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소설, '다리'의 작가를 만나다

이바구아지매 2011. 5. 1. 11:54

 

.

 

 

 

 

28694

 

 

 

 

 

 

 

 

 

 

 

아름다운 만남 하나가 준비되어 있어 서울  인사동으로 갑니다.

큰 맘 먹고...

퍽이나 먼곳 ...거제도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400km를 달려 가야 하는 곳

가는 길에 차창밖으로 함께 달리던  하얀 배꽃밭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모습이

어쩌면 그리 고운지  

창문 활짝 열고  뛰어내려 배꽃밭으로 달리고 싶었습니다.

  하얀 배꽃(여자에 비유함)계집애들의 유혹에 숨이 딱 멎는줄 알았습니다.

눈부신 햇살이 비닐하우스에 내려 앉는 모습조차 빛의 산란으로 곱더니 

 산기슭에 피어난 보라색 으름덩굴꽃이 또 지나가는 풍경을 별유천지로 만들지 않나   

 이런 봄꽃에  취해  인사동을 제대로 찾아 갈수 있을지 ... 정신은 혼미하고 ...

여하튼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큰일나겠습니다.

어쨌거나 서울 양재동  남부고속터미널에 용케 내려  다시 지하철 타고 가서

안국역에 내렸습니다 

 

 

어느 듯 시간은 햇살을 걷어 가고 어스름 저녁에   차 없는 거리    인사동으로 걸어  갑니다

인사동, 가만히  생각 해 보니 오래 전  한번쯤 다녀 간 곳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

하지만 그런것들은 그닥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특별한 만남은   약속이 정해지는 순간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하여 오랜시간

행복진행형으로 이어질것임에  분명합니다.

 

 

 

 

 

인사동 골목길에서 빨강머리앤  인증 샷~~

 

 

인사동 골목길을 들어섭니다

마침 전주비빔밥이 유명한 인사동 큰집 앞입니다

골목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러네요 일본관광객이냐고...

뭐  이제 그리 물어도  아무렇지  않습니다.

워낙 들어서인지  때로는 일본인 흉내로 한참 웃기도 하지요.

 

 

 

 

 

 

 

 

만나는 시간 정말 기대됩니다  

 생의 최고로 멋진 시간이 될겁니다

라고 했던가요? 남해님, 아마 그랬을겁니다

그만큼 오늘의 만남은 설레임이고 행복입니다.

 

 

 

 

 

 

인생의 시계 바늘이 지천명을 가리키자   조금은 느슨하고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는 분위기가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고향같은 곳 , 만남의 장소가 또한 마음 편하게 해 줄곳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아마 인사동은 그런 곳일겁니다.

 

인사동... 이곳에 오니

오래 전 '젊은이의 양지' 라는 주말 연속극에 아역으로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여섯살 꼬마 윤환이가  인사동에 산다고 했었군요

한 때는  내딸  소담이와 같이 호흡을 맞추어 교육용 영화' 학교이야기'에 출연한 기억도 있습니다.

 윤환이 엄마가  

   인사동에 살고 있으니 꼭 놀러 오라고 하였던  기억도  나네요.

온 김에 약속장소 '두레'로 마슬 오라고 소리쳐 불러 볼까요?

 

 

 

 

 

 

 

 

인사동 골목길을 빙빙 돌아  한식집 '두레'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남해님께서 우리가족을 위해 특별한  배려로

이 집을 골라 준 참  기분 좋은 한식집입니다.

 

남해님, 우린 촌놈들이라 편한게 좋습니다 양식, 중식, 일식 다 싫구요

  두다리 쭉  뻗고 편하게  앉아 실컷 이야기하며 웃고 떠들고 싶습니다

그런 공간이면 대환영이죠

식사는 된장찌개면 되구요.

 

라고 전화를 주실때마다 시골집 분위기를 강조했는데 ...

역시... 대만족입니다

오늘  기분 정말 좋습니다 .

따스한 방바닥에 양반다리 하고 앉아 올려 다 보니 

회벽의 천정과 얌전하게 닫힌 봉창문? 고리와  

 서까래와  가마니짜는 틀에서 떼어낸 바디가 유난히 정겹습니다.

  아련하고 토속적인 분위기를 못잊어하는 건 

   우리들의 고향집, 그 오래된  색채를 잊지 못하여서 일겁니다.

남해사람과 거제사람들이 오늘 만나면 곧장 만들어 낼 대화의 색깔도 바로 요런 세피아색이 될테고.

 

 

 

 

 

 

 

 

 

아 그런데 너무도 바쁜 남해님 또  갑자기 긴박한 일이 생겼다네요

그래서 전화로 미안하다며  어쩔줄 몰라 하십니다

하루동안  160개국의  해외공관업무가 넘쳐나는 외교통상부의 실시간 업무처리는

 잠잘 시간마저 허락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뜬눈으로 새우다시피 ...

오늘은 귀한 손님이 오셨다며   빨리 업무 끝내고   곧장 약속장소로 오려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어이없게   툭 터져버렸다네요. 

촌분을 다투어   급하게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랍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려 달라시며 ..

그런 와중에도

빈틈없는 업무처리 능력이며 ...정말 대단합니다.

 

그럼 남해님께서  도착 할 동안  이 멋진 가야금을 뜯으며' 춘향가'  한소절 뽑아 볼까요?

 

 

 

 

 

 

 

다듬이돌의  사연...

 

 

 

 

<아르떼진 인터뷰~ 아름다운 것이 세상을 구원한다  ~사진 옮김>

 

 

드디어 헐레벌떡 남해님이 도착 하셨습니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하시며  어찌나 반가워 하시는지....

