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콧물이 훌쩍훌쩍 감기가 찾아왔습니다
요 감기는 온 가족들을 빙 돌아가며 골탕을 먹이지요
그래서 유자차를 마시고 정면으로 맞붙어 보기로 하였습니다.
정면승부란 이불 뒤집어 쓰고 눕는것이 아니라 거친 바람이 엥엥 부는 들판으로 나가는거지요
목에 달라붙은 감기가 간질거리며 코로 가더니 어깨,허리,머리로 에워싸려는 찰라
그 낌새를 채고 눈치빠른 소지맘이 감기 쫓으러 수웅 ~~ 출발했습니다.
나갈때는 언제나 친구인 디카랑 함께 가는 것 잊지 않지요...
첫번째 만난 풍경입니다
집옆에 있는 망산 등산로에 갔습니다 이곳은 거제도의 동쪽끝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우리동네는 동백꽃이 흐드러집니다.
산에서 00마트 아짐을 만났습니다 제가 모델이 되어줘야 한다고 우겨서 이런 사진을 찍어 드렸습니다
무려 스무장이나 찍었지요 작은 앨범을 만들어드려야겠습니다.
꼭 소녀같습니다.
참 해맑은 웃음입니다 ...언젠가 제가 사진을 제법 잘 찍게 되었을때 우리동네 어르신들 인물사진을
다 찍어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돌탑에다 돌을 얹었습니다 소담이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수능을 보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남들은 수능빨이 용하다는 전국의 기도처가 있는 사찰도 가고 별별 정성을 다쏟는데 저는 조용히 뒷산에 가서
돌탑에 돌 하나 얹었지요.
돌감낭개는 마지막 잎새를 떨구고 작은 땡감하나가 도르르 굴러 나와서 오똑 서더군요
작은 땡감이 추울까봐 떨어진 감잎으로 이불을 만들어 그 위에 올려주었지요...수능일이 박두하니 모든것이 예사롭게 안 보입니다. 무엇이든 봉사를 해야할것 같기도 하고 ...
작은 정성이라도 베풀어야 마음이 편할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걸었던 숲길도 오늘은 무엇이든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작은 관심이라도 기울인다면 숲이 좋아할지도 모릅니다.
빨간 단풍잎새가 인사를 합니다...반갑다구요...그리고 늘 기억 해 달라는 듯 바람결에 너울거리며
절 기쁘게 해 주었지요... 숲에 오면 작은 풀잎이라도 반가이 인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산에는 아이비가 나무를 가득 감아 올라갑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예쁩니다 산에 가득한 식물이지요
멀리 바다에 떠 있는 섬은 동백꽃이 울창한 지심도입니다 한겨울에도 동백꽃이 가득 피어나서 섬을 붉게붉게
물들이고...사랑하는 연인과 이 섬에 몰래 숨어들어 사랑을 꽃피운 어느작가가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섬이기도 하지요
작가는 이 섬을 배경으로 좋은 글을 탄생시켰고 사람들은 그런 이유로 더욱 섬을 아름답게 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붉게 타오르는 동백꽃을 보러 지심도에 가 보고 싶습니다
이가 뽀득뽀득 갈리더라도 동백꽃이 선연하게 섬을 뒤덮는 풍경을 꼭 보고야 말겠습니다.
바다 저멀리서 해풍이 쏴아하고 달려옵니다
섬의 동쪽 해변길을 걸으면 11월의 섬은 이런 모습입니다
어찌보면 발레를 하는것도 같고... 어찌보면 잘 생긴 아이같기도 합니다.
늘 그자리에서 해풍을 맞으며 서 있는 팽나무는 마치 사람을 닮아가고 싶은지 ...꼭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모습입니다.
11월은 이제 겨울옷을 입는 모습입니다 바다는 더 푸르게 ...거제의 물빛은 겨울이 옴팡지게 제 빛깔을
들추어 냅니다.
제가 좋아하는 등대가 바다 저 멀리로 보입니다
두 등대는 늘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그리움에 못견디고 찾아오는 연인들을 따스하게 맞아주는 등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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