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저녁연기 모락모락 피어 오르면...

이바구아지매 2008. 11. 1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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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산행을 하고 마을길로 내려오다

뉘집에서 저녁밥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불때서 밥하는 그집이 궁금하였다

장작불때서 무쇠솥에 밥 지을까?

뒷산에서 사근다리 많이 주워  아궁이속 활활 불붙여서 밥할까?

그집에서 나는 연기가 우리엄마 밥 짓는 냄새랑 닮았다

밥 맛이 참 좋겠다

막한 밥 , 된장국 한숫갈 떠 고봉밥 먹으면 배 부르겠다

울 엄마가 생각난다

조금 가난해보이지만 ...인정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겠다.

 

 

 

 저녁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집에는 울아부지 같은 사람이 저녁밥을 기다리고 있겠다

바닷일 하고 왔는지 경상도 사내같은 아부지는 바쁜 엄마를 절대로 도와주지 않는다

아직도 에헴하고 밥상 기다리는 울아부지같은 모습이다

막걸리도 한잔하셨겠다

밭에가서 배추손보랴 땔감준비하랴,밥하랴 ...울엄마같이 바쁠것만 같은 그집엄마는 숭늉까지 대령해야겠다

반주한잔 또 준비하고...

 

 

 

 뒷곁에서 캥캥거리는 복실이 밥도 챙겨주어야하는 그집엄마는 꼭 우리엄마 닮았다

그집엄마는 우리엄마랑 몽창스레 닮았다

일복많은 엄마인갑다

 

 

 

밤새도록 팔,다리,허리 아프다고 끙끙 앓다가 새벽같이 일어나겠다

어둠 가시기전에 일어너서 또 밥하고 나무하고 밭에도 가겠다

울엄마랑  똑같다...그래서 짠해진다.

 그집 엄마는 언덕위의 감은 까치밥으로 남겨 두었는갑다

울엄마처럼 겨우내 까치가 굶어 죽을까봐 까치밥을 남겨 놓았는갑다.

길 가다가 쳐다보니 그집엄마랑 우리엄마가 똑 같은 일만한다

밤에도 똑같이 꽁꽁 앓으실게다

 

 

 

 

 저녁연기 모락모락 나는 그집앞을 지나니 울엄마 생각난다

 

 

 

 밤이 내리는 골목길을 걸어가니 울엄마 생각난다

밤에도 아부지가 한잔하고 싶다시면 군소리않고 찹찹한 바람안고 나가 술상 봐 오던 울엄마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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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비
  • 2008.11.13 14:06
  • 참  아름다운 댓글하나

     

                       어떤 마을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많이 떴다.
    개울물 맑게 흐르는 곳에 마을을 이루고
    물바가지 떠 담던 접동새 소리 별 그림자
    그 물로 쌀을 씻어 밥 짓는 냄새 나면
    굴뚝 가까이 내려오던
    밥티처럼 따스한 별들이 뜬 마을을 지난다.

    사람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


                               -도종환-


    사진을 보니 이 시가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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