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거제 공고지(1)

이바구아지매 2009. 4. 13. 18:00

.2009년 4월12일 이번주엔  직장동료의 결혼식이 있어 참석하느라고 제대로 된 산행을 못하게 되어

아쉽지만 오후에 잠깐 공고지를 다녀 오기로 하였다  집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 2시를 한참 넘겼고 일찍부터

 움직인 탓에 피곤하고 졸린다는 남편더러 10여분 와현해수욕장  주차장에서 눈을 좀 부치게 하고  가나를 데리고

하얀 떡가루같이 고운 모래가 해변가에   펼쳐진 와현해수욕장에서 한 동안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하며 놀았다.

 와현해수욕장은 오래전부터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오늘도 그 빛깔은 여전하다.

 젊은 연인들이  다정히 손 잡고, 혹은 어깨, 또는 허리에 휘감은 사랑스런  모습을 놓치기 아까워 햇살이

 내려앉아 은빛물결 찰랑이는 바다와  함께 실컷 사진을 찍었다.

시간은 파도에 쓸려가는 모래알처럼 금방 씻겨가서 까딱잘못하면  오후의  짧은 시간에 공고지를  다녀오지도

못할까봐 잠든 남편을 억지로 깨워   동쪽으로 바닷가를 따라 10여분쯤  걸었더니

 "예구마을"이  나온다 .

몇년 전 이 길로 공고지를 한번 다녀 온 적이 있다.

 그 때는 한여름이었고 더군다나 가나가 어려서 업고 공고지 산능선을 힘겹게 올라

죽을고생을 했던 기억..  그  해 여름, 가나는 아토피로 무지 고생하였고  그 와중에  친정식구들과 

 공고지를  찾아 간  8월의 날씨는 또 유별나  화끈거리며 톡톡쏘아대는 더위,  아토피란 놈은 더울때나 추울때  더 창궐하여   아프게   혹은 가렵게  괴롭히는지라  어린것이  제살을 긁어 피범벅을 만들었고...   아이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으로  함께 울었던  그 때의 악몽은 잊을 수가 없다.

 아이를 업고 푹푹 찌는 불볕더위에 산능선을 넘는다는 것은 엄마이기에 가능했던 일...

다행히 지금은   포근한  4월이며   작년부터 시작한 산행으로  체력도 어느정도 단련이 되었으니

오늘 공고지를 찾아가는  기분은 가벼운 깃털같다.

공고지는 수천그루의 종려나무와  동백나무,수선화꽃, 설유화, 아이리스꽃,군자란, 등 수십종의 식물들이 자라는

나무농원으로 만들어져 있다.

 40여년전에 이 곳을 찾아 든 강명식씨 부부가 평생을 받쳐 가꾼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자연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거제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관광명소다.

지도에는 존재하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공고지 ...그 신비한 원시림속으로

 훌쩍 커버린  가나와 함께  걷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예구 바닷가를 따라서  낚시하는 풍경을 보며  앞으로 직진하여 가는...

 

 

 

 

 

가나도 두번째 와 보는 곳 ... 사진으로 남겨두어야지... 가나는   기억하겠지 ...  예구 바다는 4월의 햇살에  금빛으로

 찰랑거렸다고  ...

 

 

만선인 고깃배가 들어오니 갈매기들이 떼지어 날아든다.

비린내에 환장하는 갈매기들...

 

 

 

 

 

 

 

 

아빠의 스틱을 잡고 부지런히 걷는 가나

 

 

공고지, 겨울에도 푸른 잎을 간직한 종려나무가 수천그루씩이나 숲을 이루고 있는 곳

2005년 유상욱 감독, "종려나무 숲" 의 영화 촬영지이기도 하였던  곳 ...김민종,김유미가 열연하였다는데 보지는 못했다.

 

 

 

드디어 공고지 산능선을 향하여 오른다. 갑자기 어디서  키가 훌쩍 큰 외국인이 새치기하듯 끼어들더니 성큼성큼 잘도 오른다.

 

 

가나랑 아빠랑...

 

 

 

 

 

공고지 가는 언덕길에는 이런 집도 있다. 아직은 옛모습으로지만 머지 않아 화려한 펜션이 들어설것 같은 예감이 들고...

 

 

 

 

 

 

 

 

에구 수선화가 다 시들었다

공고지의 봄은 수선화가 수 놓는 풍경이 장관인데 ...3월 20일경에서 4월초까지 수선화가 펼치는 노란세상에  흠뻑 물들다가 돌아간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을지경이라고 감탄한 글 많이도 접했는데...

 

 

 

 

 

 아니 으름나무가?

벌써 한 여름 같다 으름나무가 푸르게푸르게 ...예쁜 꽃도 피우고 ...

으름열매는 한국산 바나나라고 부르기도 하며  맛이 아주 좋다.

 

 

 으름덩굴

 

 

꽃터널...

 

 

바라다 보이는 섬은" 내도 " 일명" 안섬"이라고 부른다

내도섬 다시 봐도 아름답다 저 섬 뒤에는  그 유명한 "외도" 일명 "밖섬"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내도와 외도는 부부섬이다. 두 섬 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섬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멀찌감찌로  해금강도 보이는데...

 

 

 

어라 사진이 ...이건 내가 원한 사진이 아니네 내도를 배경으로 찍어 달라고 요구하였는데 내도를 싹둑  잘라먹다니...

 

 

꽃 터널로 지나가는 연인들의 뒷태 ...

 

 

흰 수선화 ...노란수선화보다 수명이 조금 긴 듯 ...흰 수선화도 지고 있었다.

 

 

공고지의 꽃과 나무터널은 450개의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운치가 그만이다.

거제의 외도보타니아가 서구의 조형미를 가진 곳이라면 이곳 공고지는 자연을 그대로 살려낸 동양의 미라고 생각된다.

 

 

종려나무 숲 ...수천그루의 종려나무가 낙원을 이룬 곳 .

 

 

종려나무 숲에서... 40년전에 이  숲 속에 들어 와서 끈임없이   노력한  열정을 생각 해 보니 그분들의 노고에 고개 절로 숙여지고.

 

 

무인꽃 판매대... 아이리스꽃과 조팝꽃 한 다발에 단돈 1,000 이며 살 수 있는데 가끔씩 젊은 연인들이 꽃을 사서

 서로에게 건네며 좋아하는 풍경이 참으로 아름다운 영화같았다는...

 

 

원시림속으로...

 

 

 

 

 

아주 오래 된 나무 ...적어도 600년은 넘었겠지?

 

 

 

 

 

 

 

 

두 나무 사이로 ...

 

 

공고지로 들어와서 늙어버린 노부부를 생각하니  그분들의 노고에  진한 감동의 물결이 다시 일렁이고 ...

 

 

 공고지의 돌들은 모두가 몽돌이다.

 

 

공고지 몽돌해변 ...하얀 햇살이 바다에서 찰랑인다.

 

 

공고지로 들어 온 노 부부가 평생동안 쌓아올린 몽돌, 돌담 ...  몽돌돌담 너머로 보이는 내도의 빛갈도 환상이고.

 

 

 

 

 

 

 

 

누구든지 평생 외길의 노력을 기울이면 이런 멋진 작품이 태어나겠지.

 

 

 공고지 몽돌해변을 걷고 잇는 사람들 ... 그림같은 내도섬에는 또 누가 살고 있는지? 멀리로 예쁜 집들이 수채화속

그림처럼 보인다.

 

 

 이 보다 더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모두가 그림이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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