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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8월 31일 한여름의 마지막날 같았습니다.
개학을 하는 녀석들을 챙기기 위해 일찍 저녁준비를 하고 있을 때,
두두두두두두...........
소리만 들어도 귀에 익은 소독하는 연막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릴적, 그 차를 보고 얼마나 내달리며 좋아라 했는지 생각만 해도 혼자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녁밥을 짓던 손, 잠시 멈추고 베란다로 나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연막을 뿌리고 지나가는 건 소독차가 아닌 아저씨가 짊어지고 가면서
뽀얗게 뿌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피어오르고 있는, 하늘을 향해 번지고 있는 연기를 보니
추억은 저절로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습니다.
소독차를 따라가는 이유 중의 하나가 그 연기속에서는 옆에 누가 있는지 보이지가 않으니
마구 차고 때리기 위해서라는 말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머리에 옷에 있는 자그마한 곤충 '이'가 있어
그 연막 속으로 들어가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친구와 손 잡고 마냥 내달렸던 그 추억 여러분은 없으십니까?
11층 아파트에서 내려다 보니 연막을 뿌리는 게 차가 아니라서 그런지 아저씨 뒤에는
아이들 모습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학원 가서 아이들이 없나?' 하는 생각을 하며 요즘아이들은 무슨 추억을 만들까 하며
아쉬운 마음 가득하였습니다. 놀이터에 아이들 보기도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니...
잠시 후, 두 녀석이 장난을 치며 들어왔습니다.
저녁밥을 먹으며 딸아이에게
"오늘 소독차가 왔는데 왜 아이들이 하나도 안 따라 뛰지?"
"엄마는, 왜 따라 뛰어요?"
"그냥, 엄마 어릴 때는 그랬거든"
"참나, 냄새나요."
"그 냄새가 싫어?"
"당연하지요. 우린 소독차 오면 코 입 다 막고 피해서 뛰어요"
"그래? 엄마는 좋아서 따라 뛰었는데...."
둘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격세지감, 세대차이를 느낀다고나 할까요?
참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난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소독차에 대한 추억이
우리 아이들에겐 혐오스럽고 매쾌한 냄새를 피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내겐 소독차는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또한 그리움입니다.
알찬 9월 맞이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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