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잊혀진 과일 , 열대과일 망고를 닮은 '멀꿀''을 다시 만나...

이바구아지매 2012. 10. 3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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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서' 멀꿀 '

지는 햇살의 마지막 열기가  뿌려지는 울타리를 타고

주렁주렁 가을날의 수채화를  그리는 주인공  멀꿀이   꽃 보다 곱다.

가을볕에 토닥이며 익어가는 멀꿀을  본 누군가 그랬다

"어머 열대과일 망고를 닮았네요   "

사람들은 아직' 멀꿀'을 잘 몰라 생소하다,

 이름부터 낯설은 작은 과일

직접  보기전에는  가을이 사랑한 언제나 과즙풍년이 든   과일인줄도  모른다.

어쩜  갓 태어난 아기돼지 피그렛 정도로  생각했다가

혹은 아기돼지 피그렛의 마니또쯤으로 상상할지도..

 

하지만

담쟁이넝쿨과  어우러져 울타리를 타고 가지 뻗으며 가을을 연출하는 풍경과

 하나 톡 따서 단맛을 본  사람들이라면  이내  멀꿀에 반하고 만다,

 늦은 가을을 더 오래 기억하게 하는

가을이 준 천상의 과일   '멀꿀'

 

 

 

 

 

 

해넘이가 막 시작되는 시간,  '정다운 약국'  울타리에서 우연히 만난 '멀꿀''

 

 

 

 

 

그해 가을 (소소한 기억하나)

 

 

 1986년  늦은 가을.

 남편도 없는 시댁에 머무는   젊은 며느리가 안타까워 언제나  어쩔 줄 몰라하시던 시아버님,

어느 날,

"새아가,  이거 한번 먹어 봐라 별맛이야 나겠냐마는 그래도 궁금하면 몇개 까 먹어보면  맛이 괜찮을게다"

하고  내미는 소쿠리를 받아 들고 생전 처음 보는 한소쿠리나 되는  몽실이가 궁금하여 먹을 생각도 않고  도로 들고  달려 가서

"아버님, 이게  뭡니까 생전 처음 보는데 참  희안하게 생겼네예..."

그러자 아버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면서

"이건 멀꿀이란건데  우리동네서도  우리집 밖에 없는  귀하디 귀한 과일이야

동네사람들도  우리집에 와서 이 멀꿀 보면 신기해하는걸 

맛은 키위맛, 다래맛, 으름맛과 섞어 놓은 맛이라고 보면  얼추  맞을지도 몰라

우리집 남새밭 뒤로 올라가면 언덕배기에 멀꿀나무가 넝쿨이 치렁치렁한 모습으로 서 있는 거

새아가, 너 혹시 보았는지 모르겠다 ,

  그 나무 파다 옮겨 심은지  올해로  20년전쯤 되나보다

 목수로 바쁘게  불려 다닐때였는데 하루는  갈곶리 (해금강)에 일하러 갔는데

 멀꿀이 한창 익어가는 가을이었어,

그곳에는 동백이 울창하고 바다풍경이 참 좋았는데  따뜻한 양지쪽에  글쎄 이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던거야

어찌나 신기한지 친구한테 물었더니 소쿠리를 가져오더니 이 열매를 툭툭 따서 나한테 먹어보라네.

그래서 먹어보니   그야말로 꿀맛이었어 정말  맛있어    먹고 또 먹고  한소쿠리를 거의 다  먹다시피하였지

 그 꼴을 본  친구가 웃으며

 나한테 그러더구만  천하의 진시황제도 못 먹어 보고 꽤돌이 서불이도 못 먹어 본  '멀꿀'이라는 과일일세

옛날옛적에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캐 오라고 해금강으로 서불이를 보냈다고 했는데 그 불로초란  바로 이 '멀꿀'은 아니었을까?

여튼 그들이 따 가지 못한 천상의 과일 '멀꿀' 우리나 실컷 먹어봄세 그리고

내 둘도 없는 친구가 좋아하니 일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한나무 파가서 심어보세 

 그런데 연초라는 동네는 북쪽이라 이 귀한것이 버티어낼지  모르겠다만

따뜻한 양지쪽에 한번 심어봐

그렇게해서   작은 나무 한그루를  파 와서 심었지 살면 살고 죽으면 죽고

  멀꿀은 따뜻한 남쪽 섬지방에서만 자라는 귀한 과실이라

아무곳에서라도  뿌리 내리고 사는 강인한 근성은 못되어서 살아날까

 은근히 걱정 많이 했어  다행하게도 잘 살아주어 

 새아가에게도 맛보이게  되었네

심심할 때 몇알씩 꺼내 먹어라  나무에도 많이 달려 있으니  먹고 싶으면 언제라도 말해 다 따 줄테니 ..."

이렇게 멀꿀을 난생처음 내게 알려 주신 분이셨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후 나는 서울로 갔고, '멀꿀'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옮긴 사진)

 

봄, 4~5월이면  멀꿀은 넝쿨마다  꽃을  촘촘히  별처럼 달고  수줍은듯 띵을 향한다.

 

 

 

멀꿀 [Stauntonia hexaphylla]

식물 | 브리태니커

 

으름덩굴과(―科 Lardizabalaceae)에 속하는 상록 덩굴식물.

남쪽 섬에서 자라는데, 줄기는 5m까지 뻗으며 굵기가 8㎝에 이른다. 잎은 조금 두껍고 5~7장의 잔잎이 손바닥을 편 모양으로 달리는 겹잎이다. 노란빛이 도는 흰색의 꽃이 봄에 잎겨드랑이에 총상(總狀)꽃차례로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같은 나무에 따로따로 핀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이 6장 있으며 수꽃에는 수술이 6개, 암꽃에는 암술이 3개 있다. 열매는 장과(漿果)로, 길이가 5~10㎝ 정도이고 10월에 적갈색으로 익으며 과육이 희고 맛이 달아 날것으로 먹기도 한다. 줄기와 뿌리를 햇볕에 말린 목통(木通)은 한방에서 강심제·이뇨제 등으로 쓴다. 으름과 비슷한 식물이나 늘푸른잎을 지니며 열매가 으름처럼 벌어지지는 않는다. 멀꿀은 분재(盆栽)로 심기도 하는데 물이 많고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란다.

 

 

(옮긴 사진)

 

멀꿀  별꽃으로 피어나다

 

 

 

 

"열대과일 망고를 닮았네요."

 

누군가가 그랬다

 

 

 

 

 

 

 

 

 

적갈색으로 익어가는 ...

 

 

 

 

 

 

멀꿀, 참 이쁘다

 

 

 

 

함께 익어 가는  단풍처럼 ...

 

 

 

 

 

 

천상의 과일

 

 

 

 

 

멀꿀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