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영토의 동쪽 끝---울릉도,독도 사진기행...1. 절벽과 바다와
하늘의 실루엣
울릉도. 그리고 독도.
국토의 끝은 외롭다.
그러나 국토의 끝은 강인하다.
역사의 고비마다 끈질기게 버티고 견뎌옴은
지금 대한민국의 땅이 되고자 함이었나?
망망대해 가운데 우뚝 솟아서 시대에 따라
우산국, 울릉도, 무릉도, 우산도 등등
이름을 바꾸었어도 오늘까지 지탱해옴은
지금 이시간 우리의 영토로서 우리의 동쪽 끝을
왜구의 얼토당토 않은 욕심으로부터 지키고자 함인가?
묵호에서 뱃길로 약 두 시간 남짓...
도동까지의 뱃길은 갑판 위로 나가지 못하고 선실내에만
갇혀있어야만 하는 쾌속선의 구조가 원망스러운 길이다.
바닷물이 튀어 붙는 현창(舷窓)을 통해서 볼 수 밖에 없는
울릉도의 첫 인상은 한마디로 깎아지른 절벽으로 온 섬이
둘러 싸여 외부인의 범접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겠다는
위엄과 의지를 보이는 듯하다.
도동.
육지의 다른 항구들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모든 것이 경사지고 깎아 지르고 좁고...
절벽으로 둘러싸인 도동항구는 금방이라도 절벽들이 쏟아져 내릴 것 같다.
고개를 바짝 치껴 들어야 하늘이 보인다면 과장일까.
절벽위를 수놓는 섬나리꽃들이,
그리고 절벽위에 뿌리를 틀고 오랜 세월을,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견뎌온 향나무가
여기가 울릉도임을 말해준다.
포구의 비릿한 내음.
오징어의 본고장답게 오징어배가 포구에 가득하다.
그리고 상점마다 마른 오징어, 피데기(덜 말린 오징어),
호박엿, 더덕, 젤리...
숙소로 배정 받은 곳이 상호뒤에 모텔이라고 되어있는 여관방.
주차장이 있을 리 없는 모텔인데 주인 아줌마의 말인즉슨,
"그래도 여게는 호텔인 줄 아이소. 방도 못구하는 사람도 있어예..."
하긴 같은 여행사로 온 다른 분들은 민박으로 간 것 같다.
여행 예약할 때, 그리고 여행사에서 나눠준 자료에 미리 그렇게 적혀 있다.
현지 사정에 따라 스케쥴 변경 가능,
숙소는 모텔수준이 기본이지만 현지 사정에 따라 민박도 가능...
일단 주어진 자유시간...
도동항에서 해안을 따라 행남 등대까지 산책하는 해안 길...
몇개의 해식동굴, 용암절벽, 용암이 흘러 내리면서 굳어져 만든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
십이지신상도 있고 사람의 수많은 얼굴이 있는가 하면
노르웨이의 귀여운 도깨비 트롤도 있고, 동물들도 보이는가 하면
반지의 제왕에나 나올 법한 갖가지 형상의 괴물들이 바위에 녹아 있다.
절벽은 수많은 사람과 동물의 실루엣을 만들어 낸다.
해식동굴들은 여성의 은밀한 곳도 만들어 보인다.
이 많은 것은 그만큼 많은 사진으로 보여드릴 수 밖에 없다.
황혼에, 어둑어둑함을 무릅쓰고 삼각대 없이 찍느라 아쉬운 풍경들이 있어서
다음 날 조금 남은 자유 시간에 다시 가서 찍은 사진들을 추가로 올린다.
행남해안가에서 발견한 인물, 동물들의 실루엣...
절벽과 하늘과 바다가 만드는 실루엣...
숨은 그림찾기의 시작이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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