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우연히 숲 속에 난 작은 오솔길로 가고 싶어졌다
낯선 길이었는데 ...
굴참나무,졸참나무,후박나무,개동백이 우거진 숲속에 난 작은 길
나뭇잎사이로 키 작은 겨울 햇살이 방글거리고 있었다
내가 숲을 찾은 겨울 오후의 햇살은 가냘프고 키 작은 성냥개비처럼 ...그 작은 햇살을 손바닥에 받아 모아쥐고
한발짝씩 나도 몰래 옮겨갔다
발 밑에는 굵은 졸참나무잎들이 아삭바삭 소리내고...
숲을 따라 난 꼬불한 길을 따라 비스듬한 산등성이를 내려 가다 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깜짝 놀랄만큼 눈 부신 바다가 펼쳐졌다
역시 깜짝놀랄만큼 맑고 깨끗한 하늘까지도...
부셔진 하얀 포말이 눈꽃처럼 피어나고...
태고적부터 있었던 바다였을까?
숲속에 꼭꼭 숨어 살던 바다하나가 나한테 그냥 들켜버렸다
깐죽거리다가, 깔깔대다가, 철썩대다가, 때로는 푹팍 하고 바위를 갉아먹는 험악한 파도만드는 바다지만
나를 보자 순한 양이 되어 함께 어울려 실컷 놀았다
멋진 포즈를 취하라고 하여 사진도 실컷 찍어주고..
나도 파란 바다가 되어 오랜동안 깔깔거렸다
바다가 불러 주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하고...
가끔씩 혼자서 아무도 몰래 이 바다를 찾겠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거야
나만의 바다 ... 가끔씩 찾아가서 실컷 놀아야지
아 참 멋진 친구 하나 생겼다
이렇게 물빛고운 바다, 햇살이 타박타박 바다에서 노니는 곳 ..e ~~멋진 나의 친구 바다야
우리 가끔씩 만나서 호들갑스럽게 놀아보자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놀이터, 늙은 팽나무, 길 건너 황토밭, 그리고 외로운 가로등 하나가 서 있던 곳
굴참나무,졸참나무,후박나무가 가득한 숲 ...다시 찾아 갈 수 있을까???...(09,1,13일 오후에 양지암 가는 길 중간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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