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3일 오랫만에 단비가 내렸습니다
이제 겨울이 달려 올 느낌이 듭니다
어머니는 오늘같은 날은 호박죽이 제격이라시며 별미인 호박죽 끓이기를 하십니다
내일은 동네사람들도 불러다 한그릇씩 갈라 먹을거라네요
장작불때서 호박죽을 끓입니다
아궁이에서는 장작불이 발갛게 꽃으로 타오르고
무쇠솥에서는 호박죽이 끓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현대사람들에게는 멋진 향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온갖미사여구가 하나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장작불에 끓고 있는 호박죽이야기면 그만이겠지요?
안녕하세요 전 박호순이라고 해요
박호순이를 가르면 이렇게 되죠 속에것은 다 긁어내면 되구요 토실토실한 호박씨는
잘 말려서 까 먹으면 정말 고소하고 미용에도 좋아요
한 번 더 호순씨 속을 다 보여 줍니다 깨끗하죠
저는 눈처럼 새하얀 찹쌀가루랍니다 호순씨가 보글보글 끓다가 뭉근하게 익어서 몸이 풀어질때쯤에
저도 함께 몸을 뒤섞어서 걸쭉한 호박죽이 된답니다
이 없는 사람들만 먹는다구요? 천만에요
산모들의 붓기 빼는데는 최고구요 현대인들의 식사대용 그리고 환자들에게 여간 좋은 음식이 아니라구요
나는 팥~ 푹 무르게 삶아 건져서 팥물은 그냥 버리셔도 되구요 호박죽에 들어가면 색깔이 시커멓게
얄궂게 되걸랑요 고운 색깔이 먹기도 좋다는...
무쇠솥에서 김을 모락모락 날리며 호순씨가 제 몸을 삶아서 풀어헤치려고 하네요
사람들을 위해서...
찹쌀가루가 휘휘 뿌려지고 아주 작은 새알심이 자연스레 만들어집니다
나무주걱으로 다시 휘휘 저어 줍니다
아궁이 속에서는 장작불꽃이 타닥타닥 ...꼭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 을 떠 올리게 합니다
무쇠솥에는 밥을 해 먹어도 고소하지요
정성을 다하여 어머니는 손맛을 내고 , 나는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고...우리는 환상의 콤비
하얀 김이 솔솔 ,호박향이 솔솔 , 장작 타는 냄새가 타닥타닥 나무냄새와 불냄새를 공중에
마구 날립니다
무쇠솥에 눚지 (타지)않도록 잘 저어 주어야 합니다
아궁이의 불꽃을 보니 벽난로가 생각나고,군밤을 구워 먹었으면 좋겠고 고구마도 구워 먹었으면
그러고보니 겨울이 부엌 뒷문에서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 보는 것 같습니다
얼추 다 되었습니다 호박향이 공중을 붕붕 떠 다니며 추억속의 호박죽이야기를 마구 퍼뜨립니다
어머니는 오늘도 호박죽이야기를 써 내려 갑니다 나의 자식이 잊지 말라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늦가을에 호박죽을 끓였습니다
시월 어느 멋진 날의 오후 입니다
탄생 호순씨의 매력 어떠세요 ? 우리 불님들 전통호박죽 한그릇 드세요
이름은 모또생겼어도 영양만점이래요
가끔은 고향같은 음식맛에 푸욱 빠져 보아도 참 좋겠죠
ㅎㅎ 거제도 산골 깊숙한 곳에서 호박죽이야기가 어머니의 손끝에서 태어났습니다 호호 손이 시려오면
더 맛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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