어
달도 따주고 구름도 태워줄게
라고 마음 먹었을 그 남자의 속마음을 단박에 읽어버렸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 남자는 나비가 되어 주기로 했어.
설령 아물 수 없는 상처가 있다고 해도 내가 지켜줄게
"지금은 나만 생각해
그럼 분명 곁에 내가 있을 거야"
아하 남자의 마음이란 이런 거였구나.
"너의 최고의 전리품"
이 되어 주겠어
도대체 이런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해
그 남자가 건네는 최고의 선물
감동먹었어.
"없다 "
착했던 생각
고왔던 마음
달콤한 손길
그님이...
그님이...
그님이...
없다.
이건 말도 안 돼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선 안 돼.
"연락이 뜸해도 감정이 밝지 않아도
이 모든 것이 나 때문이라는데..."
그 모든 책임은 다 그 남자 때문이라는데 ...
이러지 마 그 여자의 도도함이 그 남자를 안쓰럽게 하잖아
그 여자도 때로는 양보할 줄 알아야 해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
때로는 후회의 시간이 오기도 하고.
"사법고시의 기도 "
그녀가 제 곁에 있게 해주십시오
그럼 인내를 할 것이며
자제력을 가질 것이며
절도를 알 것이며
성욕을 잃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녀가 제 곁에 있게 해주십시오.
그녀는 저의 유일한 합격방법 입니다.
그 남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간절했을까?
오래전
내게도 비슷하게 닮은 통증의 시간이 있었기에.
공감 100% 인 사랑물 빨아 먹은 스펀지 같은 시 .
사랑해라는 말, 이별일까 시작일까?
라고 그 남자가 질문했어 .
그 남자의 진심을 읽었으니
이제 그 여자가 대답해야 할 차례
"넌 바다를 몰라"
.
.
.
그것은 상상하기에 너무 나 깊고
그려두기엔 너무나 넓어
너는 감당하지 못해
그러니 넌 찾으려고도알려고도
기억하려고도 그리워하려고 하면 안돼
그것이 너와 바다의 숙명이야."
바다를 들려주는 그 남자의 아픔도 느껴져
늘 바다에 기대어 사는 내가 들어도 , 바다를 조금 안다고 생각했던 나도
바다 앞에 고개 숙이게 하는,
살아가면서 삶으로 다가오는 파도를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였어.
"내마음"
가지마.
가지마.
내가 가면
내 마음은
내 감정은
금방 시들어 죽어버릴지도 몰라
이 시를 읽으면서
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가 생각났어
어린왕자의 작고 가여운 장미 말이야
사막 가운데 홀로 서 있는 어린왕자 를 다시 불러내는 시간이기도 했어.
"자존심 "
우리는 언제까지나 자존심 대결을 하며 살아가야하지?
그 남자도
그 여자도 자존심 버리면 도대체 뭐가 남겠어 ?
그 남자 사유 정말 예리해
진짜루 마음 깊숙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이 대단해.
"네가 있어"
네가 있어 항상 공휴일처럼
마음이 포근하고 편안한 거 알지
그 여자는 알까?
팔불출이 되어서까지 그 여자를 퍼뜨리는
자랑질이 무지막지 심한 그 남자 우주적으로 멋져요.
"비석"
.
.
.
왜 이제야 들려주니
고마워 나 듣고 있어
너의 마음을 한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지금 새기고 있어.
.
.
.
그 여자의 아픔과 고통을
대신하겠다는 그 남자 같은 모습 닮아들 봐봐 ^^*
오래오래 "나를 위해"
노력하는 그 남자
"진짜 관람평"
사랑해요
이것이 우리가 내놓은 마지막 관람평이에요.
대한민국 <남자시>의' 그 남자 ' 김용훈 시인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 남자시> 를 읽다 보면 왜 그 여자가 보여?
몹시 사랑스런 그 여자가 빼꼼 보이더라
이 계절에 읽어보면 가을이 더 낭만적으로 물이 들 것 같은 예감,
내남없이 < 남자시> 그 바다에 풍덩 빠져보아요.
#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로 인사 드리는 '빨강머리앤 ' 이었습니다.
모두들 안녕하셨나요?
'독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용훈 시집 '마음시' , '섹시' 읽고 내 안의 도발적인 상상과 공감해보아요, (0) | 2015.10.0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