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사진

시골집(대금산 아래 상포길에서)

이바구아지매 2009. 1. 30. 16:55

시골집은 언제봐도 정겹다

특히 멀리 떠났다가  시간이 많이 흘러서 돌아왔다면   보고 있어도 울컥하는 그리운 풍경이 된다.

새해 2009년 1월26일, 대금산에 올랐다가 하산길에 만난 시골마을(외포리 상포길) 의

돌담길 , 꼬불꼬불 골목길 , 시골할머니, 강아지... 흐르는 세월속에 이끼만 물어나른

 스레트지붕들 ...흙토담이 날리는 흙냄새가 슬쩍 코끝에 와 닿는,  그러자 짙은  향수같은것이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동네를 만났다.

자식들  서울로 유학보내 공부시켰더니  성공하여 돌아왔는지? 외제차까지  서너대  합류한  마을공터는

차들로 빼곡하여 시골집 숫자보다 주차한 차가 더 많은 기이한  풍경에 잠시 눈이 놀라고...

 대금산 아래 다랭이논들과 함께 어울려 야트막히 터 잡고  엎디어  꼼지락거리며  소꼽놀이하는 작은  마을을 만나

  내 작은 디카로 스케치  하며 골목길을 돌아본다

설날인데도 시골 마을은 잠든듯 조용하다

  시끌벅적하게 동네 골목길로 쏟아져나와  북적대며 때때옷 입고 세배를 가거나 윷놀이,  제기차기  혹은

연을 날리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어 아쉬움만 남던 차마 그리운 상포길에서 ...

 

 

 

 

 

 

추억빛깔속의  외포리 상포길

 

 

황토와 돌을 적당히 섞어 쌓아 올린  저 집은 잿꼬닥 혹은 잿깐 이라고 불렀는데 앞에 둔 고무통들은 오줌통???

맞는지는 모르겠다 달려가서 물어 볼 수도 없고 ...

돌담이 정겨워서 디카에 곱게 담아 보았는데.

 

 

흙토담과 도단문 ...주황색 도단문속엔 혹시 화장실이었는지???

얹어 놓은 도단에 돌추를 매달아 흘러내리지 않게 붙들어 매어 놓은  모습도  어린시절 많이 본  풍경

 

 

돌담위엔 벌통?

아마도 올봄(4월), 대금산 자락의 진달래군락지에서 벌들이 꿀을 많이도 물어 날라줄지도...

 

 

아 정말 몸서리치도록 그립던 풍경을 만났다

낡은 스레트지붕, 그 아래 흙토담벽에 매달려 나무사다리(새들:우리지역의사투리)저 풍경은 어린시절

늘 보던 풍경이다 골목길 싸돌아 다니면 집집마다 집 뒤 춘새끝이 함초롬히 흘러내리다가 딱 멎는 곳이 흙벽에 시커멓게 그을린 연기자국과 함께 매달려 있던 그 사다리(시골집 골방 뒤봉창문 윗쪽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

저 사다리를 걸쳐놓고 지붕위에도 올라가서 이엉지붕 이으기도 하고 높은 감나무에 올라가서 감도 따고 ...시골집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 ...사다리 살짝 만져보니 옛 느낌이 그대로 고스란히 되살아나더라...

 

 

아들자랑,딸자랑, 손자자랑 하는지 몹시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상포길할머니들...

 

 

 돌담길 따라 올라오는 젊은남녀는 아버지의 고향에 함께  온  아들,딸들?... 젊은이들은 떠나가면 민속촌같은

곳 다녀왔다는 생각만 하겠지 아니면 여행다녀왔다고 생각할까?

그렇게 아버지의 고향은 물속에 잠겨버린 수몰지구가 될지도모를...

 

 

 

동백꽃울타리 너머의 저 집안 풍경도 궁금하고 ...

 

 

외포리 상포길 359번지엔 누가 살고 있을까?

돌담과 이끼 가득한  아직도 대문없이 사는 저 집 마당에도 들어가보면 안될까?

돌담에 엉킨 옥수수 수염같은 담쟁이가  터 잡고 동백나무들이 심심하게 서 있는  집도 지나고...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는 있지만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내일처럼 하지요 "

적어도 내 느낌에 외포리 상포길동네는 그런 동네가 아닐까

오래오래 이 마을이 변하지 않고 흙바람 냄새나는  모습 그대로 간직하였으면 좋겠다?

 

(2009년1월26일 대금산을 내려오며 외포리 상포길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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