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스크랩] 죽을판 살판! 조선 최초 여자 연예인 부활

이바구아지매 2006. 9. 1. 16:12
죽을판 살판! 조선 최초 여자 연예인 부활

19살 여고생 남사당 바우덕이 열연, 130년 전 실제 나이와 같아
영화 ‘왕의 남자’ 모티브, 매주 토요일 안성 바우덕이 상설공연

 

 지난 주말이었던 26일 서울의 청계천 빌딩 숲 사이에서 짜릿한 외줄 타기를 선보였던 어름산이 박지나(19)양. 2.5m 높이의 외줄 위를 아찔하게 넘나드는 어린 소녀의 모습에 모여든 구경꾼들의 박수소리가 그치는 줄 몰랐다.

 

 지나양이 열연한 바우덕이는 조선 최초의 여자 예인, 김암덕을 연기한 것이다. 바우덕이는 조선 후기 줄타기 하나로 대원군에 의해 ‘정삼품 옥관자’라는 벼슬까지 받았던 인물이다. 지금 안성에 가면 130여 년 만에 부활한 바우덕이를 만날 수 있다. 또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우리 농악과 사물놀이가 어우러진 ‘안성바우덕이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중인공은 단연 남사당패 홍일점이자 지난 26일 있었던 청계천 외줄타기에서 허공을 뛰어올랐던 지나 양이다. 사람들은 지나를 ‘어름산이’라고 부른다. ‘어름산이’는 2.5m 높이의 외줄 위를 걷는 꼴이 꼭 살얼음 위를 걷는 것같이 위태위태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전국의 어름산이는 4명 안팎으로 여자는 지나가 최초다.

 

지나는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실시한 특기적성으로 줄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 줄타기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대가 심하셨어요. ‘상놈이 하는 거다, 여자 팔자 사나워진다’고 얼마나 말리셨는지 몰라요.” 그러나 고래심줄 같은 지나의 고집에 부모님도 결국 두 손 두발 다 들었다.

 


◇ 안성 바우덕이 축제를 맞아 줄타기를 펼치는 박지나 양의 모습. ⓒ 끼뉴스

 

어린 시절, 지나에게 줄타기는 하나의 놀이였다. 힘든 줄도 몰랐다. 그런데 요즘 지나는 부쩍 힘이 든다.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내가 왜 시작했을까?’,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러다가도 ‘여태껏 열심히 했는데 여기서 그만두면 너무 아깝고, 억울하다’는 생각에 더 이를 악물죠.”

 

하지만 이런 고민도 땅에서만 가능하다. 줄에 올라 허공을 뛰어 놀고 있자면 바우덕이가 살아서 돌아온 듯, 정신이 곤두선다. 입담도 천연덕스럽고 걸쭉해진다. “이놈의 줄이 성질이 지랄 같아서 박수소리가 죽은 놈 방귀소리보다 못하게 나오니 아, 요놈의 줄이 심통이 났네.” 예쁘장한 여고생이 이정도 열연을 펼치니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부활한 바우덕이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오는 토요일 안성 남사당 전수관을 찾아보자. 안성시는 지난 2003년부터 남사당전수관에서 바우덕이 무료 상설공연을 펼치고 있다. 또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영화 ‘왕의 남자’에 실제 출연했던 전수자들이 펼치는 ‘왕의 남자 재주꾼들이 펼치는 축제 한마당’을 개최한다.

 

바우덕이는 누구

 조선말 여성을 터부시하던 남사당패 꼭두쇠로 활동하면서 당시 민중에 의해 ‘스타’ 대접을 받았던 기예인.

 안성 남사당패로 활동하던 중 대원군의 경복궁 중건에 동원되어 사기가 떨어진 많은 공역자들과 백성들에게 신명의 힘을 불어넣어 공사가 무사히 마무리되자 대권군에 의해 천민 집단인 남사당패에 당상관 정삼품이라는 벼슬을 사사 받았다.

 벼슬의 표시로 안성 남사당패는 영기에 옥관자를 걸어 두었는데 이 깃발을 앞세우고 가면 전국의 모든 사당패가 절을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남사당 문화의 전성기를 이끌던 바우덕이는 폐병에 걸려 23세 젊은 나이에 짧은 생을 마쳤다.

 130여년이 지난 지금 바우덕이와 안성 남사당패의 이야기는 지난해 영화 ‘왕의 남자’의 모티브가 되었으며 실제로도 안성 남사당패의 많은 출연진들이 실제 영화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바우덕이 공연을 보려면

 안성 바우덕이 상설 공연은 매주 토요일 저녁 6시 30분에 안성남사당 전수관에서 열린다.

 공연은 2시간 정도 소요되며 고사굿으로 시작해 남사당 여섯마당이 펼쳐진다.

 또 9월 2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2006 안성남사당바우덕이축제’가 안성시 레포츠 공원 및 안성시내 일원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국제민속축전기구협의회의 일환으로 각 나라의 민속음악이 함께 선보인다.

 문의: www.baudeogi.com, 678-2931

 

ⓒ 끼뉴스 | 최영선 sunny35@gg.go.kr
출처 : 세계속의 경기도
글쓴이 : 세계속의 경기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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