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장승포의 밤

이바구아지매 2008. 12. 18. 14:02

 

 

 

 

 

장승포에 밤이 내립니다 

어둠은 이불처럼 온 세상을 휘감습니다.

 

 

 

어둠이 내리면 가로등이 외로운 나그네의 발걸음에  잠시나마 빛을

내려주지요 .

 

  

 

 장승포의 밤은 바다로부터 시작됩니다

밤 바다를 내려  다 보려고  벤취에 앉아 보니 너무 추워 엉덩이가 오그라붙습니다.

 

 

 

 

 

섬을 휘감아 도는 것은 어둠만이 아니라  바다를 조망하며 두어시간 걸어가는

해변길이  휘감아 함께  돌지요

가끔씩 산에서  푸지직하며 달려 내려오는  노루가  아스팔트길을

가로 질러  길 한가운데 오똑 서  귀를 쫑긋거리며 놀라게도 하고...

아주 가끔은 산고양이가 검은 밤 바다 옆  풀숲에서 두 눈에 빛을 내며 바라보기도 하여

혼자 걷는 길은 아주 무섭기도 하지요

하지만 용기를  내어  걸어갑니다

 검은 고양이를 사진속에 담으려니  고양이의 모습이 어찌나 섬뜩한지

사진을 찍었다가 그만 다 지워버렸습니다

밤에 본 검은고양이는  사람을 핥킬기세였거든요

온갖 무서운 고양이의 이야기가 눈 앞에 서더군요.

 다행히 고양이가 먼저  검은 바다쪽으로 달아났지만 그 섬뜩함이 아직도  내 앞에 고양이가

 날카로운 표정으로 덤빌것처럼 서 있는 느낌입니다.

 

 

 

 

오늘같은 날 밤 풍경은 사진속에는 그닥 폼나게 찍히지 않습니다

겨울 바람이 창창 불어야 가시거리가 아주 멀리까지 보이고 , 바다위의 환상적인 

화려한 불빛의 이어도(부산 송도의 화려한 불빛)같은 도시가 나타나는데 

오늘밤은 달덩이도  참으로 볼품없습니다

   쫄깃쫄깃 익반죽하여 뜯어 넣고  수제비해 먹어버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들고 단단히 벼르고 나왔지만  생각처럼 쉽지를 않군요. 

아쉬움의 분풀이로 닉스모텔을 찍어 보았습니다.

 

  

 

장승포항입니다.

 

 

 

 

 

장승포항구는 밤 바다가 무지 아름답습니다 

조선소 사람들은 겨울 밤 바다 낚시도   즐깁니다 

 

 

 

 

바다밑으로 선 불기둥을 한동안 바라다 보았습니다

검은 밤 바다는 불빛에 그믐밤의 바닷물을 어디론가 몰아가고 바닷가는 물기사라져

더욱 쓸쓸해 보입니다

오늘이 몇물인지 바닷물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검은 빛 바다 위에

묶여진 밤 배만  갱변에서  기우뚱거립니다

이제 바다를 떠나야겠습니다.

 

  

 

며칠후면 크리스마스로군요

크리스찬이 꼭 아니더라도 12월은 마냥 좋습니다

축제같은 화려한 불빛으로 장식하기도 하고

그렇게 밝아지는 것 좋지 않나요?

항만식당 앞이로군요   해물탕이 아주 맛있는 식당으로 소문 난 곳이지요.

 

 

 

 

 

 겨울 밤 화롯불같은  풍경은 보기만 해도 따사롭습니다

저 불위에다 고기를  지글지글 구워 먹겠지요

길 지나가다가 어느 식당 뒷켠에서  만난  풍경입니다.

 

 

 

저 숯불에 손 쬐어도 따뜻하겠고 고기 구워먹어도 고소하고

고구마나 밤을 구워 먹어도 참 맛이 나겠습니다. 

 

 

 

 

바다를 지나 큰 길로 터벅터벅 길 걷다가 새장승포교회의

크리스마스가 오는 풍경을 만났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작은 꼬마등을 달고 깜빡거립니다

ㅎㅎ 참 잘 오셨다는군요

 마치 기다리고 있기나한듯... 

아는 분을 만났는데 교회에 들어가자고 잡아 끌어서 들어갔다가 나왔어요.

 

 

 염광교회입니다 

 

 

 

집 근처의 옥수교회입니다 

장승포는  깊은 밤속으로 빠져듭니다

겨울 밤속으로 ...운동을 마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갑니다

내일 밤 또 다시 장승포의 겨울밤속으로 걸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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