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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竹詩(죽시) / 대나무시 - 김삿갓(金炳淵)

이바구아지매 2007. 1. 9. 16:51




 

 

竹詩(죽시) / 대나무시


 

                       - 김삿갓(金炳淵)-

 


此竹彼竹化去竹(차죽피죽화거죽)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竹浪打竹(풍타지죽랑타죽)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飯飯粥粥生此竹(반반죽죽생차죽)  밥이면 밥, 죽이면 죽, 나오는 대로


是是非非付彼竹(시시비비부피죽)   옳고그름은 따지지 말고, 그저 그런대로


賓客接待家勢竹(빈객접대가세죽)   손님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市井賣買歲月竹(시정매매세월죽)  물건 사고파는 것은 市勢(시세)대로


萬事不如吾心竹(만사불여오심죽)  만사는 다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니


然然然世過然竹(연연연세과연죽)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살아가세.

 

 

    追記
    이 詩는 各行이 한자의 竹」으로 끝난다.

    그러나 이 단어의 「竹」대신 「대」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한글의 「대」는

    「…하는 대로」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詩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대」로,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대」로 부쳐 두게.


    손님의 접대에는 집안형편「대」로 하고
    장거리의 팔고 사는 건 시세「대」로 하렸지,
    만사는 내 마음「대」로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렇고 그런 세상을 그런「대」로 지나가세.)

    *한자의 훈(訓)을 빌어 절묘한 표현을 하였다.


    此(이차)+竹(대죽) :  이대로

    彼(저피)+竹(대죽) :  저대로

    化(될화)+去(갈거)+竹 :  되어가는 대로

    風바람풍+ 打(칠타)+竹:  바람치는 대로

    浪(물결랑)+ 打+ 竹:  물결치는 대로.



     

출처 : 너에게로 가는카페
글쓴이 : 섬바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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