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그녀들, 빗속으로 그냥 걸어가고 있을뿐인데..

이바구아지매 2012. 8. 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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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뒷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이는 날이 가끔 있습니다.

그런  날은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입니다 .

 

 

 

.

 

 

비와 우산이 주는  단상,

 

 맑은 날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멀어짐...

 

그녀들의 발자국소리가 멀어지고 ,

 도란대던 목소리가  멀어지고 ...

 

 

 

 

 

 

 

 

 

이젠 너무 멀찌감치로  달아난  뒤...

 

그녀들이 지나간 흔적을 밟고  선 채  

사라지는 그녀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그냥 그자리에 오도카니 서 있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기억속의 성장을 멈춰버린 해마가  부시시 털고 일어나 

 기지개를 켜는지

머릿속은 점점 또렷해지고.

 

 

 

 

 

 

 

하늘에서 내리는 비 ...

 

 

바다로 자멱질하기,

땅속 깊숙히로 후벼파고 기어들기,

꽃과  나무를 타고  요리조리 미끄럼타기로 흘러 내리기 , 

그도 저도 심드렁해지면

지나가는  그녀들의 우산위로 올라가 데구르르 굴러 내리는  장난끼로 8월을 물무늬 놓는

   몹시 개구진  여름비를  

      기억 해 둡니다.

 

 

 

 

 

 

 언제나 붙박이처럼  바닷가에 서서  펄럭이는 깃발로. ..

 

 

 여러나라의 국기들도 비를 흠뻑 맞고 서 있습니다.

 그리운 자신의 나라를 보고 싶어  한 없이  키를 키우더니  고개조차  쭉 빼고

 축축하게, 무겁게 펄럭입니다.

 

우산을 쓰고 가는 그녀들은  지금 어디로 가며 무슨 볼일을 보러 가는 길인지...

제 각각 한가지씩 만족한 생각을 담고   그곳으로  가고 있을겁니다.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그녀들의 그리움같은   뒷모습,

지금 내가 이 길을 걸어가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비에 흠뻑  젖어 든  풍경들의 소근거림을...

 

 

 

 

 

 

 

우산을 든 그녀들이 또 내게서  멀어집니다.

 

그녀들은  빗속으로 그냥  걸어가고 있을뿐인데 ...

 

 

 

 

 

 

어제도 내린 비

오늘도 내립니다.

하루,이틀,사흘, 나흘...

언젠가는  사라져버리고 말지도 모를  고현바다에도 추적추적  여름비가 내립니다.

 

 

 

 

 

파이팅닷새,엿새째  비가 내리니 시시콜콜한 풍경에도 '사색'이 끼어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