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어부의 하루

이바구아지매 2008. 9. 2. 21:24

.

 

고깃배가 막 들어왔습니다

비린내를 맡고 갈매기들이 끼룩대더니 그닥 좋아하는 고기들로 만선을 하고 온 게 아닌지

날개짓만 퍼득이다 멀리 다른배를 향해 날아갑니다 

고기를 많이 싣거나, 적게 싣거나 엔진 소리의 볼륨은 다 똑 같습니다

배에서 일하는 어부들의 숫자 또한 그렇구요

이런 일을 하는데는 다 손,발이 딱딱 맞아야 합니다

 

 

장화 신은 어부가 사람을 부르러 갑니다 

고깃배가 돌아오면 일손이 부쩍 바빠집니다

그물도 끌어 올려야 하고, 생선도 털어 내고  그물도 씻어 말리고

떨어진 그물을  손질해서 꿰매야 하고..

어부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쁜데  구경하는 나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배가 항구에 정박하고도 한참이나 시끄럽습니다

엔진소리가 바다를 뒤흔들어 놓습니다 

 

배에서 내린 홍합입니다

홍합을 가득 따 온 것입니다

갑자기 부추전이 생각나고

홍합넣고  한 소끔 부르르 끓인  홍합국도 생각납니다

겨울이면  포장마차에서 끓여파는 홍합국도 속이 따뜻하여 참 좋았다는

기억이  나를 미소짓게 합니다

 

 

싱싱한 해산물을 금방 들어 온 배에서 사려고 배로 가 봅니다 

가끔씩 나도 갈치랑 잡어를  갓 들어 온 배에서 사 보기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고깃배가 잡아 온 생선들은 새벽 이른 시간에 수협어판장에서 경매에 붙여 집니다 

 아저씨의 작은 그물망에도 홍합이 가득합니다

홍합은 회집의 쓰께다시로 주로 나가고 시장 아주머니들에게 도매로

 넘기기도 합니다

 고깃배가 들어오면 그물을  다시 바다 저 멀리로 나가서 깨끗하게 씻어

갱변에 말립니다

그리고 떨어진 그물곳곳을 찾아 꿰맵니다

그런  수 작업을 하지 않으면 떨어진 그물구멍으로 잡은 고기가 다 도망갑니다

그물 깁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바닷가에 나가면 어부들이 그물 깁는 풍경은 눈에 익은 풍경입니다 

담배 한 대 피워물고 아들,딸이야기에서부터  정치이야기까지 줄줄  그물에 다 엮습니다 

ㅎㅎ 정치망어장이란 말이 정치랑 관련이 있는지...

바닷가가 삶의 터전인 사람들은 밤낮없이 바쁩니다 

또 다시 배가 들어왔습니다

갈매기가 배를 에워 쌓습니다

배가 만선이었나 봅니다

갈매기들이  바다에서 비행하듯 멋지게  한판 춤을 춥니다

'갈매기의 춤'  그 풍경이 장관입니다

선장아저씨는 손을 흔들며 갈매기들에게 교신이라도 보내는지

허허 웃으며 제게 밧줄을 좀 잡아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굵은 밧줄을 배에다 힘껏 던졌더니 배를 항구에 붙들어 매더군요

무사히 배를 맬 수 있게 도와 준 제게 선장아저씨는 기분좋게

"아가씨가 도와주어서 일을 잘 끝냈어요"

라고 말합니다

"우~아 아저씨... 일부러 그~랬겠`지요???"

가을이 도착한 바다에 찰랑이는 물결따라 전어떼들이  빙글빙글 돕니다

 

(2008년8월30일 능포 어촌계앞에서))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나, 머리 자르다  (0) 2008.09.04
호떡과 오뎅  (0) 2008.09.03
싱싱하고 맛 있는 수박  (0) 2008.09.02
벌초  (0) 2008.09.02
장승포에 밤이 내립니다  (0) 2008.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