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가나랑 봄이가 만났을때

이바구아지매 2009. 2. 1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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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찌.빠 놀이도 하고

 

 

 

콩콩콩 뛰어도 가고

 

 

 

가자미,망상어 낚시하는 아저씨도 보고

 

 

 

뒷골목 언덕배기로 올라서  하늘 빨랫줄에 널어 둔 팔랑거리는 빨래도 보고

 

 

 

겨우내 춥다고 웅크리고 엎디어있던 작은 오두막집도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고...

 

 

 

파릇파릇 길섶의 새싹도 만나고

 

 

 

그림자진 바닷속 상어도 상상 해 보고

 

 

 

지금은 아무도 건너가지 않아  할일이 없어진  외로운 작은 콘크리트다리도 보고

 

 

 

작은 보라빛 들꽃도 만나고

 

 

 

ㅎㅎ 모두가 봄이라고 좋아서 노래하고 춤추나 봐요

 

 

 

키큰 팽나무에게도 파란 잎새들이 앞다투어 친구하자며 가지타고 올라가서 놀아주네요.

 

 

 

거제의 흙빛깔은 온통 붉어요 황토흙으로 울 엄마가 그러시는데 멋진 동화 '빨강머리앤'이 탄생한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의

 흙빛깔도 빨강 황토색깔이래요

ㅎㅎ 울 엄마가 무지 좋아하는 빨강머리 앤의 작가 몽고메리여사는 죽은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의 머리색깔을

빨강머리로 고집한 이유도 그곳의 흙빛깔 때문이래요 ㅋㅋ정말일까요???

끝없이 펼쳐지는감자밭, 감자꽃이 곱게 피어넌다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

 ㅎㅎ우리동네  빨강흙빛깔은 고구마의  단맛을 낸대요.

 

 

 

 눈꽃같은 매화꽃도 활짝 피어났어요

매화꽃이 온통 뒤덮은 우리동네는 따뜻한 남쪽이라서 봄꽃들이 앞다투어 빨리 피어 꽃잔치를 시작한대요.

 

 

 

겨울 추위도 잘 이겨 내고 쑥쑥 키 키운  마늘...돌담, 고무물통, 비료푸대, 고무호스 그리고 매화꽃들이 사이좋게 언덕아래서 놀고 있네요.

 

 

장승포항이  봄햇살에 꼬박꼬박 졸고 있어요.

 

 

매화꽃....

 

 

 

 

갑자기 숨바꼭질이 하고 싶어져요.

 

 

 

팽나무 뒤에 꼭꼭 숨거나 절집 장독뒤에 숨으면 술래도 랟못찾겠지요 ㅎㅎ

 

 

 

오 그런데 누구랑 숨바꼭질놀이 하나요?

꽃들이랑?

 

 

에이 전봇대도 매화꽃들도 다 숨바꼭질놀이를 하기 싫대요 졸려서...낮잠을 즐기고 싶대요.

 

 

 

매화꽃이 피어나니 봄이라고 하네요

봄이라서 매화꽃이 피었나요 눈꽃처럼 희고 고아서 마음도 새하얗게 깨끗해지려네요.

 

 

 

매화꽃이 가득 핀 장승포는 한창 봄이래요 가나는 아직 많이  추워서 장갑을 꼭 끼었는데...

 

 

 

봄이는 ...

꽃도 피우고 마늘 키도 쑥쑥 키우고

가자미,망상어가 바닷속에서 재미나게 헤엄치게 도와주는  봄이는 무지 부지런해요.

 

 

 

가나도 이제 봄이를 닮아야 해요

유치원에 가려면 늦잠도 자지 않아야겠죠?

 

 

 

봄이가 가나한테 그랬어요

유치원에 가면 봄이처럼 부지런해야 한대요

봄이는 겨울 찬 바람속에서도 ,꽁꽁 언 얼음덩이속에서도 뚫고 나오려고 딱딱한 땅을 콕콕 물어뜯는  노력을 부지런히  했대요.

 

 

 

 

그렇게 꽃을 피웠으니 더 이쁘다네요.

 

 

가나가 살고 있는 장승포는 봄이가 일찍 찾아와서 넘 좋아요

골목길에 나가서 놀기도 하고 바다로 나가서 등대랑,불가사리랑 놀수도 있으니...

 

 

따뜻해요 양지쪽이라서...

 

빨강색 흙,빨강지붕 ...모두가 예뻐요.

 

 

 

꼬불한 언덕길을 앙증맞은 작은 아가씨가 걸어가죠 ㅎㅎ 저애가  가나랍니다

가나가 봄이를 만났을 때

 

 

날씨가 풀리니 전봇대에 올라가서 위험한 전깃줄을 손 보는 아저씨도 있네요

 날씨가 포근해지니 모두가  부지런히 일해요

길 가에 서 있던 자전거도 누군가를 태워 달리고 싶대요

ㅎㅎ 움직이게 하는 멋진 희망을 불어 넣어 주는 봄이...

 

 

봄이되니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풍경도 많이 보여요

겨울에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요.

 

 

야호 신난다 엄마가 '초코소라빵'을 사 준대요

가나가 정말 좋아하는 빵이에여 ㅎㅎ아고 맛있겠당...

 

 

엄마 손 잡고  봄이가 기어 든  곳들을 찾아 나섰죠

부지런한 봄이는 예쁜 모습으로 우리곁에 살짝꿍 와 있더라구요

ㅎㅎ 발소리,숨소리  죽이고  살곰살곰 왔나봐요.

" 봄이야~~~ 우리 술래잡기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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