그 동안 직접 만나지는 못하였지만  블로그와 메일을 통해  소식을 주고 받은터라

우리의 만남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오래전부터 남해를  좋아하여 여행하는 즐거움과 남해를 배경으로 한 소설 '다리'를 읽는

 즐거움을 함께 선물 해 주었던  특별한 분,

 

독서광인 남편과, 책이야기로 작가와의 만남이  될 오늘

남해와 거제의 하모니 ...라고 말해도 좋겠습니다

외교통상부의 특성이라면 나라와 나라관의 관계를 소통하는 일인지라 

 엄청난 업무를 한치의 소홀함없이  처리하는  외교관의  신분으로 

 책까지  펴낸   참 대단한 분 ...

그것이야말로    남해의 힘이라고 생각됩니다.

남해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가장 열심인 사람 ...

직접 만나본 느낌이라면  참으로 소탈하고 진솔한 분이군요.

우리가 생각한  화려한 모습의  외교관이 아닌   우리 이웃에 사는 중년신사처럼   그렇게 편한  모습이어서 더 좋습니다.

 

남해사람과 거제사람이 만남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남해님의 작품 소설 '다리'로부터 대화가 시작됩니다.

 

먼저 

남편이 쓴  독서일기를 잠시 소개 해 볼까요?

 

소설' 다리'를 읽고 ...

 

아내는 이 책을 먼저 읽어보고 책의 내용에 대해 평소에 얘기하기를 좋아했다. 음악, 미술 등 예술가의 세계를 다룬 작품이며 배경이 동유럽에 이른다는 것도 들었다.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등산과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 분야 책을 주로 읽었고 픽션이래야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작가 이언 매큐언이 석녀이야기를 다룬 <체실 비치에서>를 읽은 게 고작이었다.

 

아내가 내게 책을 읽어 보고 독후감이든 독서일기든 뭔가 읽은 소감을 적어보라기에 몇 페이지 넘기면서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 책 전체에서 내가 모르는 단어가 몇 개나 되는 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엑셀파일에 단어와 찾게 된 페이지를 기록하면서 정리해보니 50개의 낯선 단어를 발견했다. 이중에는 지명, 인명 및 그리스신화 속의 신의이름이 많지만 전부 옮겨본다.

 

괄호안은 페이지를 나타낸다. 대양섬(14), 전가도변(22), 화전별곡(22), 앵강바다(50), 몰개섬(82), 목단도(82), 船生(82), 세존도(83), 청성곡(91), 칠성공(123), 청공(123), (123), 청가리개(123), 복두(126), 홍주의(126), 각띠(126), 목화(126), 가브리엘의 오보에(127), 한량무(128), 프로크루스테스(137), 테세우스(140), 구엘(169),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169), 갈라타 다리(170), 마르바라 해(170), 보스포루스 해협(170), 메렝게(186), 칼립소 음악(186), 비셰그라드(186), 헤르체고비나(187), 모스타르(187), 네레트바 강(187), 사슬다리(188), 알카트라즈 섬(188), 밀라츠카 강(196), 스메타나(204), 발라톤 호수(210), 굴라쉬 수프(213), 마차시 성당(214), 포스토니아 동굴(215), 스플리트(218), 두브로브닉(218), 화암수록(227), 시서화일도(229), (232), 차지오(232), 도손(233), 께냐(236), 씨꾸(236), 피그말리온(298).

 

이상 50개의 단어를 적어놓고 보니 나는 악기구조, 그리스신화, 동유럽의 지명 등에서 생경함을 느낀다. (중간생략)

 

소설 다리는 작가의 성장소설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고 작가자신의 경험담을 많이 담아서 그런지 소설 구성에 힘이 실려있다. 남해서 시작해 남해서 끝나는 이야기는 인간의 회소본능을 일깨워 준다. 인간은 계속해서 길을 만든다. 길은 사람과 물자의 소통을 편하게 한다. 다리는 그 길을 연장하는 수단이고 길의 일부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길과 다리를 놓는 게 작가의 꿈이라고 한다.

 

 

 

여기서 잠깐 남해님을  소개하자면

외교통상부 문화예술사업과장으로  

  외교관으로  헝가리, 베네수엘라 , 아일랜드 외 다수의 나라에서 근무하였으며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부터 엘 시스테마를 원용한

오케스트라를 교육정원 사업으로  펼칠 계획을 준비중이라네요.

음악을 통해 따뜻한 기억을 갖게 되며 세상을 아름답게 기억한다는것

더불어 차기작품(소설)을 준비하고 있는데 따뜻한 영혼, 착한 영혼들의 이야기로 

  환타지물이 될것이라고 하네요 좋은 책과의 만남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이렇게  정열적으로 살아가는 모습 정말 아름답군요. 

함께 자리한 소담이, 귀염이도 꿈을 이룬 외교관으로부터  생생하고 유익한 이야기 많이 들었으니

자신들의  꿈을 위해 새롭게 도전하는 계기가 되겠지요.

 

 

 

 

 

 

 

 

인사동을 돌아보며 ...소담이

 

 

 

 

 

 

 

 

 

늦은 시각까지 좋은 자리 함께 해 주신 남해님께 감사드리며

갑자기 내리는 비로   준비하지  못한 우산까지 사서 선물로 주신 멋진분께 

인사동의 밤은 아름다웠노라 기억할것입니다. 

남해님, 블로그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오래오래 잊지 않겠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작은 우주를 건설한 블로그라고 칭찬 해 주신 것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두 남자의  대화는  끝없이 이어지고 ..역시 책이야기는  너무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교감이 빨리 이루어질 수가 있을까요?

따뜻한 날들의 기억 ,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  그  길은 '다리' 였습니다.

 

 

2011.4.29...인사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