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여자란 무엇으로 사는가?

이바구아지매 2008. 10. 17. 05:35

 

 

여자란 , 무엇으로 사는가???

 여자가 시집을 간다?

그리고 팔자가 바뀐다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한다

 팔자니,복이니 하는 말을 심심찮게 들으며 살아가는 두 여인이 있었다

아주 오래전 생면부지의 낯선 얼굴들이 시집을 와서 동서가 되었다

마치 운명처럼... 두 여인이 한 마을, 한집안으로  시집와서 평생을 곁에서 살아간다

 

 동서가 된 두 사람은

시집온지 50년도 넘었다

자식을 낳고 , 부모를 모시고, 논일,밭일, 누에치기,모시삼기, 방아찧어 밥하기...

 자식들 잘 키우려고 손,발이 닳도록 일하였다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이런 회의를 품어 보았지만 드러내놓고 내색해

보지도 못했다

여자니까, 시집을 갔으면 죽으나사나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했기때문에...

그것은 굴레였다 ? 시집이란 굴레 ...그리고 희생을 강요하고,효도를 강요당한

우리들의 어머니 ...그래도 여자라서  아무 말 못하고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장님으로 3년 이런 세월을  수십년 보냈다(한이 주절주절...)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른들은 심술보를 접고 하늘나라로 떠나가셨고

마음잡아 살게 해 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남편들도 바람기차를 타고

레테의 강을 건넜다.

,

여자는 그리 살다가는 것이다

시집이란 그런 것이었다

동서로 맺어진 우리들의 어머니 청춘도,꿈도 희망도 다 저당잡힌채 ...

 

 

그래도 넉넉한 웃음이 나온다 가끔씩은 ...내 청춘을 돌려다오, 라고 소리쳐 보기도 하고

시계를 거꾸로 돌릴수만 있다면... 꼭 한번 내 스무살 시절로 되돌아가 보았으면 ...

 

 

여자란 , 이렇게 사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어머니가 살아오신 자화상의 빛깔은 아주 오래 된 흑백사진 같은 것이었다

이제 넋두리는 다 던져버리고 동서가 된 새댁시절부터  죽음이 둘을 갈라 놓을때까지

함께 살아갈 것이다 ...동서란 이름으로...

 

(2008년10월16일 연초면사무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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