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소 문 (궁시렁궁시렁)

이바구아지매 2007. 7. 9. 16:07

"바라바라 참 우습제 우리 앞 집에 며칠전에 이사로 왔는데  그 집에 놀래지마라이

 

아가 다섯이더라 "

 

"뭣이라꼬? 다섯이라꼬?  요새 다섯이나 되는 집이 어데있노?"

 

" 뭣을 제대로 몬알아본거 아이가?"

 

"아이다쿵께 진짜다 나가 뭣이라꼬  비싼 밥 묵고 할짓이 없어가 말로 지내것나?"

 

"참말로 어엽다그자 몇살이나 되는거것노?"

 

"나가 하도 어엽아서 이새오는 날 몇살이나 되노? 그래 물어봉게 마흔몇이라쿠데"

 

"엥 �이라 몬살것다 요새 세상에 아다섯이 웬말이고? 돼지새끼도아이고 우찌 키울라꼬 그랫시꼬?"

 

"내나 그것도 배로 째가이고 다섯을 낳다쿵께 진짜 어엽다아이가"

 

"민우야, 니 참 앞으로 우스븐꼴 마이 보낀갑다"

 

"그렇다꼬 우스븐꼴 보는가?"

 

"요동네로 이새오는것봉께 사연이 있어도 보통 있는기 아이다 요새 젊은사람들이

 

주택에 살라고하는 사람 아무도 엄따 누가 주택에 불편타꼬 살라쿠더나?"

 

"그래도 이 집 사서 오는데?"

 

"두고바라 말칸 할매들구덕에 지금 천지도 모리고 오지 알고는 얼매 몬살고 이새갈거로?"

 

"세대차이 난다꼬 해삼서 그런데 머하던 사람들이 아로 그리 마이 낳노 참말로 신문에 날일이네?"

 

"학원을 했다쿠데 10년을 했는데 얼핏 들은께 보증도 서고 뭣이 복잡기해가이고 쫄딱 망해가 오는기라"

 

"그라모 그렇제 똥줄이 땡긴께 오는기지  참말로 너무 일이 아일세 나사마 인자 며느리가

 

아로 낳을끼라쿠모 아들이나 딸이나 딱 항개만 놓으라캤다

 

살다가 저거 마음 안맞으모 북티리삐고 행하이 도망가는 세상이고 어데 아 생각을

 

눈꼽만치도 안하더라아이가"

 

"나사봉께 그리허숙대숙 할 사람은 아인거것더마는 사람일이란 알 수가 없제

 

나바라 민우, 희야,예은이. 민식이, 가정이 말칸 저거 좋아 놔 놓고 싫다꼬 다 나한테 북티리놓고

 

뒤도 안 돌아보고 가삐데 그런 세상이다 이 놈의 세상 참 지랄이제 우찌  아새끼는

 

놓고 가모 다 할매차지고 법도 희안하제 우찌 저거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거로 됫싯꼬

 

우리는 시집와서 귀머거리3년 벙어리3년 봐도 몬본척 시아부지, 시어매, 그 많은 시누, 시동생

 

다  키아서 시집장개보내서 저금내고 허리 살 펼라쿵게 아들하고 며느리가 또 찌지고볶고

 

이 짓을 해 안 놨나"

 

"세상 참 젊은것들만 편하거로 맨들아놨제  그러나저러나 이새온 집이 쫄딱 망해왔다

 

쿵께 안 됐네 넘 일 안것다 물끼나 제대로 있싯까?  내사마 김치하고 반찬이나 쪼매 갖다주볼란다"

 

"그래바라 나도 집에 떡을 몇 되 해 왔는데 무보라꼬 좀 갖다줄란다"

 

이렇게  동네 할마시들이 이사 온 집이 궁금하고 희안해서  모이기만하면 이사 온 집을

 

두고 입방아를 찧어 댔다  소문은 별나게 나기도 하고...?

 

궁시렁궁시렁 날마다 모이면  잘알지도 못하면서 말이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얼추 며느리정도 되는 사람에게 날마다 동태 살피듯 할 수는 없고 할마시들은

 

 다섯아이엄마 근황을 궁금해하며 그 해 겨울이야기를  양지쪽에 앉아서 하루도 그르지않고

 

해댔다  꼭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것처럼 살얼음판을 디디듯 ...

 

시간은 정말 빨리도 흘렀다

 

다섯아이를 데리고 한달여 동안이나 이삿짐을 나르던  집...

 

도대체 아무 일도 없이  잘 살아가지 않는가

 

세월이 얼마나 흘렀다고?

 

3년 횟수로는 4년째  ...

 

세상엔 무슨 일이 일어날것만 같아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일없이 잘살것만 같아도 잘못되기도한다

 

인생은 살아봐야 아는 것

 

 

할마시들이 이야기했다

 

"지나엄마야, 우리는 니가 이새올때 얼매나 놀랬는고 모리제 아는 많제 , 망했다쿠제

 

사흘도 안 돼가 도망이나 가모 이웃에서 우짜꼬 이람서 할매들이 말이 억시기 안 많았나"

 

"지금은예?"

 

"우리할매들 눈이 삐었다캤다 우리 눈 다 빼가 칼커리 씻어가 다시 박자 이랬다

 

너무 야무지고 우리가 본 받아야된다꼬 칭찬이 자자안하나

 

우쨋든가 오래오래 같이 살자 이사가지말고???"

 

"예, 우리집인데 이사로 막 가고 안 그래예 "

 

 

그 날 다섯아이엄마는 점심을 해서 동네할매들을 불러 대접했다

 

다음날은 떡도 해서 갈라먹고  잘 어울릴것 같지 않지만 그들은 잘 어울렸다

 

세상이 둥글듯 사람사는 세상도 둥글둥글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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