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리어카와 고물장수는 어디로
갔을까?
고물, 빈병과 엿 바꿔 먹었던 추억의 리어카가
그립다
"착-착-칵-착착-칵-"
어렸을 적 부모님이 논과 밭으로 일을 나가신 한 낮
그 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에, 동생과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면, 하고 있던 것을 모두 놓아던지고 반사작용처럼 뛰어나가곤 했다. 그동안 한가득 집안에 모아두었던 빈병과 고물들을 잽싸게 짊어지고 말이다.
↑ 옛날에는 정말 별미였고 아이들에게 흔치 않은 주점부리였다.요즘은 강냉이를 쉽게 먹어볼 수 있다. 호프집에서 내오는 기본안주로 강냉이가 나오곤 한다.
그 많더 리어카는 어디로 갔을까?
그 때는 참 리어카가 많았다.
그래서 학교가는 길에도 동네 아이들과 뛰어놀 때도 어머니랑 시내로 시장을 보러 갔을 때도,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고물장수뿐만 아니라 농사꾼이나 장사치에게도 리어카는 훌륭한 짐수레 역할을 해내곤 했다. 아이들에게 둘도 없는 놀이기구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리어카가 내 곁에서 슬슬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리어카와 소달구지 대신에 경운기가 들어오고 아스팔트 도로가 나고 자동차가 달리기 시작하면서 점점 어디론가 숨어들었던 것이다.
그런 리어카를 찾아냈다.
퇴근길 인사동 뒷골목에서 말이다.
한 놈도 아니고 10 여대의 리어카를 말이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입가에 한가득 미소를 머금채 '이 놈들 잘 있었냐?'하고 연신 요리조리 살펴본다.
예전이나 다름없이 리어카는 두개의 고무바퀴와 짐을 엮기 위해 칭칭 둘러매 놓은 굵은 고무바를 가지고 있었다. 모두 상태가 양호하고 지금도 짐수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자유롭게 움직이던 리어카의 아랫둥치에 자물통이 채워져 있다.
주인이 있을꺼라 생각했지만, 몰래 리어카를 한번 끌어보고 싶었던 나는 이내 아쉬워하고 만다.
그리고 다시 추억과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퇴근길을 재촉한다.
↑ 종각역 조계사앞 사거리에서 인사동을 가는 길, 태화빌딩(맥도날드 반대편 건물) 주차장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면 작은 골목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그곳에 리어카가 있다.
↑ 철파이프를 용접해 만든 프레임과 널판지, 고무타이어가 전부인 리어카지만 정말 쓸모있는 놈이다.
↑ 인사동으로 향하는 골목에 줄지어 리어카가 세워져 있다.
↑ 리어카는 주인에 따라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을 하고 있다.
'추억의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도로시아 랭 (0) | 2007.02.24 |
---|---|
[스크랩] "명절 귀향길은 지옥길! 과거속에 (0) | 2007.02.22 |
[스크랩] 6.25의 참상 (0) | 2006.07.26 |
[스크랩] 선재미술관 주명덕 사진전 (0) | 2006.07.19 |
[스크랩] ■ 마음에 내리는 비 (0) | 2006.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