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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파트(2006년작품)] - 역시 안병기 감독보다 강풀이!!

이바구아지매 2006. 8. 11. 15:31

 

 

  [아파트]가 개봉되기 얼마 전 영화 속 실제 촬영지 였던 아파트 주민들은 법정소송까지 불사르며 영화가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막으려 했다. 뭐 영화가 현실은 아니지만 그 둘을 구분 못하는 어떤 사람들에겐 자기들 아파트 이미지가 급도로 나빠질 우려였을 것이다. 결국 그렇게 법정싸움까지 갔던 사건은 무난히 결렬되고 영화는 개봉된다. 그러면 과연 영화를 본 관객들은 어땟을까? 과연 그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정말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 생각됐을까? 실제 아파트 주민들이 영화를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랬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아니면 이런 영활 보고 그렇게 난리들 쳤을 일은 없을거다. 안심하게 받아들여도 될만큼 영화 [아파트]는 전혀 안 무섭다!!

 

 

 

  영화 [아파트]는 인터넷 만화가로 유명한 강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강풀 그의 인터넷 만화 모두가 영화화 될 정도로 그의 작품은 영화보다도 더 뚜렷한 세계관과 구성을 제각기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여러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들 하나 하나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며 결말을 향해 가는 것을 즐겨 사용한다. 그런면에서 원작 '아파트'는 그 구조가 제일 확연히 드러난 작품이다. '순정만화'도 그러했지만 '아파트'는 장르가 장르인만큼 그 구조를 완벽하게 받아들인다. 안병기 감독도 아마 이런 점을 보고 매료됐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철저히 원작과 달리한다고 인터뷰나 매체에서 떠들어댔고 이야기해왔다. 여기서 원작과 달라진다는 건 강풀이 만든 구조 즉 플롯을 버린다는 의미를 말하는 것일거다. 그러면 원작과 조금의 차별을 둠으로서 안병기 감독 자기 자신의 메리트는 살겠지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메리트는 살리면서 전혀 원작보다 못한 영화를 만들어낸다. 원작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적인 구조였다. 그렇게 안병기 감독 그는 원작에서 받아들여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채 이야기만 가져오는 오류를 범하면서 또 다른 실패작품을 만들어낸다.

 

 

 

  [아파트]는 정말 원작의 기본 뼈대인 이야기만 빼온다. 누군가 반대쪽 아파트를 쳐다보고 매 시간만 되면 불이 꺼진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고선 한 명씩 죽어나간다. 그리고 그 비밀을 파헤쳐간다. 여기서 달라진 건 강풀 원작의 플롯을 가져오지 않음으로서 오로지 오세진(고소영)의 시점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다는 거다. "어떤 죽음을 목격하고 그 비밀에 대해서 파헤져 간다" 라는 아주 기본적이고 진부해빠진 이야기 전갤 안병기 감독은 또 한번 가져온다. 이 떄 주인공의 성은 역시 여자다!(그의 작품 모두가 아니 대개의 공포영화들이 여성의 시점에서 이야길 이끌어나간다)

 

  또한 원작에서 크나큰 역할을 했던 장형사는 영화 속에선 지극히 전형적인 형사로 변신한다. 궁금하다면 이런 식이다. 매 시간만 되면 사람이 죽어간다는 오세진의 말을 믿지 못하는 장형사(강성진)는 계속해서 사람이 죽자 의문을 느끼고 아파트를 수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결국 아파트의 비밀을 알게된다. 그리고 과거를 추억한다. 그리고 끝! 인물에 대한 감정, 성격묘사 어떤 것도 그의 무미건조한 행동 앞에서 그렇게 다 묵살된다.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건 감독은 이야기를 가져왔지만 그 이야기 마저도 잘 그려내지 못한다. 이야기만이라도 똑바로 전개시켜나갔다면 이 정도의 흥행참패는 오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원작과는 철저히 달리하기 위해 넣어진 영화 적 장치인 맥거핀 또한 매우 거슬린다. 나름대로 영화 속 주제의식(현대인들의 외로움,고독, 소외감으로 인한 희생)을 위해 넣은 것(지하철에서 동반자살하려던 여자가 죽고나서 오세진에게 계속 찾아온다. 시뻘건 옷을 입고, 영화의 직접적 원귀 역시 빨간 옷을 입고 있다)이라지만 이야기의 전개상황에서 장애물로 작용하는건 뭘까?       

 

  또한 주제의식을 구현하기 위해 쓰여진 말도 안되는 억지설정! 정말 아무리 못되먹은 세상이라지만 아무 이유없이 다리가 불구인 불쌍한 소녀를 학대하고 그 소녀가 원한을 품고 죽어서 원귀가 된다는 건 정말 억지스럽지 않을수 없다. 상황은 이렇다. 그들은 처음에 정말 잘해준다. 그렇게 잘해주던 사람들은 갑자기 돌변한다. 사람은 사람인지라 참을수 없는 악한 본성을 소녀에게 발휘한다는게 영화 속 인물(귀신 집에 살던 어떤 청년)이 설명하는 이유. 그럼 인간은 원래부터 악한 존재였다는 말? 도저히 말도 안될뿐더러 설명도 안된다. 그냥 감독은 무턱대고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기가 말하려고 하는 바를 들으라고 한다. 꾸역꾸역 받아쳐먹는 영화 속 불쌍한 소녀처럼 관객들에게도 꾸역꾸역 받아먹으라는 것처럼 생각할수밖에 없는 일이다. 참 불성실한 태도다!

 

 

  영화 [아파트]는 원작과 비교할수밖에 없는 영화다. 인터넷 만화였지만 워낙 유명했고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팬들 역시 영화화 하는 만큼 원작의 대한 훼손보다 이름값을 할수 있는 영화가 나오리라 기대감도 가졌으리라. 하지만 안병기 감독은 질투가 많은 자라. 절대 원작의 뛰어난 점은 질투나서 쓰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결국 영화는 원작을 능가하지 못한다. 만일 원작이 없었다면 그의 영화가 이리 혹평을 받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흥행참패를 관객에게 묻기보단 그보다 잘난 원작이 있었던걸 감독은 원망해야 할 것이다.

     

출처 : 영화일기&영화세상
글쓴이 : 영화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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