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스크랩

[스크랩] 노인과 바다를 생각하며 / 서정란

이바구아지매 2007. 5. 31. 10:27

        노인과 바다를 생각하며 / 서정란
        여기는 아바나 헤밍웨이가 집필하던 기념관에서 그가 즐겨 마셨다는 *"모이또" 한 잔 시켜놓고 노인과 바다를 생각한다 그는 가고 없는, 빈 고깃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방인들 더러는 잠시 머물다 돌아서 가고 더러는 나처럼 그의 생각에 잠기는 인간의 바다 그의 문학에야 비길 수 없지만 나도 한 줄 시에 목말라 카스트로도 막지 못하는 이 먼 곳까지 시인의 바다를 힘들게 헤엄쳐 와 선무당처럼 시를 쓴다 오늘 육탈하지 못하는 내 시에 "모이또" 한 잔 받치며 기도하느니 내 시여, 시의 바다에 펄펄뛰는 한 마리 詩魚가 되게 하라 그 시어 혀끝에 각인되어 새파란 칼날 아래서도 펄떡거리는 시가 되게 하라 * "모이또" 헤밍웨이가 즐겨마신 칵테일 이름.
    출처 : 살아가는 이야기
    글쓴이 : 가족대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