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월의 비(2)

이바구아지매 2009. 2. 4. 13:35

.비를 따라서 , 비에 섞혀서 2월의 비를 맞으며  추적추적 걸어간다

어디가 하늘의 경계인지. 알 수 없는 아득함은 수평선인지, 지평선인지 ...

 

 

넓은 길이 오그라지며 좁아지는 느낌 ... 이것은 알 수 없는 미래다 .

 

 

비를 막아주어 비맞지 않을것같은 공간에도 빗물이 스며든다. 우산도 비를 맞는다.

 

 

해가 떠 있다. 아니 낮달인가? 비를 맞으니 혼돈스럽다 바다 저건너 산봉우리도 빗속으로 숨어든다.

 

 

육지로 올라 온 배는 게으름뱅이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비를 맞으니 쓸쓸하고 뻘쭘해진다.

오래전부터 무늬만 배인지라...

 

 

 

추적추적 간격도 일정하게 비가 내리네  비를 맞는 빈 의자들이 윤기를 낸다

오늘은 이 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겠다 , 빈 의자는 할일없이  수평선만 바라보겠다.

 

 

바다는 혼자라서   심심하여 등대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비가 내려도 희뿌연 바다를 찾아와서 한테 어울린다

강태공은 낚시를 하고 ,연인들은 손 꼭 잡고   등대로 가서 사랑의 맹세를   낙서도 하고

가끔은 한방향으로 사랑의 눈 모으기도  하고...

 

 

 

 

 

바다에 비가 내리네

 

 

등대에도...

 

 

바다에 떠 있는 배위에도...

 

 

 

 

 

 

 

 

팽나무에도 비가 내리네

 

 

 

 

팽나무가 떨군 낙엽이도 비를 맞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다져진 황톳길에도 빗물이 물웅덩이를 만든다

2월에 비가 내리면  초록이들이 쏘옥 올라올테지

풀잎은 2월의 비를 받아먹고 키를 쑤욱 키울테지 , 나도따라 2월의  비를 먹고 키를 쑤욱 키우고프다.

 

(2009년 2월3일 ... 능포동 팽나무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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