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이 예쁜 마을을 찍으려 구도를 잡고 있는데, 저 멀리 소 한 마리가 보였다. 다가가보니 소는 큰 돌에 줄로 묶여 있었고, 그게 못내 답답한지 돌 주위를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사람을 본 소는 더 신나게 뛰었고, 나는 사진을 찍었고, 소는 그러다가 결국 줄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이중섭의 소 / 이대흠
자신의 뿔로 들어 가기 위해 소는
뒷다리를 뻗는다 서귀포에서 부산에서
뿔로 들어가 단단한 힘이
되어
세상의 고름을 터뜨리리. 소는 온몸을
뿔쪽으로 민다 소의 근육을 따라 툭툭
햇살은 튕긴다 앞다리를 들어 펄쩍
들어가고
싶다 소가 뛰면
뿔도 뛴다 젠장 명동에서 종로에서
뿔로 들어가고 싶은데 뿔은 또
저만치 앞서 있다 참을 수 없어
소는
속력을 낸다 뿔은 또
멀리 달아나고 뿔로 들어가고 싶어
소는, 나는
일생을
출처 : 낯설게 하기
글쓴이 : 고준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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