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의 신문을 보는 사람들
전도연과 한국영화, 칸을 넘어 세계로
전도연이 ‘칸의 여왕’ 자리에 섰다. 전도연은 미모에 얼마간의 재능이 얹혀지는 여느 여배우의 길이 아니라, 영화와 영화 속 주인공에 온몸을 던지는 投身투신과 열정의 길을 한걸음씩 내디뎌 세계 최고 권위의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 상을 따냈다. 전도연은 수상작 ‘밀양’에서 잔인한 삶을 호되게 앓으며 힘겹게 救援구원을 찾아가는 주인공 신애를 그 자신의 몸으로 앓아냈다. 뉴욕타임스가 “전도연은 지난 몇 년 침체에 빠져 있던 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했을 만큼 그의 연기는 칸을 매료시켰다. 전도연은 10년 전 멜로영화 ‘접속’과 ‘약속’으로 출발해 한때 ‘눈물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여배우들의 더 예뻐보이려는 집착과 强迫강박을 벗고 새로운 성격에 도전하는 다양한 역할들을 自請자청해가며 연기에 幅폭과 깊이와 울림을 더해 갔다. 그 길을 걸어 한국 여배우들에겐 무덤이나 다름없다는 30대 중반에 세계 정상에 섰다. 전도연이라는 별은 그래서 더욱 빛난다. 한국영화는 2002년부터 3년 동안 세계 3대 영화제 칸·베를린·베니스에서 임권택·이창동·김기덕 박찬욱 감독이 잇따라 수상하며 세계 영화계에 한국영화의 주소를 새겼다. 1950년대 구로사와 아키라를 앞세워 세계로 나선 일본 영화나, 1980년대 말부터 장이머우와 첸카이거가 이끌던 중국영화의 飛翔비상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몇 년 사이 한국영화는 안팎으로 주춤대고 있다. 평균 제작비 50억원이 넘는 거품 속에서 지난해 개봉한 110편 중 90편이 적자를 봤다. 해외 수출은 70% 넘게 사 가던 최대 고객 일본에서 한류붐이 급속히 식어 가면서 지난해 68%나 줄었다. 이번 칸 영화시장에서도 계약액이 작년 절반밖 에 안 됐다. 전도연과 ‘밀양’은 한계에 부딪친 한국영화가 여전히 힘과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일깨웠다. 한국영화의 과제는 이 칸의 자신감에 무엇을 어떻게 더해 세계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어젖힐 매직 열쇠를 손에 쥘 수 있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2007.05.29자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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