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을게다 갈피갈피 기쁨과 한숨과 눈물과 비릿한 젖내와 희미한 오줌 얼룩과 풋내기 어미의 하얀 솜털 간지러운 스물네 해 오롯이 저당 잡힌 비망록 그 무렵 내 하루는 온통 너뿐이었다. 첫사랑 앓는 단발머리 계집애처럼 온 마음을 사로잡은 작은 우주, 너를 향한 경배 황홀한 홀림의 날들 꽃잎 같은 네 작은 입술 꽃망울 터지듯 신비로운 첫 옹알이 앙증맞은 작은 발로 세상을 뒤흔들던 첫 걸음마의 환희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열 감기에 홧홧한 어린 몸 어루만지며 근심으로 지새우던 숱한 밤의 기억 세월이 주는 선물로 아기는 봉긋한 가슴의 작은 숙녀가 되고 손 뻗으면 닿지 못할 곳으로 조금씩 멀어져 가는데 자라지 못한 앉은뱅이 어미 엉겅퀴처럼 휘감는 욕심에 눈멀어 살가운 말 한 마디 따듯한 포옹조차 인색했구나. 너를 위한다는 변명으로 구속했던 옹졸함을 용서해라 동일시의 이유를 들어 전횡을 일삼던 어리석음을 용서해라 고백하거니와 가파른 희망일수록 절망은 더 깊다는 걸 알면서도 집착하는 여전히 못난 어미일 것임을 용서해라 차라리 등 뒤를 지키는 그림자 되어 네가 뒤돌아볼 때마다 환한 얼굴로 배냇짓 하는 갓난아이고 싶다, 백치 같은 어미이고 싶다. - 글. 조영조 - |
출처 : 경남북 중년의 행복찾기
글쓴이 : 그란츠 원글보기
메모 :
'신문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노래 원하는 부분만 편집하기- Gold wave 사용 (0) | 2006.11.27 |
---|---|
[스크랩] 영국 유력일간지 "한국은 인터넷의 미래" (0) | 2006.11.25 |
[스크랩] 고려대 정시논술고사 기출문제(2006) (0) | 2006.11.25 |
[스크랩] 꼬인 인생길 벗어나기!! (0) | 2006.11.25 |
[스크랩] 만복사저포기(금오신화) (0) | 2006.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