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였지
첫 번째 자취방에서 겨울을 나고 새봄 난 자취집을 옮겼었는데
두 번째 그 집을 선택하게 된 이유..
첫째..마당이 텃밭이여서 이다
울타리 콩..감자(여름엔 감자 꽃 이뻤다.) 파, 상치
빙 둘러 옥수수, 내 방문만 열면 초록이 넘실거렸다
아침에 맺힌 이슬의 반짝임... 아직도 그 텃밭이 생각난다.
둘째이유는?
방 뒤로 난 작은 창에 감나무가 손에 잡혀서였다.
그 반짝이는 잎새며,
꽃으로 목걸이도 만들고..점점 굵어지는 감을 보는 즐거움
대단했었다.
셋째 이유는 우물
두레박으로 퍼 올려 물을 길었는데
그 우물 옆에는 가슴팍에 빨간 열매를 조롱조롱 매단 키 작은 앵두나무
참새들이 한 알씩 입에 물고 가던 모습..
학교 마치고 혼자 돌아온 썰렁한 방. 늘 외로웠었다.
사춘기 시절 그 외로움을 달래주던 집안의 풍경은
가을날 창호지 바른 문에 곱게 부친 단풍만큼 예뻤었다.
내 내면 깊숙하게 그 시절 서정은 차곡하게 쌓여만 갔었나보다.
지금도 그 집 그대로 있을까?
내가 부친 단풍 아직도 고울까?
즐거운 나의집 - 안정아 (청산 계정)
출처 : 햇살이 내린 뜰
글쓴이 : 햇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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