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냄시가 나"
"오데서?"
'요기, 아빠 이불에서 맡아봐"
"응 엄마는 잘 모리것다 가나야, 아빠냄시는 어떤데?"
"아빠냄시는 으~으~ 밥 냄시같아"
'밥냄시?"
"아빠냄시는 많다?"
"또 있어?"
"응 아빠 양말에도 나고 아빠신발에서도 난다고
엉덩이에서도 나고 겨드랑이에서도 난다
아빠입에서도 나고 코에서도 나고
내가 멋진 냄새나게 해 주께"
하고 쫓아가서 향수를 가져 오더니
이불에 쏘아댄다
"엄마, 맡아봐 인제 좋은 냄시가 나 "
"응 아빠한테서 나는 냄시들은 다 가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냄시라서
소중한 냄시야"
"응 그라모 아빠가 목욕하고 나모 비누냄시가 나서 좋은데
똥냄시랑, 방구냄시도 다 많이 맡아야 되나?"
"꼭 다 맡아야 되는 건 아니지만 아빠가 주무시고 일어난 뒤에 나는 이불에 묻은 아빠냄시는
가나를 위한 소중한 냄시야
우리아빠가 가나를 위해서 회사에 가서 열심히 일하고 온 냄시니까
소중한거야"
"아~~ 그렇구나 그라모 향수 뿌리모 안 되나?"
"향수도 많이 뿌리고 오래 있으모 꾸렁한 냄시가 난다
그냥 향수 뿌리지 말고 해 뜨면 옥상에 말리자"
"엄마, 왜 냄시가 나? 가나도 똥냄시랑 방구냄시가 나잖아?
가나엉덩이에서 꽃냄시나 빵냄시 오렌지냄시가 나모 얼매나 좋을까?"
"응 사람이 뀌는 방구와 똥은 빵,밥, 과자, 과일을 묵고 분해가 되어서 소화가
되모 씰데없는 것이 생긴단다 그게 몸 밖으로 나오는기 똥이고 방귀야
꽃도 시들모 썪는 냄시가 나 과일도 그렇고 무엇이든 생명이 있는 건 다 그래"
"아빠 냄시도 그렇게 만들어졌구나, 가나냄시도, 엄마냄시도"
끝없는 질문이 아침을 이어간다
가나의 질문이 드디어 꼬리에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궁금함이 곳곳에 살아 숨쉬는 아이
대답을 다 해 주려면 밥서너공기는 두둑히 묵어야 한다
힘내고 정신차리고 동화도 읽어 주려면...
모든 것은 밥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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