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그랬다
거제의 오월은 하얀 꽃 세상이라고 ...
그 말을 기억해서 그런지 발길이 가는 곳마다 하얀 꽃 세상이다
들도,산도, 온통 하얗게 그림 그리고 수를 놓았다.
찔레꽃, 향기를 그림으로 그려보라면 어떤 색에 해당할까?
맑고 촉촉한 느낌의 향기도 아마 하얀색으로 표현하면 딱 맞겠다.
찔레꽃이 피면 , 찔레꽃무덤이 바람을 타고 일렁이면 그 꽃내는 하얗게하얗게 번져나간다.
꽃을 따는 여자
고 하얀 순백의 꽃을 따서 가방속에 넣는다
하얀 꽃무덤이 여자의 가방속으로 들어 가 어느 아파트로 가겠지 롯데케슬이나 대우 푸르지오로...
내 마음이 슬퍼진다
하얀 꽃무리가 자꾸만 사라져간다.
애궂게도 엉뚱한 질문을 해 본다.
무엇에 쓸거냐고?
꽃약주를 담을거라고...
고향이 어디냐니 합천이란다. 어릴 때 찔레꽃을 무진장 따 먹었단다.
찔레순을 따서 껍질 벗겨 먹기도 하고 ... 지금처럼 약주로도 담그고 ...그랬단다 소도 좋아하고...
자연에서 자라난 무공해가 나쁘기야 할까만
엉뚱하게 심술을 내었다
"어떤 아저씨는 몸에 좋다고 산에 가서 약초라며 마구 캐어 한솥 가득 삶아 먹고 바로 죽었어요"
"그건 독이 든 약초라서 그래요"
어릴적부터 소와 함께 산으로 간 그 여자는 이제 산을 너무도 잘 아는 듯
그러니 그 여자는 천년도 더 살겠다.
차마하니 따 가지 말라고 말못하고 엉뚱한 이야기만 시종 내뱉는다
"찔레꽃은 꽃내음이 좋고 맑은 꽃이라 꽃무덤 아래에 뱀이 많으니 조심해야 해요
우리 친구 엄마는 찔레꽃 따다가 독사한테 물려 돌아가셨는데..."
"맞아요 꽃향기도 좋고 꽃이 깨끗하니 깨끗한 곳에만 사는 뱀이 우글거리지요"
그러면서 치렁치렁한 풀숲을 홱홱 뒤집어 엎는다.
여자는 발심도 좋다
어찌그리 가시투성이 풀들도 무자비하게 잘도 밟아 평정하는지
여자의 발밑에서 가시넝쿨들이 주검으로 변한다.
그래도 여자가 꽃을 따는 풍경은 몹시 아름답다.
하얀 찔레꽃....
고와서 서러워라.
여자는 세상의 찔레꽃은 다 따 갈 생각인 모양이다
어제도,그제도 오늘도,내일도 그렇게 찔레꽃을 따 갈 생각으로...
찔레꽃을 따서 집으로 데려 가는 여자...
가만 생각하니 그 고운 향기가 자꾸만 엷어지는 것 같다.
온 세상이 하얗게 꽃을 피운 날
짙은 분홍옷을 입은 여자의 뒷태가 아름답다.
여자가 쓴 수건도 폼 나고 분명 여자는 참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음이 분명하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찔레꽃으로 감기예방을 시켜 주겠다는...
사랑하는 아내, 사랑하는 엄마가 되는 시간이다.
그렇지만 다 따 가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내년에 꽃이 안 피면 어쩔려고?
그 여자의 가방 속 하얀 찔레꽃...
그 여자의 가방속에 코를 쳐 박아 보았다
아 찔레꽃 향기가 아릿아릿 ...
그 여자는 또 다시 숲속으로 찔레꽃을 찾아 간다.
꽃이랑 향기까지 가방속에 가득 담아 가려고..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찔레꽃 향기를 가득 쏟아주겠지
사랑이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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