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그리는 수채화는 더 아름답다
넉넉하고, 수수하고, 소박하고,정겹고,신선하고,그리운 향수까지...
그 아름다운 빛깔을 산에갔다 오는 길에 스케치 해 보고.
시골의 향기,바닷가의 향기가 폴폴나는...자연이 주는 늦가을의 정취도 살짝 담아 보고...
망산에서 내려 와서 대나무 대문을 열고 나와 곧장 쓰러져 갈 늦가을에 나의 흔적 남겨보고...
망산 등산로 입구에 장을 펴는 아지매는 ...
시금치,고사리, 무, 산나물등 갖가지 말린 나물을 등산객 상대로 파는 간이노점상...시금치 한단에 2,000원
사 가려고 해도 차가 너무 멀리 있고, 포켓속을 뒤져보니 땡전 한푼도 없어서 그냥 발길 돌리고.
야속한 기분이었을 아지매 잘 사게 생겼는데 돈만원어치 팔아볼라캤더마는...쯔쯔 왜 돈이 없다는건지...씁쓸
검프족 남편은 제 갈길만 가지 옆도 뒤도 안 돌아보는지라 내 주머니에 땡전 한푼 없는지도 모른 채...
밭에서 캐 온 시금치가 다시 물어보니 두단에 3,000원 달란다 사가고픈데,호박,참깨,콩까지 다 아지매네 밭에서
직접재배한 것, 영감이 들고 나가면 뭐라고 해서 살짝 들고 나온다고?, 왜냐고 물으니 자식들 주지 말라꼬 팔면 몇푼된다꼬 그 난리를 피우느냐고...하여간 남편들이란 체면과 자존심만 살아가지고...
와우 호박은 지금 사는것이 가장 좋대요 이 호박 다 떨이하라고 10,000원에 준다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도 참깨 한되를 사게 되네 한되 25,000원 ㅎㅎ 난 참깨를 기름 짜려고 사는게
아니라 깨소금 볶아 먹으려고... 부부금슬도 한몫 하므로...
검프족 남편을 불러 돈을 지불하게 하니...아지매가 웃는다 금니가 환하게 빛나는 오후...
참깨랑 콩이랑
시금치도 어찌나 고소해보이는지 사 가고픈데, 학동에는 시금치도 많이 심는 곳이라...
나 말고도 이쁜 젊은 새댁이 와서 한보따리 사 가고...
비를 맞으며 이곳에 와서 오후까지 길 위에서 걷는다
늦가을의 들녘. 점차 쓸쓸모드로 가고...
담쟁이 가득한 돌담을 보면 눈물이 난다. 시골집 돌담길 돌면 그리움이 묻어난다. 그냥...
저 집에는 따끈따끈하게 장작불로 군불 때는 온돌방이 있겠다
돌담아래 밭고랑에 단맛 가득 밴 무들이 푸른 머리 헝컬고 서 있다
김장할때가 꼬박꼬박 다가온다
버스정류장, 이곳은 명사 ,다음정류장은 홍포...저 아지매는 신통하다 혹시 비가 오더라도 비를 피하고
또 한가지 버스를 타려고 오는 사람들에게 팔아보겠다는 작전을 세운듯...푸르디푸른 시금치가 데쳐서 무치면
단맛나겠다 시어머니가 싫은 사람들도 시금치는 많이 먹어 두는 게 좋다 철분이 많이 함유하였으므로...
이런 것 처음 본다 '문어건조장'이란다 신기하다 그물속 건조장에서 문어들이 매달려서 물기를 털고 말라간다.
파리한마리 얼씬 못하게... 이런 모습 처음본다...바닷가 마을에 오니별별 것이 다 신기하다
명사초등학교 , 바닷가 작은 학교가 이쁘다 이순신장군상도 있고 신사임당상도 있고... 정말 이곳은 운동장에서 공 쎄게 차면 바다로 빠질곳이다 학교 담장 너머가 바다니까 ㅎㅎ
겨울이 내리는 망산아래 명사마을...
고독이 달려 오는 기분이다. 겨울이가 산밑마을을 물들인다 ..
명사해수욕장 앞 공터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가득하고..
길 물어서 망산으로 오르는 멋진 신세대가족 ..요즘은 태어나서 몇달만 지나면 아빠가 업고 산에 오른다
참 보기좋다 아이들이 산을 가까이하면 바른 심성으로 착하게 클것 같다는.. 멋진 젊은 부부들 산 잘
다녀오라고 인사도 건네고..
갈비,곰솔,.. 거제도의 토박이 말이다 , 소나무 잎새들이다 겨울아침 추운 아궁이에 불 부치는 불쏘시개로 제일좋은 미살개(불쏘시개) 어찌나 탐스러운지 발길이 떠나질 않으려네...난 어쩔 수 없는 촌년이다,ㅎㅎ
붉어서 서러워라 ...이름도 모른다 하지만 정열의 붉은 열매가 좋다.
네 이름이 구절초냐???
길 지나는데 곳곳에 이렇게 소나무잎새가...옛날 갈비 긁던 실력으로 긁어 모아 보았다...손끝에 만져지는 기분이 좋다. 고향에서 느끼는 아릿한 옛맛 ...겨울산에 올라서 나무하던 시절 사근다리도 톡톡 부질러 모아 엉성하게 묶어서 이고 집으로 왔던 ...겨울방학 때 산에 간 기억 몇가지 중 땔감을 마련했던 고사리같은 조막손이 고왔던
그애가 바로 나였다. ㅎㅎ 그렇게 그리운 기억도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날씨가 거무티티하다...비가 오고 또 올것같다 ...사흘째 비요일이다.
이제 집으로 갈라꼬...
길을 걷다보면 길위에는 볼것도 참 많다 이런 길위에서의 걷기를 작은 '미니여행'이라고 이름 붙여 본다.
차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다대갯벌을 보려고 차창밖으로 고갤 내밀어보고...
아주 조금 갯벌이 드러났다 ...사실은 아침에 이 갯벌에 내려서 관찰을 해 보려고 했는데 남편이 뒤에 차가 따라와서 안된다며 억지로 태워 가 버렸다 갯벌을 조금 더 직접 체험 해 보는건데...아쉽다.
갯벌... 썰물 때 드러나는 지역만을 가리켜 갯벌, 또는 간석지라고 부른다
갯벌은 크고 작은만, 석호 ,강어귀에서 볼 수 있다.
거제도 다대갯벌... 정화작용으로 최고인 갯벌.. 제법 많았던 거제도의 갯벌이 점차 사라진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환경공해며 자연적인 오염을 정화시켜 줄 갯벌, 앞으로는 더 사라지지말기를...
남쪽의 망산에 갔다가 집이 있는 동쪽으로 돌아왔다 꼬불꼬불 해안도로를 타고
오다보니 동백꽃이 지천으로 피어나서 붉은 유혹을 서서히 시작 하였다
겨울꽃, 그 몸서리치도록 붉은 동백꽃을 보러 또 짬을 내야겠다...
참 살맛나는 세상이다.
('08.11월9일 일요일 망산을 다녀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