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사진

구구팔팔하게 사세요

이바구아지매 2009. 9. 20. 15:38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김 말악 이모님의 여든번째 생신을 축합니다.

 

 

2009년  9월 16일 , 언니 김말악여사와 동생 김말연여사님이 나란히 어깨동무하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6남매중 이 세상 소풍 끝내고 먼저 하늘나라로 날아가신 2남2녀가 살아계셨더라면

이 자리가 더 밝게 빛났을텐데...

"형제라고는 달랑 둘뿐이네..."

하고 김말연여사님이  안경너머로 아쉬움을 내뱉습니다.

두 자매는 여든살과 일흔여섯

죽음은 형제들의 순서를 구분없이 데려갔습니다

지금 웃으며 어깨동무한 자매는 셋째와 넷째입니다.

 

 

 

 

이 두 사람은 동서지간입니다

사진을 찍은 동서말고도 두 동서가 더 잇었지만 일찍 하늘나라로 갔지요

이렇게나마 사진을 함께 찍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짐이 얼마나 다행한지...

오랜만에 만난 두 동서 웃음만발하며 손위 형님의 여든번째 생신을 축하 해 주고 있는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1아주동과 지세포에서 시집 온  두 동서는 미운 정 고운정이 듬뿍 든 친구같습니다.

 

 

 

이웃사촌들  ...

 

 

 

김말악 여사님 ,이웃사촌들을 모셔놓고 좋아서 어쩔 줄 모릅니다.

 

 

 

 

어머니,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

 

 

"세상에서 가장 친한 사람들은 바로 이웃사촌들입니다

멀리 있는 형제며 친척들 이웃사촌에 비유될 수 없지요

우리 어머님의 이웃에 사시는 어르신들 정말  고맙습니다

많이 드시고 언제나 사이좋게 지내십시오  ..."

시아주버님의

가슴 찡한 인사 말씀입니다.

앤에게는 시아주버님이 되시는 어려운 관계

하지만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이웃집에 살던 오빠로  아직도 오빠라고 부릅니다.

아무리 아주버님이라고 고쳐 부르려고 해도 토착화 된 오빠라는 호칭 절대로 변하지 못합니다.

아주버님  역시

"명숙아 , 오랜만이다 "

이렇게 편한 오빠가 시아주버님으로 바뀌면 서먹하고 어려운 사이가 되는터라

그냥 그렇게 살래요

다소 엉터리같은 촌수지만 계속 오빠라고 부를랍니다.

모두가 용서 해 주실거죠 ㅎㅎ

이모님, 명숙이는  언제나 동네꼬마로 남을게요 .^^*

 

 

 

 

 

이모님과 이웃에 사는 사람들

먹개댁,방깨댁,도천골댁 , 하청댁,연사댁 ...

모두 모였습니다

모두가 열일곱,열여덟,열아홉에 시집 온  꽃각시들이 세월의 수레바퀴를 타고 수십년을 돌았더니

모두가 백발이 성성합니다

 

 

 

 

아름다운 자리 마련하고도 목이 매여 울컥하는 오빠.

그런 오빠의 마음을 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열 여덟에 시집 와서 28살에 날벼락을 맞고   청상이 되어   한 많은  세월 살았으니

소설같은 삶이  파노라마되어   스쳐 지나감에 울컥 목이 매인  때문이겠지요

시이모님,

28살에 남편과 사별하고  오빠를 낳아 훌륭하게 키웠습니다. 

이웃에서 살았던 앤, 누구보다 이모님의 지나온 어제같은 시간을  잘 알지요.

 

 

 

한 마을에서  수십년씩 살아 온  이웃사촌들

꽃 보다 더 예뻤던 각시들도 가는 세월앞에서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

오는 백발도 순리대로   받아들이시고 어느새 거북이 등짝처럼  

등도 굽어 엉금엉금, 까마귀를 닮아 기억도 가물가물

그래도 작은 꼬마 앤은 모두가 기억 해 주더군요.

아직도 그럽디다.

"맹수가 니 올해 서른 대여섯 되었나?"

아 정말 기분 좋습니다

언제나 고 나이에 머무르고 싶은데....

세월이 꺼이꺼이 지나가는데도 어르신네들의 기억속에는 언제나 젊음의 파도가  소용돌이 치고 있습니다.

 

 

 

오리구이가 참 부드럽고 맛있었던 식당  

 

 

 

 

죽전리 마을의 든든한  남자들

마을에는 연세 든 남자 어르신들이 몇분 안 됩니다 

고작 네다섯분이고  , 대부분  여자분들입니다 

하지만 어르신들   '구구팔팔하게' 사셔야 합니다.

참 구구팔팔이란 무슨 뜻인줄 아시죠?

아흔아홉까지 건강하게 사시란 뜻이죠 ㅎㅎ

참 이 두 남자분을 소개 좀 할게요

오른쪽은  갑수오빠 아부지,왼쪽은  정년이언니 아부지 ...

두분모두  여든이 넘으셨어요. 팔팔하게 아흔아홉까지 사시겠지요.?

물이 좋은 동네라서 거뜬하게 아흔아홉살을   넘기고 장수하실겁니다.

 

 

 

 "맹수가 우리는 사진 찍기 싫다 "

"왜 그러세요 이렇게 좋은 날에 사진 안 찍으면 후회하실텐데..."

"고마 늙어서 주름이 자글자글하니 그렇지 ..."

그래서 이렇게 손으로 막았습니다.

그런 풍경이  더 재미있네요  꼭 아이들처럼...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친구 김 말악, 생일 축하합니다"

온 동네 어른들이 소리치며 진심으로 축하를 해 줍니다.

박수가 끝없이 쏟아지고 ...꼭 아이들 같습니다.

천진한 모습은 일곱살 아이랑 꼭 닮았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이모님은 좋아서 술잔을 높이 들었습니다

건배 제의를 다 하시고....

 

 

 

 흥에 겨워 박수치는사람들 ,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를 해 주는 멋진 자리

 

 

 

죽전리의 웃음  ...

 

 

 

 

이렇게 좋은 날에 , 이렇게 좋은 날에 ~~~

 

 

 

한 사람의 살아 온 삶을  돌아보는 아름다운  순간

모두가 축하를 아끼지 않아 더욱 빛이 납니다

이모님, 정말 아름다운 분입니다

홀로 된 그 시각부터 오로지 자식을 위해 희생하신 그녀의 삶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기억하지요

고운 얼굴, 지혜로움,인자함 그리고 자상함까지 겸비한 ,아름답게 늙어간 그녀...

모두가 그녀의 걸어 온 발자국들을  온전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귀여운 표정이라 한컷 ...이모님의 사촌동서 

동네에선 '희수엄마'라고 불립니다.

 

 

 

오늘의 팔순잔치의 시회자  윤 형구님

이모님의 팔순잔치의 진행을 어찌나 맛깔나게 잘 진행하시는지 ...

내년에는  팔순이시라는데

칠순도 채  안된 청년같습니다.

 

 

 

 

모두가 축하하는 참 아름다운 자리였습니다

이웃사촌이 있어 더욱 빛나던  자리

그 곳에  이모님이 서 계셨습니다.

늘  푸른 소나무처럼  그렇게 그렇게...

 

(2009년9월16일 ...시이모님의 팔순잔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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