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아빠냄시

이바구아지매 2007. 3. 17. 07:25

"엄마, 아빠냄시가 나"

 

"오데서?"

 

'요기, 아빠 이불에서 맡아봐"

 

"응 엄마는 잘 모리것다 가나야, 아빠냄시는 어떤데?"

 

"아빠냄시는  으~으~ 밥 냄시같아"

 

'밥냄시?"

 

"아빠냄시는 많다?"

 

"또 있어?"

 

"응 아빠 양말에도 나고 아빠신발에서도 난다고

 

엉덩이에서도 나고 겨드랑이에서도 난다

 

아빠입에서도 나고  코에서도 나고

 

내가 멋진 냄새나게 해 주께"

 

하고 쫓아가서 향수를 가져 오더니

 

이불에 쏘아댄다

 

"엄마, 맡아봐 인제 좋은 냄시가 나 "

 

"응 아빠한테서 나는 냄시들은 다 가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냄시라서

 

소중한 냄시야"

 

"응 그라모 아빠가 목욕하고 나모 비누냄시가 나서 좋은데

 

똥냄시랑, 방구냄시도 다 많이 맡아야 되나?"

 

"꼭 다 맡아야 되는 건 아니지만 아빠가 주무시고 일어난 뒤에 나는 이불에 묻은 아빠냄시는

 

가나를 위한 소중한 냄시야

 

우리아빠가 가나를 위해서 회사에 가서 열심히 일하고 온 냄시니까

 

소중한거야"

 

"아~~ 그렇구나  그라모 향수 뿌리모 안 되나?"

 

"향수도 많이 뿌리고 오래 있으모 꾸렁한 냄시가 난다

 

그냥 향수 뿌리지 말고 해 뜨면 옥상에 말리자"

 

"엄마, 왜 냄시가 나? 가나도 똥냄시랑 방구냄시가 나잖아?

 

가나엉덩이에서 꽃냄시나  빵냄시 오렌지냄시가 나모 얼매나 좋을까?"

 

"응 사람이 뀌는 방구와 똥은 빵,밥, 과자, 과일을 묵고 분해가  되어서 소화가

 

되모 씰데없는 것이 생긴단다 그게 몸 밖으로 나오는기 똥이고 방귀야

 

꽃도 시들모 썪는 냄시가 나 과일도 그렇고 무엇이든 생명이 있는 건 다 그래"

 

"아빠 냄시도 그렇게 만들어졌구나, 가나냄시도, 엄마냄시도"

 

끝없는 질문이 아침을 이어간다

 

가나의 질문이 드디어 꼬리에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궁금함이 곳곳에 살아 숨쉬는 아이

 

대답을 다 해 주려면 밥서너공기는 두둑히 묵어야 한다

 

힘내고 정신차리고  동화도 읽어 주려면...

 

모든 것은 밥심으로...

 

"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고마운 사람들  (0) 2007.03.17
문디자슥  (0) 2007.03.17
미운정도 정인갑소?  (0) 2007.03.16
샘예, 기별도 엄시 오시모 우짭니까?  (0) 2007.03.15
새벽을 가르는소리  (0) 2007.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