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8(일)
아침부터 태양은 불놀이를 즐기고
인간은 이리저리 슬슬 피해다니는 꼴을 하고...
서당골로 찾아 갔다
다리가 몽져 오늘이 무섭지만 마지막 도보길을
당당하게 나서 볼려고 용기를 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모두가 앤을 보고 깜짝 놀라네
'말괄량이 삐삐', '상큼소녀'. '진정한 앤' ...
그런데 캔디는 오늘 들먹이지 않네 .
아침부터 전화통에 불이 난
지칸대장님.
이곳에서 하룻밤 또 머문 우리님들이
너무 좋았다고 고마워한다
불편을 감수하고도 잘 잤다고 하니 모두가 동방예의지국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밤에는 자동차극장에서 근사한 영화 한편 보신분들과
고현으로 나가서 찜질방 견학까지 하고 오신분들도 계셨다니.
거제도의 마지막 밤을 서당골에서 보냈음도 지나고 보면 여름밤 하늘 높이 떠 있는
별처럼 반짝이는 추억이 될것임에 분명하다.
노루귀, 코끼리...이름표며 가방을 챙기고 길 떠날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앤은 아침도 굶은 채 도보행진에 합류하겠다고 ? 순전히 깡으로...
행복이님, 얼굴 가득 행복이 또르르 구르는 느낌이 든다
착하디 착한 행복이님...
오드리님 코끼리님
2층에서 잠 자고 막 깨어난 아이들이 살포시 내려 다 보네 .
출석부가 없으니 어려워요 .
국민체조? 몸풀기 ...요건 태암님이 아니면 ... 앤도 짬짬이 따라쟁이 행동 좀 했다.
한적한 숲속 집에서도 오늘 하루는 여름이 빛나는 이유가 되었고.
모두가 태암선생님을 따라 참 잘해요 .
조약돌님과 침노님은 저리 멀찌감치서 ...
성큼 자란 감또개가 떨어져 딩구는 여름 날 .
감나무에게 잘 있으라 미소 남기고
길 떠난다.(08:30)
아침 8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오늘의 길을 만나러 또 출발한다
길에서는 자전거를 저어가는 풍경도 시원해 보이고
노루귀님의 꽃분홍색 티셔츠도 산뜻해보인다.
이른시각부터 달구워진 아스팔트 길을 열심히 걸어간다.
한참을 걷다가 만나는 구천댐을 가던 길 멈추고 서서 물끄러미 바라본다.
물은 팔팔하게 댐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그래도 여름이란 놈이 덜 밉다.
망향비가?
전에는 보지 못하였던 ?
이것저것 살펴보며 이 길을 걸어 본 적이 없었으니 눈에 뛸리가 만무하였던.
이곳 절골마을에 살았던 사람들은 고향이 댐속으로 수몰되자
이 곳을 떠나갔고 망향비가 세워졌다는. 그런 슬픈 내용이 망향비에 새겨져 있다.
잠깐동안 가슴이 찡해 온다
절골마을을 떠나 간 사람들의 이름과
절골을 사랑하는 시를 망향비에 새겨 놓고
설이나 추석같은 명절에 찾아 와서
물속으로 사라진 고향을 향해 그리워하다가 가곤 하는 모양이다.
물속으로 가라앉아버린 고향이야기가 가슴을 후빈다.
함께 걷던 님들도 수몰지구 이야기를 듣고는 한동안 멍해진 모습들 하셨다.
열심히 걷다 보면 어느새 여름도 뒤로 물러나고 어느 날엔가 가을을 걷게 될 시간도 맞게 되겠지.
아스팔트길에 화가 난 우리들은 올레길이나 둘레길을 찾아 보지만 길찾기가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앞으로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란 참으로 보기좋은 질서
삼거리에서 다시 방향을 바꾸어서 둑길로 걸어간다.
초록들판에서 여름냄새를 실컷 맡아 보며
갑자기 길이 사라지는 낭패를 당하기도
길이 아니곳을 억지로 길 트며 가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
갑자기 가던 길 멈추고 돌아서서 코끼리님이 양산 든 모습도 찍어 본다.
때로는 길을 내는 사람들이 되기도 .
고향에 살면서도 거제도를 한번도 제대로 걸어보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더라면 영원히 걸어 보지 못하였을 길.
징검다리도 건너 보고.
열심히 걸어 가는 님들의 뒷모습이 거룩 해 보이기까지 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렇게 걸어가는 것이다.
삼거리교회도 만나고
들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어 보기 좋다
그들이 우리여서 더욱 좋다.
배합재길에서 잠깐의 휴식을 위해 나무그늘을 찾는다.
우리는 거제도 남쪽 남부면 대포리에서 걷기 시작하여
서쪽인 고현으로 가고 있다 .
나무그늘 쉼터에서
처가가 거제도이신 조약돌님.
단번에 더위를 식혀 줄 맛있는 수박화채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모든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아직 닉네임도 모르지만 더위에 지친 우리에게 아낌없는 정성 쏟아 주어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청계산지킴이님
길라잡이가 되어 늘 앞장서시는 모습은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고.
니나노님?
아이같은 천진함이 너무 좋았어요.
오늘 걷기 코스...동부면 연담 서당골에서 구천댐, 삼거림,
상문동,고현동, 고현여객선터미널까지
12km
우리들의 아름다운 여름은 이렇게 푸른 숲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시 세상을 바라 보는 것 ...고현으로 가며...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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