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비 오는 날의 수다

이바구아지매 2009. 3. 6. 10:50

  

오후 1시경 옥녀봉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아침부터 꾸무리하던 날씨가 언제 비를 뿌릴지 오마조마하여

비옷까지 단단히 챙겨서 베낭에 넣고  힐끔힐끔 하늘을 쳐다보며 애광원쪽으로 오르니

언덕배기 아래 양지쪽에  하얀  매화꽃잎이  바람에  날려 와  발밑에 눕는다.

우중충한 날씨에도  기분이 하얗게  밝아진다 .

곰솔이 가득한 산 초입에 올라서니 밭언덕에서 노란 민들레가 봄을 물어다 놓고   반긴다

어느새 비를 이고 선 하늘이 무겁다고  빗방울을 뚝뚝 흘린다

빗방울은 점차 굵어지더니 후드륵후드륵 두 여자를 겁 먹이고 ... 산 오르기 이제 어쩐다?

두 여자 산을 오르다 비를 맞으며 갈등하고 섰는데

이런 꼴을 발견 한 남자가 먼 발치의 애광학교 민들레식물원에서 소리친다

"비 그으면 산에 가세요  여기로  오세요.  산성비 맞으면  감기 걸리고 몸에 해로워요."

하고 손 모아 입에 대고 소리치는 남자...

"그럴까요  고맙습니다"

"우리 비 멎으면 가요 그게 좋겠죠 "

그렇게  두 여자는  비의 훼방으로 산행을 포기하고 민들레 식물원으로 찾아 들었다.

 

 

 

 

노란 민들레꽃이 가득 핀 민들레동산 

 

 

 

 

↑함께 간 사진모델 ...함께 운동다니는 그녀도 파피꽃처럼  매력적이다. 

 

애광학교에서 가꾸는 예쁜 식물원 

이 곳 식물원 이름이 뭐녀고 물으니 아직 이름이 없단다 '민들레식물원'이라고 이름 지으면 어떻겠냐고

 하였더니 참 좋은 이름이란다  민들레집이 따로 있으니 겸해도 좋을듯 하다고.....

 

  

 

 

이 꽃이 파피꽃 맞나요?ㅎㅎ 사자모리오빠?

 

 

 

파피꽃,캘리포니아에는 파피꽃 축제도 있다는데...

 
 

 

 

 

 

 

따끈따끈한 허브차를 대접 해 주신 김세중씨 

꽃이 가득한 식물원에서 허브차를 마시니  비 오는 풍경이 더 멋진 분위기로 up up...

 

 

 

예쁜 꽃들이 정말 많았는데 이름을 다 까 먹었다. 

 

 

 

 

 

 

 

비 오는 날 , 꽃과 차  , 그리고 소지맘

 

 

 

이 예쁜 노란꽃이 바로 자스민

이 곳을 가꾸는  세중씨의 자스민이야기...정말 즐거웠다

가짜자스민도 있다고 알려주었고...향수로는 은은한 자스민향수가 최고라고...

 

 

 

 

꽃가꾸기를 열심히 하는 애광학교 학생의 모습도 기억속에 팍 꽂히고...

 

 

 

 

비 옷 입고 장승포항을 돌았다

운무 가득낀 바다의 매력 파도, 고기 잡아 배에 싣고 돌아오는 어선에 괭이갈매기가

환장하고 달려 드는 날 하얀등대에서 만난 아저씨는

청승스럽게도 커다란 카메라를 부둥켜 안고 비를 맞으며 장승포를 쏙쏙드리 캐러 다닌다고...

오늘은  장승포를   50번째  방문한 뜻 깊은  날이라며,    장승포의 대표적인  맛집을 가르쳐 달라고 하신다

비 오는 날 등대를 싸 돌아 댕기는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으니

세상에는 참 재미나게 사는 사람들도 많구나

이렇게 비 내리는 날 , 비를 친구하고 댕기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빛깔일까?

 

두 여자는 비를 핑계로 큰 소리로  깔깔대며  온갖 수다를 내질렀다.

 두 여자는 장승포의 애광원쪽의 민들레식물원을 돌아 장승포 5구 하얀 등대와 1구의   빨간등대를 찍고

지심도가  코앞에 보이는 정자에서 비를 그으며 구워 간 고구마와 원두커피와

토마토를 먹고 4시간씩이나  빗속으로 싸돌아댕겼다.

비를 머금고  피어나던 설유화의  작은  꽃잎과

진달래를 닮은 연산홍이  피어나던 모습이 어찌나 고운지... 비 오는  날의 수채화도  왕창 그리고

일상에서 먼지처럼 쌓인  스트레스도 몽땅  빗줄기에 실어 쫓아 보내고 ...

챙이 있는 모자위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목젓이 보이도록 깔깔대다가

   폰으로 확인한 시간이 오후 4시...

"옴마야, 빨랑 밥하러 가자  쫓겨 나겠다"

마음이 급해진  두 여자가 달리기 시작했다

물웅덩이도 펄쩍 뛰어 넘고 자갈길도  쏜쌀같이 달리던 두 여자

↙동쪽으로 달리고

서쪽으로 달리고

 

집에도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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