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세도야마 선생과 내선일체(1)

이바구아지매 2007. 7. 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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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중등교과서

 

 

 

 

 

"다들 고만고만 조용히 해라

 땅따리 세도야마 선생 납신다"

 

 

"ㅋㅋㅋ꼴에  키하고 말장화랑  회초리 기럭지가  똑같다."

  

오늘은 또 무슨 심술로  우리를 못살게 골탕을 먹일까 

 세도야마  선생 폭군  네로왕  같아 " 

 

 

아이들은 이렇게 재잘거렸지만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였다.

 

영샘이,태경이, 태복이, 윤관이가  모여  시끌벅적대는

  교실로 그들의  졸업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윽고 수업을 알리는 놋종이 울리자 세도야마 선생은 기다렸다는 듯 

   군기들린 자세로  독기를   뿜으며

교실문을 드르륵  열고 나타났다.

 

 

"자 수신과목 책을 펴도록.   엣또,

  오늘은 내선일체를  공부 하겠다.

군들은 이 중요한 내선일체의 의미를 잘 새기도록 "

 

 

 세도야마 선생은 자신의 신체적 결함인 

 작은키의  모자람을 목소리와

 눈과,몸짓과. 회초리에

 

의지한 채  앵꼽증 나는  일본인  모습을 하고  서서

  조선 아이들을 비웃는 듯한 모습으로

 쉬지않고  회초리를 들어  빙빙 돌리다가 교탁을

 탁탁 치기를 몇 차례나 반복했다.

 

"일본과 조선은 한뿌리다.

이것이 '내선일체 '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가에서 주는 교사 월급도 일본인이 제일 많고

 다음이 조선인, 그다음이 만주인이다.

내가  조선의 거제도에 와서 교사생활을 하는 것은

천황폐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이다"

 

 

아이들은 세도야마 선생의 수신과목 시간이 지루해서 미칠지경이었다.

'일신동조론' 이 무엇이며 '내선일체'가 무슨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린지...

 

 

"세도야마 선생님, 질문있어예"

 

 

"핫 태경, 군이 질문하고자 하는 것을 말해보도록..."

 

세도야마 선생은 늘 군기에 찬 목소리로  사정없이 팍팍  내질렀다.

 

 

 

"내선일체라면 일본인 교사나 조선인 교사나

 월급이 똑같아야 되는 거 아입니까?

지금 조선인 선생님의 월급은 40원이고 세도야마 선생님의

  월급은  80원이나 되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많습니까?"

 

 

참 당돌한 질문이었다.

 

 

 태경이는 평소에  얌전한 성격이라   잘 나서는 성격이 

  못 되어    이런  뜻밖의  질문이 겁없이 왜 튀어나왔는지

자신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이 기막힌  질문은 교실 허공을 헤엄치고 다녔다.

 

 순간

세도야마 선생의 눈빛은  반격의   불꽃이 튀기 시작헸고,  

가슴에서 부르르 떨리는  사무라이정신이 터져나오기 시작햇다.

 

 

이크  일이 터지고 말았다.

언제나  일촉즉발의 지뢰밭을 걷는듯한

아이들은 식민지로 전락한 나라의  민족들이  일상에서 당하는 

 수모가 어떤것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 일은  점점 확대되고 있었다.

이런 질문을 무심코  던진  태경이는 그만  겁이 덜컥 났다.

세도야마 선생과의 기싸움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정면대결로 치달았다.

 

 

'그래 눈으로 싸우는거야 해보자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선생은 목소리를 가다듬어  이렇게 말했다.

 

 

"그래 군의 말이 맞다.

그러나 나는 내 고향을 떠나와 있는데 대한 외지 수당을 받는 것 뿐이다.

이것은 차별이 아니다 알았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선생은  아이들의 질문이 가소롭다는 투였다.

 

 

교실의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았다.

태경은 이 말에 어떤 반문도 할 수 없었다.

 

 

 이때   정적을 깨고 누군가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지명하지도 않았는데

벌떡 일어서서 말했다 .

영샘이었다.

 

 

"바로 그 자체가 불평등 한 것 아닙니까?

일본과 조선이 하나라고 하면서  선생님은

거제에서 저희를 가르치는 것이

 어찌 외지일 수 있으며,

에 따른 수당을 더 받을  수 있습니까?

그리고  교장선생님은  어째서 꼭 일본인이어야 되는 것입니까?"

 

 

이 질문에 선생은 정색을 하고  자세를 다시 추스렸다.

그제서야 아이들은 서로의 눈길을 주며 말없는  동조를 보내고 있었다.

 아이들은 긴장된 마음으로 이에 대한 세도야마 선생의 답변을 기다렸다.

이윽고 세도야마 선생이 지휘봉을 교탁 위에 수직으로  세우더니  말문을 열었다.

 

 

'아, 그것은 그렇지 않다.

만일 조선인 교사가 만주로 가면 역시 총독부에서 외지 수당을 준다.

 엣또 ...그리고 이런 문제는  군들이 알 필요가 도대체  없는 것이다.  알겠나?

 

 

더 이상 이런 질문으로 성가시게  굴지마라.

 엣또  수신 제 14장을 펴도록!"

 

 

세도야마 선생은  아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이쯤에서

수직의  함구령으로  싹득 잘라버렸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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